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영의 정사신] ‘세모자 사건’, 진실은 무엇입니까?
입력: 2015.07.28 08:03 / 수정: 2015.07.28 08:03
세모자 사건의 진실은? 세모자 사건이 지난 주말 SBS 그것이 알고 싶다를 통해 방송되며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 널리 퍼진 이른바 세모자 사건은 이번 방송으로 진실보다는 거짓에 가까운 것으로 알려지며 이들을 도왔던 이들에게 적잖은 충격을 주고 있다. / SBS 그것이 알고 싶다 방송 화면 갈무리
세모자 사건의 진실은? '세모자 사건'이 지난 주말 SBS '그것이 알고 싶다'를 통해 방송되며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 널리 퍼진 이른바 '세모자 사건'은 이번 방송으로 진실보다는 거짓에 가까운 것으로 알려지며 이들을 도왔던 이들에게 적잖은 충격을 주고 있다. / SBS '그것이 알고 싶다' 방송 화면 갈무리

누구나 혹할 만했다. 진실이라면 정말 놀라운 일이었기 때문이다. 이른바 ‘세모자 사건’의 처음은 이렇게 누구라도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 구조 속에서 시작됐다.

지난 6월 한 인터넷 포털사이트 게시판에 ‘저는 더러운 여자지만 엄마입니다’라는 글이 올랐다.

‘안녕하세요. 여러분. 너무나 기막히고 억울한 저의 살아온 이야기를 속죄하는 마음으로 고백합니다. 저는 너무나 더러운 여자입니다. 저는 40대로 10대인 두 아들의 엄마입니다. 저의 아들들은, 친아빠한테 어렸을 때부터(5~6살) 저와 같이 집에서 윤락을 강요받으며 살았습니다. (중략) 약물을 먹고 그룹으로 성관계하고 또 그것으로 다른 사람을 유인해서 흥분제나 수면제를 먹여 돈을 버는 수단으로 삼고, 또 부인과 자식을 집에서 윤락을 시키는 것입니다.’

이 글은 누리꾼들을 경악하게 했고, 이후 급속하게 확산됐다. 글의 내용은 모자의 할아버지(허 모 목사)와 남편, 그리고 가족들과 관련된 내용으로 충격을 더했다. 글을 본 누리꾼들은 흥분했다. “왜 이런 내용이 보도되지 않느냐?” “뭔가 거대한 힘이 막고 있다” “진실을 밝혀야 한다” “힘내세요. 응원합니다” 등의 댓글이 줄을 이었다.

사실 이 사건의 시작은 지난 6월이 아니다. 이보다 앞선다. 세모자 사건은 지난해 10월 28일 이들 모자의 기자회견을 통해 세간에 알려졌다. 당시 이들은 모자와 선글라스, 마스크를 쓰고 기자회견장에 모습을 드러냈고, 주장도 최근 인터넷을 통해 알려진 내용과 같다. 이후 청와대 신문고 등에도 같은 내용의 글이 올랐다.

세모자 사건의 시작은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 확산했다. 사건의 당사자인 이 모 씨가 커뮤니티에 올린 글. /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세모자 사건의 시작은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 확산했다. 사건의 당사자인 이 모 씨가 커뮤니티에 올린 글. /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이 씨가 올린 글을 본 이후 관련 인물과 내용을 검토한 후 <더팩트> 취재진 역시 확인작업에 들어갔다. 이 씨가 지목한 경기도에 있는 허 모 목사의 교회도 취재를 했다. 어렵게 이 씨와 연락이 닿아 만남 일정을 잡았지만, 이 씨는 인터뷰를 약속한 그 날 돌연 인터뷰를 취소했다. 그 이후로 연락도 받지 않았고, 겨우 한 차례 연결됐지만 이해할 수 없는 이유를 대며 인터뷰를 피했다. 그 때문에 취재진은 이 씨의 돌변한 태도에서 그의 주장이 혹시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들었다.

이유는 간단하다. 만약 이 씨가 충분한 증거를 제시할 수 있다면 분명 인터뷰에 응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씨는 이런저런 이유로 인터뷰를 피했다. 이 씨는 누구보다 언론을 통해 억울함을 알리고 싶어했다. 인터뷰를 피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결국 “이 씨의 주장은 사실이 아닐 가능성이 크다”는 판단을 했다. 이후 추이를 지켜보면서 대응하기로 했다.

그런데 지난 주말 세모자 사건을 둘러싼 한편의 반전 드라마가 펼쳐졌다. SBS ‘그것이 알고싶다’가 ‘세모자 사건’에 대한 새로운 내용을 방송했기 때문이다. 방송 내용을 보고 모자를 도왔던 이들마저도 충격에 빠졌다.

인터넷에는 사실이 아닌 헛소문이 사실로 둔갑해 나돌기도 한다. 이번 세모자 사건 역시 인터넷을 통해 확산됐다. 아직 이번 논란의 진실이 무엇인지 밝혀지지 않았지만, 애초 이들의 주장을 지지했던 많은 이들은 사실상 속았다고 인정하는 분위기다. 이들 모자는 유튜브에 채널을 열고 자신들의 억울함을 주장했다. / 유튜브 화면 갈무리
인터넷에는 사실이 아닌 헛소문이 사실로 둔갑해 나돌기도 한다. 이번 세모자 사건 역시 인터넷을 통해 확산됐다. 아직 이번 논란의 진실이 무엇인지 밝혀지지 않았지만, 애초 이들의 주장을 지지했던 많은 이들은 사실상 '속았다'고 인정하는 분위기다. 이들 모자는 유튜브에 채널을 열고 자신들의 억울함을 주장했다. / 유튜브 화면 갈무리

이들 모자는 줄곧 남편 허 씨와 시아버지로부터 성폭행과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또 허 씨 부자가 막대한 재산과 권력 등이 있다고 했다. 그러나 방송에 비친 남편 허 씨는 부산에서 피자 배달을 하며 생계를 이어나가고 있어 막대한 재력이나 권력과는 거리가 먼 모습이었다.

정적으로 그동안 이들을 돕고 응원을 보냈던 이들이 충격을 받은 건 이들 모자의 행동 때문이었다. 이들 모자는 카메라가 꺼졌는지 확인한 뒤 "거짓말이라고 생각하면 어쩌지?" "넌 아주 설득력 있었어" 등의 대화를 나누다가 마이크가 켜진 사실을 알고 깜짝 놀라는 모습을 보였다.

방송 후 파장은 상당했다. 세모자 성폭행 사건의 진실규명을 촉구하기 위해 개설됐던 인터넷 카페 ‘상처 많지만 아름다운 여자’의 운영진은 27일 ‘사건에 대한 카페의 공식입장’이라는 제목의 공지 글을 올렸다. 카페 운영진은 “‘그것이 알고 싶다’ 방송에 경악했으며 곧 카페를 전면 폐쇄하겠다”고 밝혔다.

세모자 사건의 진실이 무엇인지는 아직 명확하게 밝혀진 것이 많지 않다. 이들의 주장이 거짓인지, 진실인지도 아직 분명하지 않다. 진실과 거짓을 밝히는 것은 수사당국의 몫이다. 이제 수사 결과를 지켜보면 된다. 또다시 '수사당국의 수사 의지 문제 지적'이나 '알 수 없는 힘' 따위의 의혹을 제기할 이유는 없을 듯하다. 과연 ‘세모자 사건’이 또 다른 반전 드라마를 쓸지는 두고 볼 일이다.

세모자에게 이것만은 꼭 물어보고 싶다. 당신들의 진실은 무엇입니까.

[더팩트 ㅣ 이철영 기자 cuba20@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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