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현장] "악마 같았다"…학생이 전한 교사들의 성추행 전모
입력: 2015.08.05 10:53 / 수정: 2015.08.05 10:53
책임 져라 서울 서대문구의 한 공립 고등학교에서 남자 교사들이 제자와 동료 여교사를 성추행한 의혹이 불거져 충격을 주고 있다. 4일 G 학교 한 학생은 선생님들이 이번 일에 책임지고 모든 사실을 털어 놓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서대문구=신진환 기자
"책임 져라" 서울 서대문구의 한 공립 고등학교에서 남자 교사들이 제자와 동료 여교사를 성추행한 의혹이 불거져 충격을 주고 있다. 4일 G 학교 한 학생은 "선생님들이 이번 일에 책임지고 모든 사실을 털어 놓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서대문구=신진환 기자

"선생님이 해도 너무 했어요. 악마 같았어요."

교사 성추행 사건이 불거진 서울 서대문구 G 고등학교 2학년 K(16) 군의 목소리는 다소 격앙됐다. 자신을 가르친 선생이지만 "제가 없는 말을 지어낸 것도 아니고 할 말은 해야 하지 않겠냐"며 "가해 선생님들은 무거운 벌을 받아야 한다"고 작심한 듯 비판을 쏟아냈다.

G 학교에서 50대 남자교사 5명이 잇따른 성추행과 성희롱해 온 것으로 드러나 물의를 빚고 있다. 또 한 교사는 동료 여교사들에게도 수시로 성추행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게다가 성희롱 피해 학생은 100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학교는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4일 오후 <더팩트> 취재진과 만난 학생들은 교사들의 성추행·성희롱 사실을 모를 수가 없다고 했다. 피해 여학생이 괴로운 나머지 다른 선생에게 성적으로 모욕당한 사실을 토로했고 진술서 등을 제출할 때 적잖게 어수선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 때문인지 학생들은 가해 선생들의 파렴치한 행동을 기억하고 있었다.

취재진은 나가주세요 굳게 잠긴 G 고등학교 교문./서대문구=신진환 기자
"취재진은 나가주세요" 굳게 잠긴 G 고등학교 교문./서대문구=신진환 기자

K 군은 "2학년 ○반 담임인 P 선생은 성희롱하면서 쾌락을 느낀 것 같다"며 "연예인과 성관계한 생각을 수업 중에 얘기하고 특정 별명을 여학생에게 붙인 뒤 수시로 희롱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피해 여학생이 불만을 터뜨려도 선생은 아랑곳하지 않은 것에 대해 매우 분노했다. "제자를 사랑하는 선생이라면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몹쓸 짓을 할 수 없고 학교가 이 지경까지 이른 것에 대해책임져야 한다"고 비판하면서 "친구들의 정신적 고통과 수치심은 어떻게라도 보상받을 길이 없어 속상할 뿐"이라고 털어놨다.

2학년 S(16) 군은 "미술 담당 L 선생은 미술실에서 여학생들의 팔뚝이나 허벅지 등을 만지는 일을 서슴지 않았다"며 "친구가 놀라면 그것을 보고 오묘한 표정을 드러내는 변태적인 기질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K 선생은 대학 진학을 잘 시키는 것으로 유명하다"며 "지난해 겨울쯤 여학생에게 '대학가고 싶으면 말 잘 들어라'하면서 어깨나 허벅지를 만졌다"고 털어놨다.

또 "P 선생은 '너희 언니와 데이트하고 하룻밤 보냈는데, 정말 좋더라'라고 성희롱했다"고 밝혔다. 다만 가해자로 지목된 학교장과 지난해 다른 학교로 전근한 모 선생에 대해서는 모른다고 했다.

한 학생은 가해자로 지목된 교사들이 잘못을 시인하기를 바라기도 했다. 2학년생 N(16) 군은 "선생으로서 조금의 양심과 죄책감이 있다면 모든 사실을 얘기했으면 좋겠다"며 "살면서 죄를 안 짓는 떳떳한 사람이 없기에 반성하고 뉘우치는 모습을 제자들에게 마지막 본보기로 보여줬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서울시교육청은 <더팩트>와 통화에서 "수사 내용이 전달된 게 전혀 없어 해당 교사의 징계는 추후 검토할 예정"이라며 "학교장에 교육청에 성추행 사실을 통보했다는 것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고 파악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더팩트ㅣ서대문구=신진환 기자 yaho1017@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이메일: jebo@tf.co.kr
▶뉴스 홈페이지: http://talk.tf.co.kr/bbs/report/write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AD
인기기사
실시간 TOP10
정치
경제
사회
연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