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박대웅 기자] "코레일은 여러분을 안전하고 편안하게 모시겠습니다."
코레일을 이용해 본 승객이라면 한번쯤 들어봤을 안내 멘트다. 하지만 현실은 상냥한 안내 음성과 달랐다.
22일 오전 11시26분 서울 지하철 1호선 가산디지털단지역을 출발해 영등포역으로 향하는 4량 열차를 이용한 직장인 윤모 씨는 황당한 경험을 했다. 열차 도착에 맞춰 하차를 준비하던 그의 앞에 열차 플랫폼이 없었다. 대신 황량한 선로가 눈에 들어왔다. 열차가 지정된 하차 구역에 정차하지 않은 것이다.
윤 씨에 따르면 승객 여러분의 안전을 책임지겠다던 코레일은 어떤 설명도 없었다. 승객들은 무리지어 앞칸으로 이동해 지정 하차 구역 인근의 열린 문을 찾아 하차했다. '멈춤 사고'가 발생했음에도 코레일 측 직원의 안전 유도나 사과는 없었다. 코레일의 과실에도 불구하고 사고 방지는 고스란히 승객의 몫으로 돌아갔다.
윤 씨는 "잊을 만하면 반복되는 지하철 사고로 가뜩이나 불안한데 크다면 크고 작다면 작을 수 있는 이런 사고의 당사자가 되니 불안한 마음을 쉽게 떨치지 못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7일 72일에 걸친 역대 최장기 철도파업이 코레일과 철도노조 간 합의로 사실상 종료됐다. 이날 코레일은 철도노조와 6일부터 이틀에 걸쳐 논의한 끝에 노사합의안을 도출했다고 밝혔다. 노사는 정상적인 노사관계를 구축하고 노조는 즉각 열차 운행을 정상화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또 올해 임금협상안도 합의했다.
지하철은 1000만 서울과 수도권 시민들의 주요 교통수단이다. 한마디로 발인 셈이다. 발이 불안하면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없다. 코레일은 승객 여러분을 안전하고 편안하게 모시겠다는 약속을 지키기 위한 보다 근본적인 해결책을 내놓아야 할 때다.
역대 최장 72일간 지속된 철도파업이 지난 7일 종료됐지만 철도 안전에 대한 우려는 계속되고 있다. /더팩트DB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