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정왕후·현종 어보,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돌아온다
입력: 2017.07.01 16:24 / 수정: 2017.07.01 16:24
미국이 문정왕후 어보(왼쪽)와 현종 어보를 지난달 30일(현지시각) 한국에 반환했다. /문화재청 제공
미국이 문정왕후 어보(왼쪽)와 현종 어보를 지난달 30일(현지시각) 한국에 반환했다. /문화재청 제공

[더팩트ㅣ최재필 기자] 한국전쟁 당시 미국으로 불법 반출된 '문정왕후 어보'와 '현종 어보'가 60여 년 만에 한국으로 돌아온다.

문화재청은 두 어보의 반환식이 지난달 30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 주미한국대사관에서 양국 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개최됐다고 밝혔다.

반환식에는 각국을 대표해 김연수 문화재청 국립고궁박물관장과 토마스 D. 호만 미국 이민관세청 청장 직무대리가 참석했다. 또 어보 반환에 큰 역할을 한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한미 정상회담 특별수행원으로 함께 했다.

반환식은 문정왕후 어보와 현종 어보를 공개 전시한 가운데 어보 양도서를 미국 대표가 한국 대표에게 전달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어보는 오는 2일 대통령 전용기편으로 국내에 들어온다. 환수 문화재가 대통령 전용기로 국내 반입되는 건 최초다.

어보는 왕실의 권위를 상징하는 의례용 도장이다. 문정왕후 어보는 1547년(명종 2년) 중종비인 문정왕후에게 성렬대왕대비의 존호를 올린 기념으로, 현종 어보는 1651년(효종 2년) 현종이 왕세자에 책봉된 것을 기념으로 만들어졌다.

한국전쟁 당시 미국으로 불법 반출된 것으로 추정되는 문정왕후 어보와 현종 어보가 2일 밤 문재인 대통령의 전용기를 통해 국내에 돌아온다. /청와대 제공
한국전쟁 당시 미국으로 불법 반출된 것으로 추정되는 문정왕후 어보와 현종 어보가 2일 밤 문재인 대통령의 전용기를 통해 국내에 돌아온다. /청와대 제공


2013년부터 반환을 추진해온 문정왕후 어보와 현종 어보는 지난달 초 몰수 등 법적 절차를 완료했다. 한미 간 친선과 우호 증진을 위해 문재인 대통령의 방미 기간에 반환하기로 양국이 합의했다.

이번 어보 환수는 한국과 미국 정부가 4년간의 공조를 통해 제자리를 찾게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앞서 미국 정부는 2014년 4월 고종 황제가 수강태황제로 받들어지는 의식을 치르는 것을 기념해 제작한 '수강태황제보'를 돌려줬다. 2015년 4월에는 미국 시애틀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던 덕종 어보를 반환했다.

종묘 정전과 영녕전에 봉안돼 있었던 어보는 현재 대부분이 국립고궁박물관 수장고에 보관돼 있다. 단종 금보와 정숭왕후 금보를 국립춘천박물관이, 고종 옥보와 명성황후 옥보를 국립중앙박물관이 소유하고 있다. 민간 기관 중에서는 고려대박물관이 유일하게 원경왕후 금인과 명성왕후 옥보를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조선과 대한제국이 만든 어보 375점 가운데 40여점은 여전히 행방을 알 수 없다.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을 겪으면서 분실과 훼손을 겪었고 한국전쟁으로 상당수 외국으로 유출됐기 때문이다.

지난해에는 한 문화재 수집가가 장렬왕후 옥보를 미국에서 구매해 국립고궁박물관에 판매하려고 했다. 당시 문화재청은 장렬왕후 옥보가 정부 소유의 도난문화재로 미국에서 불법적으로 유통됐다는 이유를 들어 거래 대상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렸다. 해당 수집가는 현재 어보 반환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문화재청은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해당 수집가가 구입한 어보는 도난문화재로 당초부터 국가 소유의 문화재이기 때문에 국립고궁박물관에서 현행법에 따라 다시 돌려주거나 구입해줄 수 없다"고 밝혔다.

장렬왕후 옥보의 미국 내 구입 과정에 대해서는 미국 국토안보수사국(HIS)가 수사 중에 있다. 문화재청은 "이번 미국 정상회담을 계기로 들어오는 문정왕후 어보 등도 모두 도난문화재이기 때문에 국내에 아무 조건 없이 반환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jpcho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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