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프리즘] 손석희 3년, 보수 vs 진보 언론 프레임 깼다
입력: 2016.11.12 05:00 / 수정: 2016.11.12 05:00
최순실 게이트 관련 여파가 거센 가운데 출범 3년째를 맞이하는 JTBC 손석희 사장 체제에 대한 평가가 주목 받고 있다. /JTBC 제공
최순실 게이트 관련 여파가 거센 가운데 출범 3년째를 맞이하는 JTBC '손석희 사장 체제'에 대한 평가가 주목 받고 있다. /JTBC 제공

[더팩트ㅣ박대웅 기자] "아, 손 선배. 왜!"

이상호 고발뉴스 기자가 2013년 손석희 JTBC 보도 총괄 사장의 JTBC 이직을 두고 비명에 가까운 안타까움을 담아 이같이 말했다. MBC 'PD수첩'에서 맹활약했던 최승호 PD 또한 트위터에 "공영방송을 떠나야 할 사람들은 날로 욱일승천이고 지켜야 할 사람은 떠나는 현실. 서글픈 날입니다. 그래도 지킬 사람들은 끝까지 지켜야지요. 파이팅!"이라며 서글픈 말을 남겼다.

2013년 손석희 사장의 종편채널 JTBC 이적은 손석희 사장을 존경하던 후배들에게는 일대 충격이었다. 손석희 사장이 개인의 돈과 명예때문에 대중에게 낙담의 메시지를 전달할 거라는 흉흉한 소문까지 나돌았고, 모두가 포기하니 너희도 포기하는구나라는 비아냥 섞인 놀림도 있었던 게 사실이다. 그럼에도 손석희 사장은 2013년 5월13일 출근시간보다 40여분 일찍 출근했다.

이상호 고발뉴스 기자는 2013년 손석희 사장의 JTBC 이직을 두고 비명에 가까운 목소리로 개탄했다. /이상호 트위터
이상호 고발뉴스 기자는 2013년 손석희 사장의 JTBC 이직을 두고 비명에 가까운 목소리로 개탄했다. /이상호 트위터

그로부터 3년. JTBC는 시청자들이 가장 신뢰하는 언론이 됐다. 이 기간 JTBC는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 메르스 사태, 어버이연합, 세월호 참사 등 특정 이슈를 집중 보도하며 존재감을 키웠다. 특히 2014년 4월 세월호 참사 당시 시청자들은 오후 9시, KBS가 아닌 JTBC를 선택했다. JTBC는 진도 팽목항에 기자들을 상주시키며 시청자들의 기대에 부응했다. 또한 손석희 사장은 세월호 유족 가족과 인터뷰를 앞두고 인터뷰 예정자의 딸 사망 소식이 전해지자 눈물을 보이며 애도의 뜻을 전했다. 손석희 사장의 눈물은 국민적 공감대를 이끌었다.

물론 위기도 있었다. 세월호 참사 보도 과정에서 구조된 학생에게 친구들의 사망 소식을 들었느냐고 물어 지탄을 받았다. 손석희 사장은 정면돌파를 선택했다. 이날 저녁 '뉴스9' 앵커로 나선 손석희 사장은 "제가 배운 것은 재난보도일수록 사실에 기반을 두고 신중해야 한다는 것과 무엇보다 희생자와 피해자 입장에서 사안을 바라봐야 한다는 것이었다"면서 "어떤 변명이나 해명도 필요치 않다. 선임이자 책임자로서 후배 앵커에게 알려주지 못한 저의 탓이 가장 크다. 깊이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손석희 사장은 직·간접적으로 이어지던 외풍에도 보도 방침을 꺾지 않았다. 단적으로 중앙일보 출신 문창극 전 총리후보자 사례를 꼽을 수 있다. 당시 중앙일보는 "37년간 언론 생활을 하며 권력과 비판적 거리를 유지했고, 또한 소신과 열린 보수의 면모를 보인 인물"이라고 문창극 전 후보자를 평가했다.(2014.6월10일) 이에 반해 JTBC는 "매우 보수적인 성향의 언론인 출신인 만큼 재산이나 도덕성 문제에 앞서 언론인 시절 썼던 칼럼과 관련한 논란이 일고 있다"(2014.6월10일)고 보도했다.

지상파와 다른 보도 행태와 소신 있는 보도 방침은 JTBC의 위상을 한 단계 끌어 올렸다. JTBC는 4월29일 방송통신위원회가 발표한 방송 채널 평가에서 7개 조사항목 모두에서 1위를 차지하며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으로 시청자들이 가장 신뢰하는 방송사로 선정됐다. 평가 항목은 신뢰성과 공정성, 흥미성, 다양성 등이다. 이 중 신뢰성과 공정성은 보도 부문에 흥미성과 다양성은 드라마와 예능 프로그램에 적용되는 지표다. 이 조사는 전국 시청자 5만7000명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가장 정확하고 신뢰도가 높은 평가 중 하나로 꼽힌다. JTBC 내부에서도 손석희 사장에 대한 평가는 우호적이다. '손석희 체제' 출범 후 이직한 기자가 단 한 명도 없다는 게 그 방증이다. 같은 기간 이직이 반복된 다른 종편과 비교된다.

손석희 사장 체제 3년, JTBC는 성완정, 메르사 사태, 어버이연합, 세월호 참사 등 굵직한 현안을 집중 보도하며 존재감을 키웠다. /JTBC 제공
손석희 사장 체제 3년, JTBC는 성완정, 메르사 사태, 어버이연합, 세월호 참사 등 굵직한 현안을 집중 보도하며 존재감을 키웠다. /JTBC 제공

손석희 체제 3년. 손석희 사장은 우리 언론계에 많은 족적을 남겼다. 주류 언론이 무엇을 전달하고, 무엇을 전달하지 않는지 JTBC는 시청자들의 판단 기준이 됐다. 손석희 사장이 의도했건 의도하지 않았던 JTBC는 사회적 가치를 가지게 된 셈이다. 그런 만큼 JTBC와 손석희 사장의 책임도 막중하다. 손석희 사장의 초심이 중요한 이유다. 손석희 사장은 2013년 JTBC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 아래와 같이 말했다.

"우리 사회의 가장 큰 문제는 보수와 진보의 양 진영 간 골이 점점 깊어진다는 것이다. 언론이 그 간극을 메우는 역할을 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을 갖고 있었다. JTBC가 공정하고 균형잡힌 정론으로서 역할을 하는데 일조할 수 있다면 큰 보람이며, 그 길이 저 개인 뿐만 아니라 JTBC의 성공이 아닐까 생각한다."

'손석희의 초심'이 3년을 넘어 우리 언론 전반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지 지켜볼 일이다.

bdu@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이메일: jebo@tf.co.kr
▶뉴스 홈페이지: http://talk.tf.co.kr/bbs/report/write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AD
인기기사
실시간 TOP10
정치
경제
사회
연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