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광화문광장=박대웅 기자] 8일 전 세계 80여개 국가에서 여성차별과 여성혐오에 맞서 '3·8 세계 여성의 날' 행사가 열렸다.
이날 행사는 지난 1월 21일 전 세계에서 큰 호응을 얻었던 여성 행진의 힘을 시험해보는 자리로 주목 받았다.
"오후 3시 하던 일을 멈추고 광장에 나오자는 의미"로 진행된 '3시 STOP'행사에서 참가자들은 한 목소리로 여성에 대한 차별과 폭력, 혐오를 성토했다.
특히 여성과 남성의 임금격차가 도마 위에 올랐다. 지난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조사에 따르면 한국의 성별 임금격차는 36.6%로 조사 대상국 중 1위를 기록했다. 남성이 100만 원을 가져갈 때 여성은 63만4000원 밖에 받지 못한다는 뜻이다. 하루 8시간 노동 기준으로 남성과 동일한 임금을 받는다고 계산할 때 오후 3시부터 3시간은 여성들이 무급으로 일하는 셈이다. 조기퇴근 시위는 이에 대한 항의로 오후 3시에 진행됐다. 전 세계적으로도 비슷한 취지의 조기퇴근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노동의 몫을 균등하게 분배하자는 의미에서 '동일임금의 날(Equal Pay Day)'로도 불린다.
이날 참가자들은 최저임금 일자리에 여성이 주로 몰리는 현실과 정부의 여성 고용정책을 비판했다. 또 여성의 경력단절과 국공립 보육원 부족 등 국가의 무책임도 지적했다. 이어 참가자들은 보신각과 서울고용노동청, 청계로 방면으로 행진했다.
이날 행사를 주관한 '3시STOP공동기획단'은 '대선후보들을 향해 성별 임금격차 해소, 일과 돌봄의 균형, 여성에게 안전한 일터 등 내용을 담은 '여성노동 4대 의제·10개 요구'도 발표했다.
이 밖에도 참가자들은 109년 전 미국에서 시작된 세계 여성의 저항이 2017년 대한민국에서도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라고 지적하며 여성 차별과 폭력, 혐오에 맞서 일어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8일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광화문광장에 모인 인파들이 '남녀간 임금격차 해소' 등 성차별 철폐를 주장했다. /광화문광장=박대웅 기자 |
'김치녀', '된장녀', '김여사' 등으로 대변되는 한국 사회에 깊이 배어있는 여성혐오를 지적했다. 강남역살인사건 같은 극단적 여성혐오와 폭력, 최근 대학내 성희롱 등 여성의 성적 대상화 등 일체의 여성혐오에 맞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출산지도'를 그린 행정자치부와 임신중절 수술 집도읭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겠다고 발표한 뒤 철회한 보건복지부 등을 성토했다. 그러면서 여성이 자기 몸의 주체이며 여성의 자기결정권이 보장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참가자들은 가사와 육아는 여성만이 아니라 국가와 사회 그리고 남성이 함께 책임질 사항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공립 어린이집을 확충하고 직장어린이집을 의무화하는 등 국가와 기업의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노동시간을 단축하고 성평등한 가족문화 조성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세계 여성의 날은 1975년 UN이 매년 3월8일을 '여성의 날'로 기리기로 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확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