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폭탄급 마약 지라시로 정·재계와 연예계에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지라시에는 유명 정치인 자제와 연예인 실명이 고스란히 노출돼 있다./ 그래픽=손해리 기자 |
'핵폭탄급' 마약 관련 지라시(선전지,증권가 정보지)가 사실관계조차 확인되지 않은 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유포되며 정·재계는 물론 연예계까지 긴장하고 있다.
최근 휴대전화 메신저와 SNS를 통해 급격히 확산되고 있는 내용은 기업인 자녀와 정치인 자녀, 연예인 등이 연루된 마약 사건을 검찰이 수사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핵폭탄급' 지라시에는 이름만 들으면 누구라도 금방 알 만한 실명까지 고스란히 거론돼 파장이 커지고 있다. 지라시에 거론되고 있는 이들 대부분은 이름만 들어도 바로 알 수 있는 집안의 자제이거나 유명 연예인들이다.
지라시는 글 첫머리에 [보안]이란 문패를 달아 보는 사람의 신뢰를 유도하고 있다. 내용을 보면 현재 수사 중인 서울 ㅇㅇ지검 형사ㅇ부의 수사 선상에 거론된 인물은 유명 병원의 자제 A 씨의 아들, 정치인 사위 B, 최고위급 정치인 아들 C, CF 감독 D와 유명 연예인 E, F, G 등의 이름이 적혀 있다. 또 이들이 언제 어디서 마약을 했는지, 어떻게 구매했고 들통 난 이유도 고스란히 담겨 있다.
지라시에 따르면 이들은 경기도 인근 골프장과 휴양시설, 자택, 술집 등에서 수차례 마약을 투약했다. 이들은 다양한 마약을 했으며 특히 ㅇㅇㅇ마약을 즐겼고, 적발된 것은 C 씨의 친구이자 마약공급책인 H 씨가 잡혀 진술하면서라고 한다.
그뿐만 아니라 지라시에는 A 씨의 경우 마약 전과가 세 번째임에도 불구속기소로 처리됐으며, B 씨는 구속돼 구치소에 수감됐고 수감번호는 5XXX라고까지 적혀 있다. 수감 번호까지 적어 사실임을 강조하고 있다.
최근 SNS를 통해 ㅇㅇ지검 형사ㅇ부의 수사 선상에 거론된 인물은 유명병원의 자제 A 씨의 아들, 정치인 사위 B, 최고위급 정치인 아들 C, CF 감독 D와 유명 연예인 E, F, G 등의 이름이 적힌 지라시가 나돌고 있다. /더팩트DB |
그러나 현재 유포되고 있는 마약 관련 지라시의 내용은 사실과 다른 부분이 많다. 지라시에서는 B 씨가 구치소에 수감됐다고 했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 B 씨는 정상적 사회 활동을 하며 최근 뉴스에도 등장한 바 있다.
최근엔 유명연예인 E 씨가 이번 사건과 관련해 검찰에서 조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한 지라시도 돌았다. 중앙일보 보도에 따르면 검찰이 B 씨 자택에서 발견된 일회용 주사기에서 검출된 DNA와 E 씨의 DNA를 대조했으나 일치하지 않는 등 특별한 혐의점을 발견하지 못했다.
E 씨와 관련한 또 다른 지라시도 있다. 이 지라시에선 B 씨가 E 씨의 이른바 ‘스폰서’라는 내용이다. 사실이든 아니든 정·재계와 연예계에서 이름만 대면 알만한 이들의 이름이 마약과 관련한 지라시에 이름을 올렸다는 것 자체가 엄청난 상처가 될 전망이다.
한 국회의원 보좌관은 "SNS을 통해 내용을 봤다. 내용이 엄청나다. 사실과 확실히 다른 얘기도 있는 걸 보면 믿을 수 없다. 전체적으로 내용을 보면 사실여부를 떠나 누군가를 겨냥한 듯한 분위기도 느껴진다"며 배후 음모설을 제기했다.
또 다른 보좌관은 "여의도에서 이 지라시를 보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이라면서도 "실명이 모두 거론됐지만, 그리 놀랍지는 않았다. 지라시가 원래 그런거 아니겠나.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지켜볼 필요는 있다고 본다. 하지만 국민적 관심사에서 이미 멀어진 느낌이 있어서 정치적으로 크게 부각되지는 않을 것 같다"고 밝혔다.
특히 이번 검찰 조사와 관련된 지라시 내용은 그동안 연예계 주변 인물들의 마약 관련 수사가 꾸준히 흘러나온 터라 더욱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연예기획사 대표는 "얼마전 문제가 됐던 불법 동영상 때처럼 모바일로 워낙 빠르게 퍼져 매우 심각하다"면서 "연예계는 대마흡연 등 마약 관련 얘기가 늘 있었지만 이번의 경우는 정재계 쪽 인사들과 연루된 내용이 구체적으로 언급돼 파장이 클 것같다"고 말했다.
한편 지라시에서 해당 사건을 수사 중이라는 ㅇㅇ지검 형사ㅇ부 관계자는 "해당 사안에 대해서는 말할 수 없다"고 즉답을 피했다.
[더팩트 ㅣ 이철영 기자 cuba20@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