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강대 막말 논란, 트랜스젠더 남학생에게 "호적대로 여자방에서 자라!"
입력: 2017.06.07 10:36 / 수정: 2017.06.07 10:36

서강대, 트랜스젠더 남학생에게 막말 호적대로 여성용 침실에 자라 지난달 31일 서강대 인성교육센터는 트랜스젠더 남학생 A씨에게 사과하고 재발방지를 약속했다./서강대 성소수자협의회 페이스북 캡처
서강대, 트랜스젠더 남학생에게 막말 "호적대로 여성용 침실에 자라" 지난달 31일 서강대 인성교육센터는 트랜스젠더 남학생 A씨에게 사과하고 재발방지를 약속했다./서강대 성소수자협의회 페이스북 캡처

서강대 인성교육센터 트랜스젠더 남학생에게 막말 응대, "여성용 침실에 자라"

[더팩트 | 백윤호 인턴기자] 지난 3월 2일 서강대학교 신입생 A 씨는 필수교양수업을 신청하고 싶었다. 그러나 A씨는 선뜻 신청하기 어려웠다. 트랜스젠더 남성인 그는 '개인의 삶을 성찰하고 이웃과 더불어 공동체를 지향하는 데 도움을 준다'는 취지로 포함된 2박 3일 합숙이 가장 큰 걸림돌이었다.

A씨는 수업을 담당하는 인성교육센터에 전화로 문의했다. A씨는 "제가 트랜스 남성이고 호적상 여성이다"며 "통학이나 다른 방법으로 (합숙수업을) 대체할 방법이 있느냐"고 문의했다. 그런데 전화를 받은 교직원은 "호적에 따라 여자 방에서 자면 되는 거 아니냐"며 "본인이 싫어서 안 간다는 거죠?"라는 막말 대응을 했다.

A씨는 이 말에 심한 모욕감과 수치심을 느끼고 서강대 성소수자협의회에 털어놨다. 6일 서강대 성소수자협의회는 A씨의 사연을 밝히며 "해당 발언은 분명히 차별에 해당하고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센터에 지속적으로 문제제기를 했다.

A 씨는 "합숙이 걱정돼 전화를 걸었다"며 "친절하게 존댓말을 하던 교직원은 내가 트랜스젠더임을 밝히자 웃음기 섞인 반말로 응대했다"고 말했다. 이어 "교내 행정 절차를 거칠 때마다 수많은 교직원에게 커밍아웃해야 하는데 또 어떤 일을 겪을지 막막하고 두려웠다"며 "학교를 계속 다닐 용기가 나지 않았다"고 당시 느꼈던 분노를 표출했다.

지난달 31일 서강대 인성교육센터는 이 사건에 대해 사과문을 게시했다.

사과문에서 인성교육센터는 "인성교육센터 교직원이 신입생의 입장을 충분히 헤어리지 못하고 부적절하게 발언한 일이 발생했다"며 "트랜스젠더 신입생의 입장을 공감하지 못한 채 신입생에게 호적에 따라 여성용 침실에서 숙박하라고 해 상처를 준 잘못을 인정한다"고 말하며 사과했다.

또한 인성교육센터는 "성 정체성을 밝힌 이후에 '일단 신청하라. 합정쪽에'라고 반말을 교직원이 사용해 차별 응대한 점에 대해서도 부적절하였음을 인정한다"며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일을 계기로 성소수자에 대한 사회적 편견과 차별의식이 우리 내면에 자리 잡고 있지 않은지 구성원들이 성찰하는 계기가 됐다"며 "성소수자협의회와 긴밀히 협조해 단 한 명도 차별받지 않는 인성교육센터 프로그램을 운영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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