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이슈] 부부 갈등, "연애와 결혼은 달라요"
입력: 2015.05.21 14:40 / 수정: 2015.05.21 17:49
서로를 사랑하겠습니까? 부부간의 갈등이 깊어지는 모양새다. 인생의 반려자로서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문제는 부부의 사이를 점점 갈라놓고 있다. 이러한 점들은 화목해야 할 가정의 해체를 불러오고 있다.(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더팩트 DB
'서로를 사랑하겠습니까?' 부부간의 갈등이 깊어지는 모양새다. 인생의 반려자로서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문제는 부부의 사이를 점점 갈라놓고 있다. 이러한 점들은 화목해야 할 가정의 해체를 불러오고 있다.(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더팩트 DB

#1. 지난달 3일 오전 충북 옥천군의 한 야산. 서울에 사는 A(61) 씨는 고향을 찾았다. 그리고 친형에게 자살을 암시하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A 씨의 아내는 경찰에 가출신고를 했으며 A 씨의 형은 부리나케 달려왔지만 허사였다. 결국 A 씨는 목을 맨 채 싸늘한 시신으로 발견됐다. 아내와 말다툼한 게 원인이었다.

#2. 증권업계에 종사하는 B(33) 씨는 결혼 3년 차다. 아직 신혼일 법도 한데 "연애와 결혼은 다르다"며 고개를 흔든다. 최근에는 저녁 식사를 함께 한지가 언젠지 가물가물하다고 한다. 대부분 밖에서 각자 해결하고 오거나 필요하면 혼자 알아서 차려 먹는다. 대화는 거의 없다. 회사에서 가끔 주고받는 '카톡'이 전부다.

최근 부부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인생의 반려자로서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문제는 부부의 사이를 점점 갈라놓고 있다. 이러한 점들은 화목해야 할 가정의 해체를 불러오고 있다.

통계청의 '2014년 혼인·이혼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이혼 건수는 11만5500건으로 전년보다 200건 늘었다. 하루에 약 300쌍이 이혼하고 있는 셈이다. 결혼생활을 20년 이상한 부부의 이혼율은 30%에 육박했다.

이혼하게 된 사유로는 '성격 차이'가 42.3%로 1위를 차지했다. 성격 차이는 2000년 이후부터 줄곧 1위로 꼽혔다. 이어 '경제문제(12.6%)'와 '배우자 부정(7.5%)', '가족 간 불화(6.9%) 등의 순이다.

부부라는 아름다운 이름 부부의 갈등은 전 연령대에서 일어난다. 그 결과 황혼이혼율이 증가하는 추세다./더팩트 DB
'부부라는 아름다운 이름' 부부의 갈등은 전 연령대에서 일어난다. 그 결과 황혼이혼율이 증가하는 추세다./더팩트 DB

실제로 많은 부부가 이 같은 갈등으로 상담센터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한다. 구로구 건강가정지원센터 관계자는 "성격 차이와 의사소통에 대한 고민을 털어놓는 경우가 가장 많다"며 "30대부터 60대까지 전 연령대에서 상담을 받기 위해 최소 1달을 대기할 정도로 많은 사람이 상담을 위해 센터를 찾는다"고 말했다.

시대가 변하면서 최근 법원 역시 성격 차이를 이혼 사유로 인정하고 있다. 과거에는 혼인관계의 유지를 위해 적극적인 이혼 사유로 받아드리지 않았다.

부부간의 갈등은 서로의 노력으로 해결하는 방법을 터득하지 못해 지속되는 경우가 많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 결과 황혼기에 접어든 노년 부부의 이혼률도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지난해 30년 이상 된 부부의 '황혼 이혼'은 1만300건이다. 이는 2013년보다 10.1% 증가한 수치다.

부부생활을 지속할 수 없다고 판단하면 언제든 이혼할 수 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갈등을 겪는 부부들이 이혼을 해답으로 보는 성향이 두드러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가부장적 중심의 과거와 다르게 부부 모두가 평등해지면서 자기 생각을 주장할 수 있는 시대라고 한다. 때문에 배우자로부터 기대가 어긋나고 불만과 좌절감이 생길 수 있다는 점에서 갈등이 점점 패어갈 수밖에 없고 한다.

이지민 영남대 가족주거학과 교수는 "부부라더라도 개인 중심적이고 의사소통이 잘 이뤄지지 않다 보니 공감대와 친밀감이 형성되지 않고 있다"며 "대화는 양보다 질이 중요하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서로에 대한 배려와 관심을 표현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더팩트ㅣ신진환 기자 yaho1017@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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