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에 불어 닥친 부익부 빈익빈. 최근 담배꽁초를 보면 장초를 찾아 볼 수 없습니다. 아마도 서민들이 4500원이 넘는 담뱃값이 부담스러워 필터 바로 앞까지 피우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담뱃값이 오르지 않은 담배는 종종 장초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요즘 새롭게 볼 수 있는 '재떨이 풍경'입니다./이철영 기자 |
[더팩트ㅣ이철영 기자] 새해 화두는 누가 뭐래도 담뱃값 인상이 아닐까요?
무려 2000원이나 가격이 올라 그렇지 않아도 지갑이 얇은 서민들에게 4500원이 넘는 담배는 부담일 수밖에 없죠.
흡연구역 흡연자들의 수도 확연히 눈에 띄게 줄어들었습니다. 그런데 흡연구역 재떨이에서 재미있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바로 버려진 담배꽁초의 길이입니다.
버려진 꽁초에도 부익부 빈익빈 바람이 불어왔습니다. 가격이 오른 담배와 그렇지 않은 담배의 길이에는 분명한 차이가 있었습니다. 던힐 등 가격이 오르지 않은 꽁초의 길이는 그렇지 않은 꽁초보다 두 배 가까이 깁니다.
우스갯소리 같지만, 값이 오른 담배를 피우는 흡연자들은 손이 델 정도로 끝까지 피웁니다. 상대적으로 값이 여전한 담배를 피우는 흡연자들은 “이따위 담배 정도야”라는 듯 아직 다 피우지도 않은 것 같은 담배를 재떨이에 버리는 패기를 보입니다.
흡연자들이라면 부럽지 않을 수 없습니다. 피우다 만 담배를 버리는 패기도 그렇지만 더 부러운 건 요즘 같은 때 품귀 현상을 빚은 담배를 구했느냐는 것입니다.
새해 담뱃값이 오르면서 또 하나 변한 게 있는 것 같습니다. "담배 한 가치(개비)만…"이라는 말을 듣기 어려워졌다는 겁니다.
이런 분위기라면 한 개비 담배의 정도 올해 들어 사라지는 분위기라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또 군대를 다녀온 남성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을 군가 ‘전우’의 가사도 바뀌어야 할 것 같은데요. 군가 ‘전우’에서 담배는 ‘한 가치 담배도 나눠 피우는’이라는 노랫말로 전우애를 표현했습니다.
그런데 이젠 담배 한 가치로 전우애를 다지기도 어려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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