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 현장] '유병언 사망', 구원파 서울교회·노른자 슈퍼 '적막'
입력: 2014.07.24 10:47 / 수정: 2014.07.24 10:53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사망 소식이 전해지면서 기독교복음침례회(일명 구원파)의 분위기를 알아보기 위해 <더팩트>는 23일 오후 서울 용산구 삼각지역에 있는 구원파 서울 본거지인 서울교회를 찾았다./용산=김아름 인턴기자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사망 소식이 전해지면서 기독교복음침례회(일명 구원파)의 분위기를 알아보기 위해 <더팩트>는 23일 오후 서울 용산구 삼각지역에 있는 구원파 서울 본거지인 서울교회를 찾았다./용산=김아름 인턴기자


[더팩트 | 용산= 김아름 인턴기자] 100여 일 가까이 계속된 유병언과 검·경의 술래잡기는 '유병언 사망'이라는 믿기 힘든 소식으로 끝이 났다. 22일 세월호 참사의 핵심 책임자이자 온갖 탈세와 비리 등 혐의로 검거 대상이던 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이 경찰 인력 수천 명을 피해 도망 다니다 반백골의 상태로 순천 별장 주변 매실 밭에서 발견됐다. 한 시대 남부러울 것 없이 호화로운 생활을 하며 지낸 사람의 말로라고는 믿기 어려울 만큼 쓸쓸하고 비참했다.

그러나 그의 '죽음'이 세상 밖으로 공개됐음에도 죽음을 둘러싼 갖가지 의혹이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며 세간의 화제가 되고 있다. 그를 모시던 안성 금수원의 기독교복음침례회(일명 구원파) 신도들은 검경이 거짓을 말하고 있다는 입장을 발표하며 사망 사실을 강력히 부인하고 있다.

유 전 회장 사망 발표 후 구원파의 분위기를 살펴보기 위해 23일 오후 <더팩트>는 구원파의 서울 본거지인 삼각지역에 있는 서울교회를 찾았다.

세찬 장대비라도 쏟아질 듯 먹구름이 잔뜩 낀 하늘은 어둡고 컴컴했다. 날씨 때문인지 서울교회 주변은 지난 방문 때와 달리 한산한 분위기로 지나다니는 사람들의 모습도 찾기 어려웠다.

지난 5월 11일 방문 이후 불과 얼마 지나지 않았음에도 서울교회 주변은 기존 자리를 지키던 가게들 대신 다른 것들이 들어서거나 사라졌다.

이러한 상황은 구원파가 운영하는 노른자 슈퍼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서울교회 건물 1층에서 운영되던 이 슈퍼는 언제부터인지 알 수 없으나 '임시 휴업'이라고 적힌 글자와 함께 굳게 잠겨 있었다.

취재진은 유 전 회장 도피 이후 변화된 노른자 슈퍼의 상황을 알아보고자 주변 부동산중개소와 가게 등을 다니며 임시 휴업 시작 시기와 운영 상태 등을 물었다.

A 부동산중개소는 "언제부터 (노른자 슈퍼가) 문을 닫았는지 모르지만, 이제는 영업하지 않는 것으로 안다"고 답했다. 또 다른 부동산중개소에서도 "앞에는 '임시휴업'이라고 적혀 있으나 들리는 얘기로는 가게가 아예 문을 닫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앞서 부동산과 같은 말을 했다.

매물 현황에 대해선 전부 '아는 바 없다'고 일축했다.

구원파의 서울교회 운영은 어떻게 되고 있을까. 한 부동산중개업자는 "어디서 나왔길래 그런 걸 캐묻고 다니느냐"며 다소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어 "나는 이 교회에 대해 전혀 아는 바 없으니 묻지 말아달라"며 민감하게 반응했다.

이 같은 반응은 주변 가게 주인들도 마찬가지였다. 모두 하나같이 "(세월호 참사) 사건 이후 평일 예배는 아예 보지 못했고 일요일엔 가게 운영을 안 하니 교회 예배가 언제 있는지는 물론이고 운영 등에 대해 모른다"는 답변할 뿐이었다.

서울교회 바로 옆에서 철물점을 운영하는 60대 할아버지는 "(노른자 슈퍼는) 운영을 중단하고 쉰다는 얘긴 들었으나 교회에 대해선 아무것도 모른다"면서 이어진 '유병언 사망과 관련해 들리는 어떠한 얘기도 없었느냐'는 질문에 "(서울교회가) 유병언과 관련된 교회라고 얘기는 들었지만 아는 바가 없다"고 대답을 꺼렸다.

오랜 시간, 이 지역에서 거주했다는 한 70대 할머니는 취재진을 향해 "자꾸 구원파에 대해 알아보고 다니지 마라. 유병언이 사망했다고 하지만 이곳은 위험하고 이렇게 알아보고 다니면 큰일을 겪을지 모른다"며 경고했다. 이어 "이곳 주민 누구에게 구원파와 관련된 질문을 해도 여기 사람들은 우리와 같은 대답을 할 것"이라며 "알아도 모른다고 대답하고 몰라도 모른다고 대답하는 게 이곳 주민들에겐 암묵적 규칙이 됐다"고 덧붙였다.

취재진은 더 자세한 분위기를 알아보고 싶었으나 해당 지역 주민 모두 대답을 피하거나 꺼려 자세한 사항을 알 수 없었다.

우연히 만난 한 남자 대학생을 만나볼 수 있었다. 그는 이곳을 처음 방문했다며 "구원파에 대해선 언론을 통해 계속 얘길 들었지만, 서울 본거지인 서울교회가 이곳에 있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다"면서 "비가 내린 탓도 있으나 구원파라고 하니 괜히 더 음산하고 음침한 것 같다" 말을 남기고 황급히 자리를 떴다.

사건팀 beautiful@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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