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현장] '침통-비통' 광주 헬기 사고 현장, 폭우 속 '슬픈 침묵'
입력: 2014.07.17 20:07 / 수정: 2014.07.17 20:07

17일 오전 광주광역시 광산구 고실마을 1차선 도로 옆으로 소방 헬기가 추락해 소방대원 포함 5명이 숨졌으며 행인이 부상한 가운데 경찰 및 소방관계자, 군인들이 현장을 수습하고 있다. / 광주 = 배정한 기자
17일 오전 광주광역시 광산구 고실마을 1차선 도로 옆으로 소방 헬기가 추락해 소방대원 포함 5명이 숨졌으며 행인이 부상한 가운데 경찰 및 소방관계자, 군인들이 현장을 수습하고 있다. / 광주 = 배정한 기자




[더팩트ㅣ광주 = 이성노 기자] 도심 한복판에 헬기가 추락해 탑승하고 있던 소방대원 5명이 그 자리에서 숨졌고, 지나가던 행인 한 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해 충격을 주고 있다. 특히 사망한 5명의 소방대원은 진도에서 세월호 침몰 수색을 마치고 강원도로 돌아가던 상황이었던 것으로 알려지며 또다시 국민들의 눈시울을 붉혔다.

17일 오전 10시 50분쯤 광주광역시 광산구 장덕동 고실마을 인근에서 소방 헬기가 추락해 탑승자 전원(조종사 2명, 정비사 1명, 구조대원 2명)이 세상을 떠났고, 당시 길을 지나던 여성 한 명이 화상을 입었다. 사고를 당한 헬기는 세월호 현장 수색 지원에 나선 강원 소방 헬기로 밝혀져 슬픔은 더했다. 당시 현장에 있던 목격자는 "헬기가 중심을 잃고 낮게 비행하더니 헬기 머리 부분이 땅에 부딪히면서 폭발했다. 굉음과 함께 불길이 치솟았다"고 전했다.

경찰 및 소방관계자, 군인들이 현장을 수습하고 있다.
경찰 및 소방관계자, 군인들이 현장을 수습하고 있다.

<더 팩트> 취재진은 오후 1시께 사고 현장을 찾았다. 사고 현장엔 폭우가 쏟아졌고, 소방대원들과 경찰들은 사고 잔해를 수습하고 있었다. 인근 주민들은 폭우에도 우산을 들고 나와 사고 수습 진행 현장을 지켜보며 슬픔을 함께했다. 주민들은 세월호 지원에 나선 헬기가 추락했다는 소식을 듣고는 하나같이 비통한 목소리로 "어떻게 이런 일이 있나. 도움을 주러 간 사람들이 되려 세상을 떠나다니…"라며 고개를 떨궜다.

더불어 헬기 조종사의 '살신성인' 정신에 주민들의 안타까움은 더했다. 한 목격자는 "헬기가 추락 직전까지 낮게 비행하다 사람이 없는 큰 도로변 옆으로 떨어졌다"며 "아무리 생각해도 조종사가 탈출보다는 안전한 추락장소를 찾았다고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문기식 광주 광산소방서장 역시 취재진 앞에서 가진 브리핑 자리에서 조종사가 추가피해를 막기 위해 마지막까지 애썼던 상황을 설명했다. 문 서장은 "헬기는 주택 지역 아파트와 도로변 인도에 추락했다. 사고 정황상 헬기 조종사가 마지막까지 온 힘을 다해 도로변으로 추락, 추가 인명피해가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국이 정확하게 조사해야 하지만 죽음의 순간에도 국민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려 했던 것 같다. 헬기 조종사의 살신성인 정신에 경의를 표한다"고 애도를 표했다.

사고 현장은 '슬픈 침묵'에 잠겼다. 사고 현장을 바라본 이들을 침묵 속에 슬픔을 같이 했다. 현장을 지키던 소방대원, 경찰들 역시 침묵 속에 고인의 명복을 바라는 표정이었다.

헬기 추락 사고 잔해가 남아 있다.
헬기 추락 사고 잔해가 남아 있다.

sungro51@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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