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전 집단 성폭행 피해자의 신고를 접수한 도봉경찰서는 17일 범행에 가담한 7명 모두의 신병을 확보하고 주범 A씨를 구속했다고 밝혔다. /pixabay |
[더팩트ㅣ박대웅 기자] "증거 가져오세요."
집단 성폭행 피해 여성의 신고를 두 차례나 퇴짜 논 경찰이 결국 집단 성폭행 가해자를 검거하고 법의 심판대 앞에 세웠다. 같은 경찰의 다른 행보가 집단 성폭행 피해자를 울리고 웃겼다.
서울 도봉경찰서는 18일 <더팩트>와 통화에서 5년 전 전남에서 벌어진 성폭행 사건의 피의자 A씨를 붙잡아 구속했다고 17일 밝혔다. 또 범행 현장에 함께 있었던 6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덧붙였다.
경찰에 따르면 A씨 등은 2012년 전남의 한 모텔에서 당시 여고생이던 B씨를 성폭행했다. B씨는 놀러 가자는 친구의 연락을 받고 도착한 모텔에서 남성 3명의 강권으로 양주 등을 마신 뒤 정신을 잃었다.
이후 남성 3명이 추가로 합류했고, B씨는 술에 취한 상태로 성폭행을 당했다. B씨는 "밖에서 '야, 다음은 나다', '나는 몇 번 차례다' 이런 소리가 들려 두려웠다"고 털어놨다. 저항하다 폭행까지 당한 B씨는 결국 근처 골목에서 기절한 채 깨어났다.
B씨는 사건 직후 심한 정신적 충격으로 신고하지 못하다가 지난해 뒤늦게 전남 지역 경찰에 신고했다. 하지만 증거가 없고 시간이 오래 지났다며 사건 접수를 거부당했다.
도봉경찰서 측은 '5년 전 성폭행 사건'을 파헤치며 범인 검거에 성공했다. /픽사베이 |
서울로 올라온 B양은 서울의 한 경찰서에 신고하려 했지만 가해자와 연락해서 증거를 가져오라는 경찰의 요구에 또다시 신고 접수를 못했다. 결국 B씨는 2011년 서울 도봉구의 한 산에서 벌어진 '여중생 집단 성폭행' 사건을 해결한 도봉경찰서를 찾았다.
B씨의 신고를 접수한 도봉경찰서는 SNS 등을 이용해 A씨를 피의자로 특정하고 이달 초 당시 현장에 있던 7명 모두를 검거했다. 경찰 관계자는 <더팩트>에 "5년 전 사건이다보니 증거 찾기가 매우 어려웠지만 증인 등을 확보한 뒤 피의자 신원을 특정해 검거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