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의 눈] '짭새'는 가고 '참수리'만 오라
입력: 2014.11.24 10:14 / 수정: 2014.11.24 15:44
전화 금융 사기 범죄를 담당한 전직 경찰 간부가 사상 최대 규모의 보이스 피싱 조직을 운영해 충격을 주고 있다./MBC 뉴스 갈무리
전화 금융 사기 범죄를 담당한 전직 경찰 간부가 사상 최대 규모의 보이스 피싱 조직을 운영해 충격을 주고 있다./MBC 뉴스 갈무리

[더팩트|황신섭 기자] 진짜 ‘짭새’가 나타났다.

이 짭새는 비행 실력이 어찌나 좋은지 중국과 미얀마를 수시로 날아다녔다. 그곳에서 사상 최대 규모의 전화 금융 사기(보이스 피싱) 조직을 운영했다.

자신이 수사한 금융 사기 전과자 3명까지 범죄에 끌어들였다. 주인공은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 전직 경찰 간부다.

주특기를 나쁜 짓에 잘 버무려 자기 배를 채운 돈만 무려 400억 원이다.

본디 ‘짭새’는 경찰을 비하하는 말이다. 경찰이 가장 싫어하는 단어다. 그런데 국민은 왜 경찰을 짭새라 부를까?

앞서 본 사례 때문이다.

경찰이 본분을 잊고 온갖 비리에 연루된 탓이 크다. 때로는 권력의 하수인이 된 것도 또 다른 이유다.

그만큼 어원에도 여러 가지 얘기가 있다. 우선 경찰이 시위 학생을 ‘잡’는 ‘새’라서 그렇다는 설이 가장 유력하다.

한때 경찰 상징이던 미국 흰머리독수리를 두고 반미 감정과 경찰 무시 풍조를 뒤섞어 짭새로 불렀다는 이야기도 설득력이 있다. 여기에 집회 현장에 모인 경찰 병력을 보고 민요 ‘새가 날아든다. 온갖 잡새가 날아든다’를 연상했다는 설도 그럴 듯하다.

어찌 됐든 그 바탕엔 경찰을 무시·경멸하는 인식이 깔려 있다.

경찰은 이렇게 부르지 말라고 한다. 하지만 그럴 자격이 있을까.

지난달 국정감사 때 유승우 새누리당 국회의원이 발표한 자료를 보면, 2008년 801명이던 비위 경찰관은 지난해 1166명으로 45.6%나 늘었다.

또 지난해 각종 범죄를 저질러 피의자가 된 경찰은 601명이었다.

특히 2011년부터 올해 8월까지 범죄 행각을 해 검찰이 기소한 경찰도 무려 512명이나 됐다.
계급별로는 경사 209명(40.8%), 경위 156명(30.4%), 경장 57명(11.1%), 순경 45명(8.8%) 등의 순이었다.

계급을 막론하고 경찰 공무원 범죄는 해마다 늘고 있다.

문제는 이런 경찰 탓에 참수리(현 경찰 상징· 책임감 있는 경찰을 뜻함)까지 매도당하는 것이다.

현재 경찰의 상징은 참수리다. 책임감과 대 국민 봉사 정신을 가진 경찰이란 의미다./경찰청 누리집
현재 경찰의 상징은 참수리다. 책임감과 대 국민 봉사 정신을 가진 경찰이란 의미다./경찰청 누리집

하지만 우리 경찰은 대다수 참수리다.

김광식(45) 강원 평창경찰서장은 지난 20일 오후 8시 40분께 평창군 평창읍 종부교 다리 난간을 넘어 뛰어내리려던 남성을 직접 구했다.

경기 용인서부경찰서 수지지구대 백광종, 김경이 경위는 지난 5일 한 모텔에서 불을 내 자살을 시도한 여성을 살렸다.

당시 이 여성은 의식이 없었고 모텔 방엔 불까지 번진 긴박한 상태였다. 하지만 두 경찰은 심폐소생술로 여성의 목숨을 구하고 수돗물로 화재도 진압해 대형 사고를 막았다.

계급 지위를 떠나 관할 구역을 순찰하고 자기 목숨보다 국민 생명을 먼저 생각하는 자세. 참수리란 바로 이런 경찰이다.

감히 짭새에게 말한다.

더 이상 참수리 얼굴에 먹칠 말고 푸드덕푸드덕 날아가시라.

제발 ‘짭새’는 가고 ‘참수리’만 오라.

hss@tf.co.kr

정치사회팀 tf.psteam@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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