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현장] '호통 아줌마' 올해도 일왕 생일 파티 반대 시위
입력: 2015.12.03 19:49 / 수정: 2015.12.03 19:49
3일 오후 서울 남산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아키히토 일본 국왕의 83번째 생일파티가 치러져 이를 반대하는 시위가 진행됐다. /남윤호 기자
3일 오후 서울 남산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아키히토 일본 국왕의 83번째 생일파티가 치러져 이를 반대하는 시위가 진행됐다. /남윤호 기자

"대한민국에서 일왕 생일 파티가 웬 말이냐"

[더팩트ㅣ그랜드하얏트호텔=서민지Ⅱ 기자] 대한민국의 중심 서울에서 일본 국왕의 생일 축하 행사가 열렸다. 이에 보수단체와 시민이 호텔 정문으로 나와 행사를 반대 시위를 진행했다.

3일 오후 5시 30분부터 오후 8시 30분까지 서울 남산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주한 일본대사관 주최로 아키히토 일본 국왕의 83번째 생일파티가 삼엄한 경호 속에 치러졌다. 오후 4시부터 일왕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속속히 모여든 방문객들로 차량 행렬이 이어졌다.

이날 호텔 입구부터 행사장 로비, 정문까지 경찰과 직원들이 배치됐다. 직원들은 행사 전부터 곳곳에 배치돼 경호를 시작했고, 차량에서 대기하던 30여 명의 경찰은 시위가 시작되자 재빨리 나왔다.

일왕 생일파티 시위를 저지하기 위해 30여 명의 경찰이 배치됐다. /서민지 기자
일왕 생일파티 시위를 저지하기 위해 30여 명의 경찰이 배치됐다. /서민지 기자

오후 5시께 호텔에 도착한 애국국민운동대연합은 호텔 로비에서 시위를 예고한 뒤 호텔 정문으로 향했다. 이들은 호텔 정문에서 현수막과 피켓을 들고 "통한의 일본 식민지 36년 조선의 땅은 지금 대한민국이다. 안중근장군님 동상이 있는 곳 남산에서 일본 왕 아키히로 생일기념식 82주년 행사라니 통탄할 일이다"라며 행사 중단과 함께 참석자 명단 공개를 요구했다.

이어 "아직 위안부 문제가 해결도 안 됐는데 일왕의 생일을 축하한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일"이라며 "한일 관계가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일왕 생일 파티를 하는 것은 민족의 수치"라고 비판했다.

거센 바람과 눈발에도 이들의 목소리는 더욱 커졌다. 성명서를 읽던 단체는 "내년에도 행사가 진행된다면 더 이상 참지 않고 불까지 지를 각오도 돼 있다"며 강하게 주장했다. 이어 분노를 참지 못하고 들어오는 차량을 향해 욕설을 하고, 일본을 비판하는 내용과 전범기 사진이 인쇄된 종이를 찢기도 했다.

한 여성이 일왕 생일파티를 반대하는 1인 시위를 진행하며 목소리를 높였다. /남윤호 기자
한 여성이 일왕 생일파티를 반대하는 1인 시위를 진행하며 목소리를 높였다. /남윤호 기자

바로 옆에서 한 여성의 큰 목소리도 들리기 시작했다. 일본의 평화 헌법 준수와 자위대법 반대, 원폭 피해 등을 소리 높여 말하며 1인 시위를 이어갔다. 이 여성은 지난해에도 일왕 생일파티를 규탄하는 시위를 진행해 일명 '호통 아줌마'로 불린 바 있다.

경찰은 일촉즉발의 상황에 대비해 자리를 지키고 있었고, 이들의 시위로 차량 진입이 어려워지자 시위와 취재진들을 통제하기도 했다. 이들이 지난해처럼 불을 지르거나 달걀을 투척할 수 있다는 정보를 듣고 그 어느 때보다 경호에 집중했다.

경찰은 단순한 시위는 적절하게 제지하겠지만 폭력적인 상황이 발생할 경우 검거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시위는 특별한 마찰 없이 끝났다.

일왕 생일파티는 '내셔널 데이 리셉션(National day reception)' 행사의 일환이다. 재외공관을 두고 있는 나라는 대부분 주재국에서 1년에 한 번씩 국경일을 기념하는 연회를 개최하는데 이를 '내셔널 데이 리셉션'이라 한다.

일본의 경우 아키히토 일왕의 생일인 12월 23일을 이날로 정하고 매년 12월 초 기념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 2010년 이명박 전 대통령의 형 이상득 전 의원이 생일 파티에 참석, 논란이 일자 4년간 비공개로 진행됐다. 그러다 지난해 12월 4일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일왕의 생일파티가 열렸으며, 올해까지 이어지게 됐다.

jisseo@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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