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현장] 추석 기차표 '예매 전쟁'…"내가 먼저 왔다고~"
입력: 2015.09.01 08:08 / 수정: 2015.09.01 11:31

전쟁 1일 오전 6시 서울역에는 추석 기차표 예매를 위해 찾은 시민들로 북적였다. 시민들은 생소한 가로 줄서기에 혼란을 느껴 서울역 직원과 언쟁을 벌이기도 했다. /서울역=이성락 기자
'전쟁' 1일 오전 6시 서울역에는 추석 기차표 예매를 위해 찾은 시민들로 북적였다. 시민들은 생소한 '가로 줄서기'에 혼란을 느껴 서울역 직원과 언쟁을 벌이기도 했다. /서울역=이성락 기자

"밤새도록 기다렸죠. 전쟁이 따로 없어."

1일 오전 이른 시각 서울역은 평소와 달리 더욱 북적였다. 1년 전 풍경 그대로다. 민족 최대의 명절 추석을 앞두고 '귀성 의지'를 불태운 사람들이 한 장의 기차표를 손에 쥐기 위해 서울역으로 몰렸기 때문이다.

코레일은 이날 오전 6시 온라인 예매를 시작으로 오전 9시부터 별도 지정 역과 대리점에서 추석 기차표 '현장 예약'을 2일까지 진행한다. 경부선 현장 예약(호남선 2일)이 이뤄진 서울역은 온라인 예매에 실패한 사람들과 애당초 번거롭다는 이유로 온라인 예매를 시도하지 않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내가 먼저 왔다고 추석 기차표 예매를 위해 꼭두새벽부터 서울역을 찾은 시민들은 가로로 줄을 서는 한줄서기 때문에 불만을 토로했다. /서울역=이성락 기자
"내가 먼저 왔다고" 추석 기차표 예매를 위해 꼭두새벽부터 서울역을 찾은 시민들은 가로로 줄을 서는 '한줄서기' 때문에 불만을 토로했다. /서울역=이성락 기자

"아니 줄을 이따위로 세우면 어떡하란 거야."

곳곳에서 볼멘소리가 터져 나왔다. 전날 밤부터 오직 기차표 예매를 위해 노숙을 자처한 이들은 생소한 '가로서기'에 강한 불만을 토로했다. 설 연휴까지만 해도 세로 서기로 기차표 예매를 진행했지만, 이번 추석 연휴 부터 '한줄서기'란 이름으로 가로로 줄을 세운다는 서울역의 방침에 혼동을 느꼈기 때문이다.

매년 예매를 위해 역을 찾는 최 모(50대·여) 씨는 바뀐 '줄서기' 방식에 당황스러워했다.

그는 "지난 설까지만 해도 창구마다 나눠서 줄을 섰다"며 "예매하러 온 사람들 대부분이 나이가 꽤 있는 사람들인데 너무 난해한 방식이다"고 지적했다. 서울역에서 예매를 처음해 본다는 김 모(50대) 씨 역시 "직원들도 정리를 못 하고 있으니 난감하다"며 "도대체 어디로 줄을 서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자리 재배치 이날 오전 6시부터 진행된 자리 재배치는 한 시간이 지난 오전 7시가 돼서야 겨우 정리되는 분위기였다. /서울역=이성락 기자
'자리 재배치' 이날 오전 6시부터 진행된 '자리 재배치'는 한 시간이 지난 오전 7시가 돼서야 겨우 정리되는 분위기였다. /서울역=이성락 기자

오전 6시부터 진행된 '자리 재배치'에 현장은 잠시 난장판이 됐다. 직원과 시민, 시민과 시민 사이에서 고성이 오가는 다툼이 일어나기도 했다. 오전 2시부터 줄을 서 기다리던 시민보다 오전 4시부터 줄을 서기 시작했던 시민이 앞 순번에 배치되는 혼란스러운 상황을 말끔히 정리하기엔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언제가 좋을까? 추석 열차 시간표를 유심히 보고 있는 시민. /서울역=이성락 기자
'언제가 좋을까?' 추석 열차 시간표를 유심히 보고 있는 시민. /서울역=이성락 기자

상황이 어느 정도 정리되자 곳곳에 하품 소리가 쏟아졌다. 잠을 설쳐 멍하니 오전 9시가 되기만을 기다리는 시민들의 얼굴에 졸음을 가득했다.

맨 앞줄에 자리를 잡은 정 모(54) 씨는 "어제 밤 10시부터 기다렸다. 여기 세 줄까지는 전부 어제 여기서 잔 사람들이다. 그만큼 경쟁이 치열하다"며 "난리인 통에 정신이 하나도 없다"고 밝혔다.

[더팩트ㅣ서울역=이성락 기자·박수민 인턴기자 rock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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