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현장] 'DJ·노무현 비하?'…홍대생 "이해 불가"

  • 신진환 기자
  • 입력: 2015.06.16 05:15 / 수정: 2015.06.16 08:37
엄정한 책임을 져라 서울 홍익대학교 법과대학 기말고사 문제 지문에 고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을 비하하는 듯한 내용의 지문이 등장해 논란이 일고 있다. 홍대 총학생회는 해당 교수를 강력히 규탄하며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홍익대=신진환 기자
"엄정한 책임을 져라" 서울 홍익대학교 법과대학 기말고사 문제 지문에 고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을 비하하는 듯한 내용의 지문이 등장해 논란이 일고 있다. 홍대 총학생회는 해당 교수를 강력히 규탄하며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홍익대=신진환 기자

"교수님이 바보도 아니고…고의성이 있다고 봐요."

홍익대학교(이하 홍대) 법과대학의 한 교수가 기말고사 시험문제에 전직 대통령을 비하하는 듯한 시험 문제를 출제해 논란을 빚고 있다. 이를 두고 누리꾼들은 '일베(일간베스트저장소) 교수'라고 칭하며 비난하고 나섰다. 출제 교수는 "비하할 목적은 아니다"라고 해명했으나 여론은 싸늘하다.

<더팩트>는 지난 12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수동에 있는 시험문제 논란을 빚고 있는 홍대를 찾았다. 취재진이 만난 대부분의 학생들은 논란이 되는 지문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날 법학과 이모(22·여) 씨는 "재학생으로서 유감이고 더구나 우리 과에서 일어난 일이라 안타깝다"고 말했다.

자신만의 교수법 류 교수가 출제한 시험 지문 일부./홍익대 커뮤니티 화면 갈무리
"자신만의 교수법" 류 교수가 출제한 시험 지문 일부./홍익대 커뮤니티 화면 갈무리

논란이 되는 해당 지문을 보면 고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을 비하하는 듯한 내용이 포함됐다. 김 전 대통령을 'Dae Jung Deadbeat(게으름뱅이 또는 사회 낙오자)'이라고 표현했다. 또 김 전 대통령이 'Hong-o(홍어)' 음식점을 열었다는 내용도 있다. '홍어'는 극우성향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호남을 비하할 때 쓰는 말이다.

또한 노 전 대통령을 칭하는 'Roh'라는 단어가 나왔으며 'Roh는 17세였고 그의 지능지수(IQ)는 69였다. 그는 6세 때 부엉이바위에서 뛰어내려 뇌에 결함이 생겼다'라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이같은 지문에 대해 총학생회 등 학생회는 강하게 반발했다. 교정 곳곳에는 '류○○ 교수는 홍대 학생들에게 진실한 사과를 하고 그에 맞는 엄정한 책임을 지고 퇴진하십시오'라는 대자보가 붙었다.

강력 규탄하는 학생회 홍대 교정 곳곳에는 류 교수의 사과와 퇴진을 요구하는 대자보가 붙어 있다../홍익대=신진환 기자
강력 규탄하는 학생회 홍대 교정 곳곳에는 류 교수의 사과와 퇴진을 요구하는 대자보가 붙어 있다../홍익대=신진환 기자

이날 학교에서 만난 많은 학생은 이번 논란에 대해 부정적 반응을 보였다. 법학과 정모(24·여) 씨는 "어떤 의도로 문제를 출제했는지는 몰라도 문제를 보면 두 전직 대통령이 연상되는 것은 사실"이라며 "자신이 지지하는 정치론이라 하더라도 시험 지문에 표현하는 것은 적절치 않은 행동인 것 같다"고 지적했다.

공대생 조모(25) 씨는 류 교수가 극우성향의 모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활동하는 것을 의심했다. 그는 "교수님이 극우성향 커뮤니티에서 활동하는 게 아닌가 싶다"며 "역대 대통령 중 왜 하필 김대중·노무현을 예로 들었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의구심을 나타냈다.

김모(26·경영3) 학생도 "교수님도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지지하는 정치론이 있을 수 있다"면서도 "다만 학생들이 보는 시험 문제에 오해의 소지를 남긴 것은 잘못"이라고 꼬집었다.

이날 취재진은 류 교수를 만나기 위해 연구실을 찾았지만, 부재 중이었다. 연구실 안에서는 쉴 새 없이 전화벨 소리가 울려댔다. 학교의 다른 교수는 이번 논란과 관련해 "말할 사항이 아니다"고 입을 닫았다.

논란 교수는 부재 중 지난 12일 오후 찾은 류 교수의 연구실 문은 굳게 잠겨 있다./홍익대=신진환 기자
'논란 교수는 부재 중' 지난 12일 오후 찾은 류 교수의 연구실 문은 굳게 잠겨 있다./홍익대=신진환 기자

15일 류 교수는 <더팩트>와 전화 통화에서 "현재 홍익대 인트라넷에 '교수의 변(辯)'이라는 제목으로 글을 올려 해명했으며, 학문의 자유 입장에서 볼 때 잘못한 부분이 없다"고 말했다.

또 류 교수는 홍대 총학생회장과 법대 학생회장과의 3차례 면담에서 "전직 대통령을 비하할 목적으로 한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또 홍어는 영어단어에 홍어가 없었으며 쉽고 재미있게 설명하기 위한 자신만의 교수법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심민우 총학생회장은 "류 교수가 실제 한 말이 맞다"며 "홍어에 대한 부분은 정확한 학명을 쓰려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엄연히 'Skate'라는 영어단어가 있다"고 반박했다.

이어 "종강이라 오프라인 활동은 어려워도 류 교수의 퇴진을 계속 벌일 예정"이라며 "되도록 잘 수습되면 좋겠지만, 학생들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다음 학기 류 교수 강의를 수강하지 않는 운동을 벌일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더팩트ㅣ상수동=신진환 기자 yaho1017@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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