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이슈] 女 다리 '도촬' 무죄, 법조계도 이견…멀리서 찍으면 괜찮다?
입력: 2015.05.19 05:49 / 수정: 2015.05.19 09:54

여성의 다리를 왜 몰래 찍었나? 스타킹이나 레깅스 등을 신은 여성의 다리를 도촬한 혐의로 기소된 20대 남성이 무죄를 선고받았다./더팩트 DB
'여성의 다리를 왜 몰래 찍었나?' 스타킹이나 레깅스 등을 신은 여성의 다리를 '도촬'한 혐의로 기소된 20대 남성이 무죄를 선고받았다./더팩트 DB

여성의 다리만 '도촬'한 것은 무죄?

짧은 치마나 바지를 입은 여성들의 다리를 몰래 찍은 20대 남성이 기소됐다. 재판에 넘겨진 이 남성은 어떻게 됐을까. 유죄일까, 무죄일까. 법원은 이 남성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이 남성은 어떤 이유로 무죄를 선고 받았을까. 여성의 신체 일부를 몰래 촬영했다고 꼭 유죄를 선고 받는 것은 아니다? 법조계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처벌 기준이 뭐야(?)라고 고개를 갸우뚱할 수밖에 없다.

18일, 서울북부지법 형사9단독 박재경 판사는 여성의 신체 일부를 휴대전화 카메라로 촬영한 혐의(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로 기소된 유 모(28) 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유 씨는 지난 2013년 11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서울 시내 지하철과 길에서 스타킹이나 스키니진을 입은 여성들의 다리를 49차례 몰래 촬영한 혐의로 기소됐다. 또 그는 가끔씩 대담하게 접근해 허벅지 아래를 찍기도 했다.

재판부는 비교적 먼 거리에서 촬영했고 피해자가 성적 수치심을 느꼈다는 주관적 감정만으로는 유죄를 인정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이 같은 판결을 내렸다.

먼 거리에서만 촬영하면 범죄가 되지 않는걸까. 이번 판결에 대해 법조계에서 이견이 나왔다.

민만기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일부 신체를 몰래 휴대전화로 찍는 것은 여러 상황에 따라 처벌 여부가 다르다고 전제했다.

그러면서 민 교수는 "신체 가운데 어느 부위를 촬영했느냐가 중요한 관건인데, 짧은 치마나 반바지를 입은 여성들의 복장 그 자체로써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는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며 "단순히 사진을 찍었다는 것만으로 성적 수치심을 일으키거나 성적 욕망을 유발하지 않았다고 법원이 판단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몰카 기승 대법원은 지난 2008년 버스 옆 좌석에 앉은 10대 여성의 허벅다리를 휴대전화로 몰래 촬영한 50대 남성에게 유죄를 인정했다./더팩트 DB
'몰카 기승' 대법원은 지난 2008년 버스 옆 좌석에 앉은 10대 여성의 허벅다리를 휴대전화로 몰래 촬영한 50대 남성에게 유죄를 인정했다./더팩트 DB

반면 법무법인 한별의 전세준 변호사는 "여러 차례에 걸쳐 레깅스나 스타킹을 입은 여자들의 다리를 찍었다는 것은 의도 자체가 성적 수치심 또는 흥분을 유발할 목적으로 보인다"며 "신체 일부라 하더라도 동의를 받아야 하고 피해자들이 누군지 특정도 안 된 행위 자체가 무죄라면 모든 여성이 피해의 대상이 되는 상황도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대법원은 지난 2008년 버스 옆좌석에 앉은 10대 여성의 치마 밑으로 드러난 허벅다리 부분을 휴대전화로 촬영한 50대 남성 A 씨에게 유죄를 인정했다. 이 당시 A 씨는 휴대전화 카메라를 이용해 불과 30cm 정도의 거리에서 정면으로 촬영했다.

당시 대법원은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다른 사람의 신체' 여부에 대해 ▲객관적으로 피해자와 같은 성별과 ▲연령대의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들의 입장에서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신체에 해당하는지를 고려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또 ▲ 피해자의 옷차림 ▲촬영자의 의도와 촬영에 이르게 된 경위 ▲촬영장소와 촬영 각도 및 촬영 거리 ▲촬영된 원판의 이미지 ▲특정 신체 부위의 부각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구체적·개별적·상대적으로 결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4조 1항은 '카메라나 그 밖에 이와 유사한 기능을 갖춘 기계장치를 이용해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다른 사람의 신체를 그 의사에 반해 촬영하거나 그 촬영물을 반포·판매·임대·제공 또는 공공연하게 전시·상영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더팩트ㅣ신진환 기자 yaho1017@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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