"재판이 곧 정치" 현직 판사의 글 '사법 정치화' 논란 격화
입력: 2017.09.01 14:20 / 수정: 2017.09.01 14:20

재판이 곧 정치라는 현직 판사의 글이 사법의 정치화 논란을 낳고 있다. /픽사베이닷컴
"재판이 곧 정치"라는 현직 판사의 글이 사법의 정치화 논란을 낳고 있다. /픽사베이닷컴

[더팩트ㅣ박대웅 기자] "재판이 곧 정치."

현직 판사가 내부게시판에 올린 글이 '사법 정치화' 논란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이 판사는 "재판이 곧 정치라고 말해도 좋은 측면이 있다"며 "대법원 판결은 남의 해석일 뿐 판사는 나름의 해석을 추구할 의무가 있다"는 내용의 글을 썼다. 개별 법관의 정치적 성향을 인정하는 것이 '법관의 독립'이며 판사는 자신의 가치와 정치적 성향에 따라 판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법 정치화 논란의 불씨를 당긴 이는 오현석(40·연수원35기) 인천지법 판사로 알려졌다. 그는 법원 내부게시판 '코트넷'에 '재판과 정치, 법관 독립'이라는 글을 올렸다.

오현석 판사는 "과거 엄혹한 군사정권 시절 판사들이 법률기능공으로 자기 역할을 축소하고 근근이 살아남려다 보니 정치에 부정적 색채를 씌운 것 같다"면서 "정치색이 없는 법관 동일체라는 환상적 목표에 안주했던 것이 아닌가 싶다"며 "그런 구시대적 통념을 극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오현석 판사는 "재판이 곧 정치라고 해도 좋은 측면이 있다"면서 "판사 개개인은 고유한 세계관과 철학, 그 자신만의 인지체계 속에서 저마다의 헌법 해석, 법률 해석을 가질 수밖에 없다. 판사들 저마다의 정치적 성향이 있다는 진실을 받아들이고 존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현석 판사는 "판사는 양심껏 자기 나름의 올바른 법 해석을 추구할 의무가 있고 그 자신의 결론을 스스로 내리려는 취지가 헌법 제103조(법관의 독립)에 담겨 있다고 생각한다"며 "남의 해석일 뿐인 대법원의 해석, 통념, 여론 등을 양심에 따른 판단 없이 추종하거나 복제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bdu@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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