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판 블랙리스트 'X'등급 12명 평가 보니 "절대 격리"
입력: 2017.08.09 00:00 / 수정: 2017.08.09 00:00
MBC판 블랙리스트 내용은? 이른바 MBC판 블랙리스트가 공개돼 파문이 커지고 있다. /MBC언론노동조합
MBC판 블랙리스트 내용은? 이른바 MBC판 블랙리스트가 공개돼 파문이 커지고 있다. /MBC언론노동조합

[더팩트ㅣ박대웅 기자] 기자들의 충성도와 성향에 따라 등급을 매긴 'MBC판 블랙리스트'가 세상 밖으로 나왔다.

7일 전국언론노동조합 문화방송(MBC) 본부는 서울 마포구 상암MBC 조합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MBC 카메라기자 블랙리스트'를 공개했다.

MBC노조가 입수한 문건은 두 건으로 각각 '카메라기자 성향분석표'와 '요주의인물 성향'이다.

김장겸 현 MBC 사장이 보도국장으로 취임한 직후인 2013년 7월6일 작성됐고, 이듬해 2월 수정했다.

문건은 당시 재직 중이던 카메라기자 65명을 4개 등급으로 나눠 도표화했다.

먼저 '☆☆' 은 최상위 등급으로 회사 정책에 충성도를 갖고 있는 것으로 서술됐으며 해당 인원은 6명이다. 이어 '○' 등급은 '회사의 정책에 순응도가 높'은 19명이 이름을 올렸고, '△' 등급은 '언론노조 영향력에 있는 회색분자들'로 명기하며 28명이 해당한다고 적었다. 끝으로 최하위인 'X'등급은 MBC 파업을 주동한 계층으로 현 체제 붕괴를 원하는 12명이라고 평가했다.

'요주의인물 성향' 문서에는 각 등급별 기자에 대한 평가가 상세히 적혀있다. 정치적 성향과 회사 정책에 대한 충성도, 2012년 170일 파업 가담 여부, 노조와 관계 등이 담겨 있다. '게으른 인물', '영향력 제로', '무능과 태만' 등 인신공격성 표현도 다수 등장한다.

이 중 특히 'X' 등급은 '(절대) 격리 필요', '보도국 외로 방출 필요', '주요 관찰 대상' 등이라며 배제 필요성을 강조했다. 또한 '욕심이 많아 기회 시 변절할 인원'이라며 회유 가능성을 언급한 부분도 있다.

'회색분자'로 묶은 '△' 등급 중 일부는 '이용가치 있는 인물', '언제든 회유 가능' 등 포섭 가능성 여부를 표시했다.

MBC노조는 해당 문건이 인사권자에게 보고돼 실제로 인사 평가와 승진 등에 활용된 것으로 보고 있다. 2012년 파업 후 기자들에게 가해진 부당징계와 인사발령 등 결과와 거의 일치하다는 게 노조의 설명이다.

2012년 7월17일 파업 종료 직후 MBC는 파업 참가자 200여명을 대기발령하거나 보도 부문에서 배헤하고 부당전보했다. 2013년 4월 법원은 부당전보에 대거 무효 판결을 내려 다수의 기자와 PD들이 헌업으로 복귀했다.

해당 문건이 2013년 7월 작성된 점을 감안할 때 법원의 부당전보 무효 판결 이후에도 MBC 사측이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관리한 셈이다. 특히 '눈엣가시'같은 카메라 기자 조직을 와해하기 위해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관리했다는 게 노조의 주장이다.

2012년 MBC 파업은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반대집회 현장을 취재한 이성재 카메라 기자의 글이 발단이 됐다. 이후 카메라 기자들이 집단행동에 나섰고 170일간 파업을 주도했다.

bdu@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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