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현장] 강남역 묻지마 살인 ‘포스트잇 추모’ 23일 0시부터 떼기 시작, 왜?
입력: 2016.05.23 02:16 / 수정: 2016.05.23 07:00
23일 0시부터 50여명의 여성들이 강남역 10번 출구 외벽 등에 붙은 추모 포스트잇(메모지)을 일일이 떼기 시작했다./강남역=성강현 기자
23일 0시부터 50여명의 여성들이 강남역 10번 출구 외벽 등에 붙은 추모 포스트잇(메모지)을 일일이 떼기 시작했다./강남역=성강현 기자

[더팩트│강남역=성강현 기자] “내일(24일) 비 소식 예보도 있고 이번 추모 의미를 잊지 않고 잘 보존하기 위해 (메모지를) 옮기려고요.”

23일 0시쯤 자발적으로 모인 경찰 추산 50여명의 젊은 여성(남성도 서너 명 포함)들이 강남역 10번 출구 외벽 등에 붙은, 헤아릴 수 없는 추모 포스트잇(메모지)을 일일이 떼기 위해 경찰이 설치한 폴리스라인 안으로 들어갔다. 여성들이 마스크를 쓰긴 했지만 대부분이 20대 초중반으로 보였다. 이들은 추모 메모지 전부를 판넬에 옮기기 위해 밤을 새울 것으로 보인다.

강남역 10번 출구에 모인 이들 대부분은 서로 일면식이 없지만 각자 자기 역할을 찾아 손발을 맞췄다. 먼저 국화꽃부터 대형 쓰레기봉투에 담았다. 그리곤 메모지를 떼는 이들과 뗀 메모지를 판넬에 붙이는 이들로 나눴다. 누가 시킨 것도 아니지만 근처 편의점에서 음료수를 사와 나눠 마시면서 서로를 응원했다.

이들이 지난 17일 새벽 서울 강남역 10번 출구 인근의 상가 공용화장실에서 이른바 '묻지마 범행'에 희생된 20대 여성을 추모하는 메모지와 국화꽃 등을 치우는 목적은 24일 비 소식 예보와 더불어 이번 추모 열기와 의미를 잘 보존하기 위함이다.

추모 메모지는 일일이 뗀 뒤 판넬에 붙이고 있다. 포스트잇이 붙은 판넬은 이날 오전 10시 서초구청에 전달할 예정이다. 그리고 서초구청은 이를 서울시에 전달하며 서울시는 이를 별도의 공간에 보존, 이번 추모를 잊지 않도록 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사전에 서초구청과 서울시와 협의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추모 메모지를 떼던 한 여성은 “우리는 모두 자발적으로 모였다”면서 “이번 추모 열기를 잊지 않게 하기 위해 박원순 서울시장이 별도의 공간을 마련해주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포스트잇 추모를 떼기 직전까지도 남성 혐오와 여성 혐오를 둘러싸고 날카로운 언쟁을 벌이는 양상이 계속 벌어졌다. 혹시 모를 충돌에 대비 경찰도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았다.

한편 경찰은 강남역 10번 출구 인근에서 벌어진 살인 사건을 정신질환자의 '묻지마 범죄'라고 결론 내렸다.

서울지방경찰청은 지난 19일과 20일 프로파일러를 투입해 피의자 김모(34)씨를 심리 면담해 종합 분석한 결과 전형적인 피해망상 조현병(정신분열증)에 의한 묻지마 범죄 유형에 부합했다고 22일 밝혔다.

dank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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