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특집] 추석 선물세트, 낱개보다 무조건 비싸다?
입력: 2015.09.27 05:00 / 수정: 2015.09.26 22:51
생활용품 A 사의 샴푸 4종(400㎖)과 트리트먼트 1종(200㎖)으로 구성된 샴푸세트는 3만9900원이다. 이를 단품으로 살 경우 샴푸는 개당 1만6000원, 트리트먼트는 1만 원으로 총액이 7만4000원이다. 낱개가 선물세트보다 무려 3만4100원이나 비쌌다./신도림동=신진환 기자
생활용품 A 사의 샴푸 4종(400㎖)과 트리트먼트 1종(200㎖)으로 구성된 샴푸세트는 3만9900원이다. 이를 단품으로 살 경우 샴푸는 개당 1만6000원, 트리트먼트는 1만 원으로 총액이 7만4000원이다. 낱개가 선물세트보다 무려 3만4100원이나 비쌌다./신도림동=신진환 기자

"휙~ 둘러보고 선물세트 하나 사면 편하죠. 그런데 포장 값이 너무 비싸다는 생각이 들어서 선뜻 손이 안 가네요."

지난 22일 오후 서울 구로구 신도림동에 있는 E 대형 마트 추석선물세트 판매장에서 만난 주부 최윤영(40) 씨는 "실제로 단품과 선물세트 가격을 비교해보진 않았어요. 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선물세트 앞에 서면 왠지 덤터기 쓰는 기분이 들어요. 왜 뉴스에서 보면 선물세트 가격이 '뻥튀기'라는 방송 많이 나왔잖아요. 그 때문인 것 같아요"라며 이같이 말했다.

잘 포장된 추석 선물세트는 명절 선물용품 가운데 '단골 메뉴'다. 어려 상품으로 구성된 모양새와 애써 발품을 팔지 않아도 '평균적인 선물'이라는 생각에 과거부터 인기를 누려왔다.

하지만 선물세트는 과대포장과 가격에 거품이 끼었다는 질타를 받아왔다. 그 결과 단품보다 비싸다는 인식이 팽배하다. 실제로도 그럴까. <더팩트>는 지난 22일부터 이틀간 대형 마트에서 선물세트 가격과 같은 제품의 단품을 비교해봤다.

E 대형 마트는 식품업체 C 사의 통조림 햄(200g·9개입) 선물세트를 3만800원에 판매하고 있었다. 같은 통조림 단품은 3580원으로, 9개를 살 경우 3만2220원이다. 선물세트가 단품보다 1420원 더 쌌다.

다양한 상품이 구성된 선물세트일 수록 각종 카드 할인 혜택이 많았다. 대형 마트의 한  직원은 선물세트의 경우 각종 카드 우대 등으로 기존가보다 10~20% 싸게 살 수 있다는 점에서 단품과 가격을 비교하는 자체가 난센스라고 강조했다./신도림동=신진환 기자
다양한 상품이 구성된 선물세트일 수록 각종 카드 할인 혜택이 많았다. 대형 마트의 한 직원은 "선물세트의 경우 각종 카드 우대 등으로 기존가보다 10~20% 싸게 살 수 있다는 점에서 단품과 가격을 비교하는 자체가 난센스"라고 강조했다./신도림동=신진환 기자

생활용품 A 사의 샴푸 4종(400㎖)과 트리트먼트 1종(200㎖)으로 구성된 샴푸세트는 3만9900원이다. 이를 단품으로 살 경우 샴푸는 개당 1만6000원, 트리트먼트는 1만 원으로 총액이 7만4000원이다. 단품이 선물세트보다 무려 3만4100원이나 비싼 것이다.

물론 선물세트가 단품보다 더 비싼 품목도 있었다. D 사 참치 세트(150g·15입)는 3만7500원였으나 단품(3개 묶음 7120원)은 3만5600원이었다. 단품으로 살 경우 선물세트보다 1900원 싸게 살 수 있었다.

선물세트 판매 직원은 "요즘 소비자들은 하나하나 다 따져보고 실속 있게 구매하는 경향이 뚜렷한데, 가격경쟁력이 없다면 누가 사겠냐"고 되물으면서 "선물세트의 경우 각종 카드 우대 등으로 기존가보다 10~20% 싸게 살 수 있다는 점에서 단품과 가격을 비교하는 자체가 난센스"라고 강조했다.

서울 신도림동에 있는 H 대형 마트는 B 사 카놀라유 선물세트(500㎖·3개입)를 7900원에 팔고 있었다. 단품은 3550만 원으로 3개를 살 경우 1만650원이다. 선물세트가 단품보다 2750원 싸다. 식품업체 D 사 벌꿀세트(600㎖·2개입)은 2만7500원. 그러다 단품은 3만1000원이다. 가격 차이는 3500원이다.

선물세트가 단품보다 더 비싼 품목도 있었다. D 사 참치 세트(150g·15입)는 3만7500원였으나 단품(3개 묶음 7120원)은 3만5600원이었다. 단품으로 살 경우 선물세트보다 1900원 싸게 살 수 있었다./인천=신진환 기자
선물세트가 단품보다 더 비싼 품목도 있었다. D 사 참치 세트(150g·15입)는 3만7500원였으나 단품(3개 묶음 7120원)은 3만5600원이었다. 단품으로 살 경우 선물세트보다 1900원 싸게 살 수 있었다./인천=신진환 기자

인천의 L 대형 마트는 D 사 햄 통조림(200g·9개입) 세트를 3만4800원에 내놓았다. 그런데 낱개(3580원)로 똑같은 수량을 사면 3만2220원이다. 단품이 세트보다 2580원 쌌다.

대형 마트의 물건 특성상 묶음 상품이 많아 선물세트와 단품의 가격 비교가 어려운 제품이 대부분이었다. 또 선물세트의 용량과 같은 상품이 실제로 판매되지 않은 것도 많았다.

다만 <더팩트>가 확인한 결과 우리나라 3대 대형 마트에서 파는 선물세트는 오히려 단품보다 싼 제품들도 꽤 있었다. 선물세트는 '바가지'이며 폭리를 취한다는 주장이 무색했다.

H 대형 마트에서 만난 소비자에게 이러한 결과를 설명해줬더니 의외라는 반응을 보였다. 최선우(52·자영업) 씨는 "선물세트가 무조건 낱개보다 더 비싼 줄 알았는데 뜻밖의 결과"라면서 "선물세트가 낱개보다 크게 비싸지 않다면 그것은 정말로 포장 값이라는 생각으로 기분 좋게 살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더팩트ㅣ신도림동·인천=신진환 기자 yaho1017@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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