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00원 쌀국수', 저렴한 가격과 마진률로 창업 열풍! 초저가 쌀국수 프랜차이즈가 저렴한 가격과 마진률을 무기로 전국에 성업 중이다./미스사이공 홈페이지 캡처 |
"최고의 맛은 가격경쟁력이다." 최근 치킨 가격 기습 인상 등으로 인해 대중들이 먹을거리의 '가격'에 더 민감해졌다. 특히, 이유없이 비싼 음식에 대해서는 신랄한 비판과 함께 '불매운동'을 벌이기도 한다. 이런 분위기 속에 가격 인하를 넘어 '가격 파괴'로 눈길을 끄는 음식이 있다. 바로 '비싼 외식거리'로 여겨지던 '쌀국수'가 그것이다. 베트남 대표음식으로 알려진 '쌀국수'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한 그릇에 8000~9000원씩 하는 비싼 음식이었다. 하지만 최근 3900원짜리 쌀국수가 등장해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물론 3900원짜리 '싼 쌀국수'가 기본적인 맛과 서비스가 좋지 않다는 지적도 고개를 들었다. 젊은이들의 대표적인 '데이트 음식'이기도 한 쌀국수. <더팩트>가 '가격 파괴' 바람 속에서 더욱 주목 받는 쌀국수의 세계를 짚어봤다. <편집자 주>
[더팩트 | 백윤호 인턴기자] 초저가형 베트남 쌀국수 프랜차이즈 매장 창업 열풍이 전국적으로 불고 있다. 3900원 쌀국수를 내세워 공격적인 마케팅을 한 '미스 사이공'은 16개월 만에 190호점을 돌파하며 엄청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또한 '3500원', '3800원'을 내세운 쌀국수 프랜차이즈가 우후준순 생겼다. 홍대를 비롯한 번화가에 초저가 쌀국수 프랜차이즈 가게를 보는게 흔한 일이 되고 있다. 초저가형 쌀국수 가게가 성업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 불황에 따른 창업, '저렴한 초기비용'
초저가형 쌀국수 가게는 '무한리필'과 더불어 떠오르는 창업 아이템이다. 쌀국수는 우리나라에서 익숙하지 않은 이국적인 요리다. 이전에 쌀국수는 고수의 독특한 향 때문에 한국인의 입맛과 맞지 않았다. 그러나 쌀국수 프랜차이즈가 생기면서 고수 대신 다양한 한국적인 맛을 가미해 국내에서 대중적인 아이템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쌀국수는 낮은 칼로리로 건강식 이미지와 해장에도 좋은 음식이라는 인식을 형성했다. 20~30대에게 쌀국수는 해장 후 먹기 좋은 음식, 부담없이 먹을 수 있는 건강식이란 이미지가 강하다. 이런 열풍을 타고 초저가형 쌀국수 가게의 창업이 활발해지고 있다.
초저가형 쌀국수 가게의 가장 큰 특징은 저렴한 초기 비용이다. 다른 프랜차이즈가 많게는 억대의 초기 비용이 발생하는 것에 비해 초저가형 쌀국수 가게는 저렴하다.
가장 대표적인 초저가형 쌀국수 프랜차이즈 '미스사이공'이 홈페이지에 밝힌 창업비용은 66㎡을 기준 6400만 원이다. 또한 초저가형 쌀국수 프랜차이즈 '포아이니'는 6700만 원(49.5㎡ 기준), '아이포'는 5375만 원(49.5㎡ 기준), '월남국수'는 4720만 원(39.6㎡ 기준)으로 저렴한 창업 비용을 형성하고 있다.
◆ 무인주문시스템, 인건비 절감 등 '마진률 높인다'
초저가형 쌀국수 프랜차이즈는 가격을 낮춘 대신 다양한 장치로 마진률을 높혔다. '미스사이공'은 쌀국수 프랜차이즈 최초로 무인주문시스템(키오스크)를 도입해 인건비를 절감했다. 한 매장에 최소한의 직원을 유지해 고정적으로 나가는 인건비를 줄여 마진률을 높인 것이다.
또한 메뉴를 단순화하고 조리 시간을 최소한으로 줄여 테이블이 회전속도를 빠르게 했다. 게다가 식사 시간대에 따른 혼잡함을 방지하기 위해 메뉴를 시간대별로 한정시켰다. 가령 점심 시간대에 맞는 메뉴를 선택할 수 있게 한정하고 최대한 많은 인원이 식당에서 식사를 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박리다매형으로 많이 팔아 이윤을 남기는 구조다.
유통 구조를 이용해 저렴한 식재료 공급을 하는 곳도 있다. 초저가형 쌀국수 프랜차이즈 '포삼팔'은 대기업 식자재 유통망을 활용해 물류를 저렴한 가격에 배송하고 있다. 신선한 식재료를 가맹점에 배송할 수 있고 물류에 따른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게다가 시간대와 상권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고 운영될 수 있다는 것도 마진률을 높이는 요인이다. 쌀국수가 연령과 관계없이 넓은 고객층을 타겟으로 하고 있으며 직장인상권, 대학가상권 등 상권 특성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 어떤 상권이든 먹을 사람만 충분하다면 프랜차이즈 매장을 내는 데 무리가 없다.
무인주문시스템으로 인건비를 절감해 마진률을 높이고 있다./백윤호 인턴기자 |
◆ 쌀국수 프랜차이즈 변화 '식사와 술을 결합한 모델 등장'
초저가형 쌀국수 프랜차이즈의 전망이 크게 밝지는 않다. 아직까진 유망한 창업 아이템이지만 너무 많은 브랜드가 생기다보니 '대만카스테라'(대왕카스테라) 때처럼 제 살 깎아먹기식 출혈경쟁이 일어날 수 있다는 지적이 고개를 들었다. 경기도 산본의 한 거리는 저가 쌀국수 가게가 같은 거리에 3개나 들어서 있는 모습을 심심치 않게 목격할 수 있다.
때문에 살아남기 위해 쌀국수 프랜차이즈별 변화도 눈여겨볼 만하다. 한 쌀국수 프랜차이즈 업체는 한, 두 가지를 제외한 모든 메뉴를 3900원으로 통일해 소비자들의 선택의 폭을 넓혔다.
또 다른 쌀국수 프랜차이즈 업체는 쌀국수뿐 아니라 월남쌈, 유린기, 하이타 등 요리 및 안주 메뉴를 출시하기도 했다. 쌀국수가 상대적으로 식사시간에만 찾는다는 단점을 메뉴의 다양화로 극복하겠다는 시도다. 또한 저녁시간대 장사를 위해 안주 메뉴를 늘려 술과 안주로 테이블 단가를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불황의 시대에 초저가형 쌀국수 가게의 성업 덕분에 우리는 1만 원대에 속하던 쌀국수를 3900원에 만날 수 있게 됐다. 또한 베트남 및 동남아 음식들을 더 저렴한 가격에 만날 수 있는 변화가 속속 벌어지고 있다. 소비자들에게 초저가 쌀국수 프랜차이즈의 경쟁은 다양한 요리를 맛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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