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펀딩] 파혼의 결정타 ‘예단’, 결혼 직전의 '암초'
입력: 2015.01.02 18:19 / 수정: 2015.01.02 18:19
결혼은 거래가 아닌만큼 상대에게 경제적 부담을 안겨서는 안 된다. 그러나 결혼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일부는 100을 준 처지에선 그만큼 받지 못하면 손해 보는 기분이라고 한다. 내것 네것을 따지기 싫지만, 자꾸 생각하게 되는 것이 사람 마음이라 어쩔 수 없는 듯 싶다. 더욱이 양가 부모님들까지 예물·예단에 묘한 신경전을 벌이다 보면 사랑으로 약속한 결혼이 파국으로 치닫게 되는 불상사도 간혹 발생한다./김동휘 기자
결혼은 거래가 아닌만큼 상대에게 경제적 부담을 안겨서는 안 된다. 그러나 결혼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일부는 100을 준 처지에선 그만큼 받지 못하면 손해 보는 기분이라고 한다. '내것 네것'을 따지기 싫지만, 자꾸 생각하게 되는 것이 사람 마음이라 어쩔 수 없는 듯 싶다. 더욱이 양가 부모님들까지 '예물·예단'에 묘한 신경전을 벌이다 보면 사랑으로 약속한 결혼이 파국으로 치닫게 되는 불상사도 간혹 발생한다./김동휘 기자

[더팩트|김아름 기자] "10년을 가족같이 지냈어요. 편할 것으로 생각했죠. 그런데 웬걸요. 시어머니 되실 분이 대번에 1500만 원이 넘는 명품 가방을 얘기하더군요. 무리라고 생각해서 당시 예비 신랑에게 어머니 설득을 부탁했죠. 그러나 단호하시더라구요. 결국 파혼할 수밖에 없었어요." - 결혼 3개월을 앞두고 파혼한 정모(35·여) 씨

흔히 결혼을 사랑의 결실이라고 한다. 그런데 이 사랑의 결실인 '결혼'에 골인하기까지의 여정이 만만치 않다. 사랑하는 남녀 둘만 있으면 좋겠지만 결혼이란 게 가족과 가족의 결합이다 보니 예기치 못한 문제들이 돌출되기 마련이다. 이 가운데 가장 어렵고 갈등의 골이 깊어질 수 있는 것은 누가 뭐래도 '예물과 예단'이다.

이 '예단·예물'은 결국 '돈' 문제로 시작해 '엄마(또는 집안 어르신)'들의 '신경전'으로 번지는 경우가 다반사다. 단순한 갈등이면 좋겠지만, '파혼'까지 이르게도 한다.

결혼정보회사 듀오의 결혼서비스 듀오웨드가 지난 7월 29일부터 일주일간 예비부부 317명(남 124명, 여 193명)을 대상으로 '결혼준비가 싸움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조사한 결과 69.4%는 '결혼준비 때문에 싸움을 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특히 가장 많이 싸우게 되는 문제로 27.1%가 '예단·예물'을 꼽아, '신혼집 마련(35.6%)' 다음으로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러한 결과에 커플매니저 김지연(32) 씨는 "사돈 간 지나친 경쟁의식과 신경전, 조건을 중요하게 여기는 점 등이 파혼을 부를 수 있다"며 "100을 줬다고 100을 전부 받을 수 없는 만큼 보다 넓은 마음과 상대를 이해하고 배려하는 자세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이것저것 묻지도 따지지도 않는 것은 물론이고 갈등 없이 준비하는 방법은 과연 없는 것일까.

서울시 종로구에서 25년째 예단 집을 운영한다는 황 모(52) 씨는 "절대 '뭐 필요하세요?' 혹은 '예단으로 생각해두신 것이 뭐가 있으신가요?' 등의 말을 해선 안 된다"라며 "예단을 준비하러 오는 예비신부들 가운데 예비 시댁에 이 질문을 했다가 마음고생 하는 경우를 종종 봤다"고 충고한다.

상황이 이러하니 최근 허례허식을 없애고 실속을 챙기는 젊은 예비부부가 늘고 있다.

2013년 한국소비자원의 조사에 의하면 결혼식을 치르는 비용 가운데 주택을 제외하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역시 예물(737만 원)과 예단(666만 원)이다. 이 결과에 대해 예비부부 대부분은 '예물과 예단'을 예의에 갖춰 하는 것은 나쁘지 않다고 생각하나 적절치 못한 과한 요구는 없어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예단업자 황 씨 역시 이들 의견에 동감하며 "예물의 경우 귀금속으로 시계나 반지 등이 포함돼 있어 그 가격이 천정부지로 오를 수 있다. 그러나 예단은(이불과 한복, 반상기, 은수저 등 포함) 몇백만 원까지 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 뿐더러 어지간하면 거품인지라 그렇게까지 할 필요 없다"고 강조하며 가장 평균적인 예단 적정 가격을 "기본적인 구성(이불+한복+반상기+은수저) 300만 원 정도"라고 조언했다.

그러나 바뀌는 결혼문화에 대해 혼주(婚主)인 부모님 입장에선 '남이 된 기분'이라며 '이해는 하나 서운한 마음이 드는 것은 사실'이라고 한다.

이에 대해 황 씨는 요즘 젊은 층이 합리적이나, 지나치게 본인들 생각만 한다고 지적한다.

결혼은 분명 사랑의 결실이지 돈이 오가는 거래가 아니다. 고급 이불이 없다고 잠을 못 자는 것도 아니며 명품 가방이 없다고 외출을 못 하는 것도 아닌만큼 서로에게 무리한 요구를 해선 안 되는 것이다.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예단·예물'을 지양하는 대신 실속을 차리되, 그동안 키워주신 부모가 인륜지대사인 결혼을 앞두고 소외감을 느끼지 않도록 배려하는 지혜가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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