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성인커뮤니티 '아내 갤러리' 푹 빠지면 큰일난다…왜?
입력: 2014.09.09 10:59 / 수정: 2014.09.10 09:42
아내의 나체를 올리는 사이트로 유명한 한 성인커뮤니티는 추석 연휴에도 활발하게 돌아갔다./해당 성인커뮤니티 캡처
아내의 나체를 올리는 사이트로 유명한 한 성인커뮤니티는 추석 연휴에도 활발하게 돌아갔다./해당 성인커뮤니티 캡처

[더팩트│성강현 기자] 민족의 대명절 추석 연휴에도 아내의 나체를 올리는 사이트로 유명한 한 성인커뮤니티는 활발하게 움직였다. 회원이 올린 내용에 조회수와 추천은 곧바로 상승했다. 직접 올리지는 않지만 이를 눈요기하는 구경꾼들은 많은 것으로 엿보였다.

하지만 성인업계 전문가들은 이 성인커뮤니티의 현주소는 예전만 못한 열기(?)라고 했다. 사이트에 올라온 내용에 대한 음란 규제도 규제이지만 주변에 굳이 회원 가입을 하지 않더라도 눈요기할 수 있는 게 많아졌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래도 마니아 중심의 충성도 높은 회원과 구경꾼은 여전히 상당하다는 게 성인업계 전문가들의 공통된 반응이다.

그들만의 세계를 평정하며 높은 위세를 자랑했다는 성인전용 F사이트의 최대 인기 코너는 다름 아닌 '갤러리커뮤니티'에 자리 잡은 ‘아내 갤러리’이다. 물론 사진의 여성 모델이 올린이의 배우자라는 최소한 근거는 없다. 그저 올린 사람의 아내라고 믿을 뿐이다. 그래도 진위여부를 따져보지 않고 많은 이들이 남의 아내 은밀한 속살을 본다는 기대감에 접속하고 있다.

아내 갤러리는 배우자라고 내세우며 야릇한 사진을 올리는 열혈 회원들이 없다면 사실상 무용지물인 코너이다. 한때 하루 40장의 사진이 쭉쭉 올라왔을 정도로 충성 높은 회원들이 많았다고 한다. 하지만 현재는 마니아 중심으로 하루 5-8장 정도 올라온다.

추석 이튿날인 9일 오전 현재, F사이트 아내 갤러리에는 7만5939개 게시물이 올라와 있다. 언제부터 아내 갤러리가 운영됐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다. 아내 갤러리 첫 페이지로 가면 ‘날짜는 2007년 1월 1일, 번호는 2만3823’에서 시작한다. 이전에도 상당한 게시물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아내 갤러리에는 사이트 회원들의 결코 평범하지 않은 성향을 보여주는 사진들이 태반이다. 심지어 은밀한 부위만 모자이크 처리한 성관계 장면까지 올린 이들이 있다. 공통분모의 취미를 가진 회원들은 올라온 사진에 댓글을 달며 추천을 누른다. 일부는 그들만의 공간이다 보니 민망하고 자극적인 글을 경쟁하듯이 남긴다. 때론 사진을 올린 이가 그런 댓글을 원한다며 부탁하는 경우도 있다. 일부는 사진을 올리며 아내가 자신보다 더 열성적이라며 야한 댓글을 요청하는 글을 첨부해 눈길을 끌었다.

아내 얼굴은 공개하지 않는다. 얼굴이 나오지 않게 찍거나 모자이크 처리로 신상 노출이 없게 한 것이다. 때문에 당사자나 촬영자 또는 지인이 아니고선 사진 모델이 누구인지 모른다. 특히 몰래 찍은 사진들은 없어 보인다. 대부분이 서로 약속된 상황에서 찍고 찍힌 것을 알 수 있는 사진들이 대부분이다. 즉 죗값을 치를 수 있는 ‘도촬(도둑 촬영)’은 없는 셈이다.

F사이트에는 아내 갤러리 뿐 아니라 여친 갤러리에도 많은 사진들이 매일 업데이트되고 있다. 같은 날 오전, 20만8557개의 게시물이 올라와 있다. 성인 전문가는 “사이트에 여친 갤러리가 따로 운영되고 있어 아내 갤러리에 배우자를 올리는 마니아가 엄연히 존재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그는 이어 “아내나 여자 친구 사진을 올리는 이런 행위에 중독이 되면 남성도, 여성도 빠져 나오기가 쉽지 않다”면서 “문제는 이런 거에 흥분되고 자극을 받게 되면 자칫 정도를 넘어선 일탈에 빠질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대표적인 예가 그들만의 용어인 '관전'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관전은 바로 옆에서 지켜보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한다. 관전에 맛들이면 자연스레 스와핑(부부나 애인 교환 성관계)으로 넘어갈 수 있다고 했다.

이 사이트의 한 회원은 “요즘 사회가 서로 다름에 대한 인정을 하는 분위기로 가는데, 이런 것에 대해 편견을 가지고 보지 않았으면 좋겠다”면서 “그저 공통된 취미를 갖고 있는 사람들의 조그마한 커뮤니티로 봤으면 바란다”고 말했다. 한마디로 이상하게 보지 말라는 얘기다.

성인업계 전문가들은 “(F사이트의) 봄날은 갔다. 유튜브 등 회원 가입을 하지 않더라도 눈요기할 게 많아지면서 마니아 빼고는 관심도가 떨어졌다"면서 “우리나라 성인업계에 대한 관계 당국의 과도한 규제도 한 요인이 됐다. 오히려 외국에 적을 둔 유튜브 등과 비교하면 역차별이다”라고 밝혔다.

한편, F사이트 측은 국내음란법의 기준에 따라 음란물을 지속적으로 관리, 삭제하고 있다고 홈페이지에 올려놨다. 이는 관계 당국의 법적 처벌을 피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사이트에 ‘음란물 유포 금지 안내문’이란 제목으로 다음과 같은 글이 있다.

“성인인증이 된 회원들의 전용공간이지만 국내법을 성실히 따르고 있습니다. 성기가 노출된 사진이나 체모가 드러난 사진을 올리시면 현행법의 저촉을 받게 됩니다. 저희도 사이트 유지를 위해서 열심히 삭제 등의 관리를 하고 있는 만큼 회원 여러분께도 불법 음란물을 올리지 마시고 상식적으로 합법적인 내용의 게시물을 올려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수년 전에는 이렇게 당부했다고 한다. “99.9%의 사진이 현행법에 위반되지 않더라도 0.1%의 음란사진 때문에 사이트에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사건팀 tf.caseb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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