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닫은 전 목사, 진실은 오직 神만이 알고 있나?
개척교회를 대형교회로 키운 목사. 사람들은 그를 '스타 목사'라 불렀다. 신도들은 더 늘었다. 계속 이어질 것 같았던 한 목사의 영광은 책 한 권에 의해 세상에 까발려졌다.
지난해 8월. 전병욱(51) 목사가 여신도들에게 성추행을 일삼았다는 내용의 책이 세상에 나왔다. 내용은 충격적이었다. 목회자의 행동이라고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내용이었기 때문이다. 책은 결국 논란의 불씨가 됐다. 성추행을 일삼은 것으로 지목된 전 목사는 삼일교회를 대형교회로 성장시킨 '스타 목사'로 유명세를 떨쳤기에 그 충격은 더 클 수밖에 없었다.
교인들로부터 손가락질의 대상이 된 그는 2012년 5월 홍대새교회를 개척하며 목회 활동 중이다. 최근 그런 그를 둘러싼 논란이 다시 시작됐다. 의혹의 진실은 무엇일까.
<더팩트>는 6일부터 이틀간 서울 마포구 상수동에 있는 홍대새교회를 찾았다. 책의 내용과 인터넷에 떠도는 소문이 아닌 전 목사의 입을 통해 직접 듣기 위해서였다.
◆ "언론과 접촉 안 해"

전 목사를 둘러싼 세간의 논란과 달리 교회는 고요했다. 전 목사는 여전히 홍대새교회에서 목회 중이다. 오기를 기다렸다. 한참을 기다린 끝에 전 목사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전 목사는 6일 저녁 7시 30분께 수요예배를 위해 교회를 찾았다. 40여 명의 신도들은 그를 반갑게 맞이했다. 예배가 시작되자 율동과 함께 찬송가를 부르고 성경 구절을 낭독했다. 여느 교회와 다를 게 없었다.
본격적으로 전 목사의 설교가 이어졌다. 전 목사는 하나님이 더 나은 인생을 살아가도록 기회를 주니, 주변 사람에게도 기회를 찾을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역설했다.
1시간쯤 예배를 마친 그는 신도들과 대화를 나눴다. '성추행 의혹'과 관련해 전 목사의 입장을 듣기 위해 다가갔다. 교회 측은 언론과 접촉하지 않겠다는 말만 남기고 교회를 나섰다. 이를 본 전 목사도, 교회 측도 침묵했다.
앞서 이 교회 황모 부목사는 "전 목사님이 언론과 만나지 않겠다고 의중을 밝힌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당분간이 될지 앞으로 계속 접촉하지 않을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다음 날 오전 6시 전 목사는 다시 목회에 나섰다. 이른 아침임에도 꽤 많은 신도가 함께 예배했다. 건장한 체격의 한 남성 신도는 기자를 알아보고 잠시 나와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많은 언론사에서 찾아 왔다. 자꾸 안 좋은 기사만 쏟아지고 똑같은 내용의 기사들이 나왔다. 이번에도 팩트(사실)를 전달할지도 사실 의문"이라고 경계하면서 "우리 교회는 이단(사이비 종교 단체)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우연일까. 그러는 사이 전 목사는 예배당을 나가고 없었다. 분명한 것은 전 목사의 목회 활동은 계속되고 있었다. 또 홍대새교회 신도들 역시 전 목사의 성추행 의혹에 대해서 알고 있는 듯했다. 전 목사와의 만남을 계속 시도했지만, 그의 입을 통해 '성추행' 의혹을 들을 수 없었다.
◆ 개신교단 처벌 사실상 포기…교인 등 14명 고발

전 목사의 성추행 논란은 지난 2010년에 일어났다. 이 여파로 그는 삼일교회에서 사임했다. 이후 평양노회 측은 전 목사에게 사임일로부터 2년간 목회할 수 없고 수도권에서 개척을 금지했다. 하지만 노회는 알 수 없는 이유로 이러한 사항들을 번복했다.
그렇게 사태가 수습되는 모양새였으나 또다시 성추행 논란이 불거졌다. 지난해 8월 전 목사의 성범죄와 관련한 증언이 담긴 '숨바꼭질-스타목사 전병욱 목사의 불편한 진실'이란 책이 출간됐기 때문이다.
이 책에는 전 목사가 여신도를 화장실로 불러내 바지를 벗고 엉덩이를 마사지해달라고 요구했다고 한다. 또 결혼식 주례를 부탁하러 찾아간 교인의 가슴과 엉덩이를 만졌다는 등의 내용이 담겼다.
삼일교회 측은 합동 총회 산하 평양노회(2심)에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청원서와 고소장을 수차례 제출했다. 하지만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 총회 임원회는 절차상의 이유를 들며 지난달 23일 반려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개신교단이 여신도 성추행 혐의를 받고 있는 전 목사의 처벌을 포기한 것이 아니냐는 볼멘소리도 나오고 있다.
홍대새교회 측은 지난해 12월 전 목사에 대한 명예훼손이라며 삼일교회 교인 등 14명을 고발했다. 피고발인들은 지난 3월 경찰 조사를 대부분 마쳤으며 전 목사는 조만간 피해자 신분으로 경찰 조사를 받을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이 과정에서 성추행 여부가 다시 도마 위에 오를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전 목사가 성추행했다는 의혹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며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조사 여부를 검토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더팩트ㅣ상수=신진환 기자 yaho1017@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