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 상반기 대형사고] ‘붕괴-침몰-화재-총기' 사고에 전 국민 '충격·불안'
입력: 2014.07.01 15:17 / 수정: 2014.07.01 17:45
올해 상반기는 경주 마우나오션리조트 붕괴를 시작으로 세월호 참사, 고양시회버스 종합터미널 화재, 22사단 총기 난사(왼쪽부터) 그리고 장성 요양병원 화재 등 대형사고가 끊이지 않고 이어졌다./임영무 기자, 이새롬 기자, 문병희 기자
올해 상반기는 경주 마우나오션리조트 붕괴를 시작으로 세월호 참사, 고양시회버스 종합터미널 화재, 22사단 총기 난사(왼쪽부터) 그리고 장성 요양병원 화재 등 대형사고가 끊이지 않고 이어졌다./임영무 기자, 이새롬 기자, 문병희 기자

'특종에 강한 스포츠서울닷컴 신개념 종합지 THE FACT'

[더팩트ㅣ이철영 기자] 이보다 더 큰 대형사고들이 잇따라 터질 수 있을까 싶다. 올해 상반기 한국은 잇단 대형사고로 수백 명이 생명을 잃었으며 그 충격도 여전하다. 대부분 사고가 ‘안전 불감증’에서 비롯돼 전 국민을 이른바 멘붕(멘탈 붕귀)에 빠지게 했다.

상반기 한국을 충격으로 몰고 간 대형사고를 <더팩트>에서 되짚어봤다.

지난 2월 19일 오후 9시 6분쯤 경주 마우나오션리조트 체육관 지붕이 붕괴하며 부산외국어대 학생 10명이 사망하고 100여 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안타깝게도 사망자 대부분은 이제 갓 대학에 입학한 20세 안팎의 신입생들이었다./KBS뉴스 캡처
지난 2월 19일 오후 9시 6분쯤 경주 마우나오션리조트 체육관 지붕이 붕괴하며 부산외국어대 학생 10명이 사망하고 100여 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안타깝게도 사망자 대부분은 이제 갓 대학에 입학한 20세 안팎의 신입생들이었다./KBS뉴스 캡처

◆ 대학생활 시작도 못 하고 진 청춘, ‘경주 마우나리조트 붕괴’

지난 2월 19일 오후 9시 6분쯤 경주 마우나오션리조트 체육관 지붕이 붕괴하며 부산외국어대 학생 10명이 사망하고 100여 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신입생 환영회를 즐기던 강당 안은 일순간 아수라장으로 바뀌었다. 무대 쪽 지붕 일부가 무너지더니 굉음과 함께 지붕이 연쇄적으로 무너졌다. 지붕이 완전히 붕괴하는 데는 불과 10초. 100명 가까운 학생이 빠져나오지 못하고 찌그러진 철골 구조물에 매몰됐다.

결국 이 사고로 10명이 사망하고 100여 명이 부상당했다. 안타깝게도 사망자 대부분은 이제 갓 대학에 입학한 20세 안팎의 신입생들이었다.

연초부터 들려온 대형사고에 국민들도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 더욱이 이제 갓 대학에 입학한 20세 전후 학생들의 사망이 커 충격은 더했다. 멀쩡하던 강당 지붕은 왜 갑자기 붕괴되며 수십 명의 사상자를 냈을까. 단순히 지붕에 쌓인 눈의 무게 때문이라고는 이해할 수 없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사고 후인 3월 말 경찰 발표는 국민들을 더욱 화나게 했다. 경찰 발표에 의하면 마우나리조트 강당 건설 과정에서 3차례 위법 행위가 발견됐다. 먼저 기둥 간 거리가 31m로 건축법 시행령(30m 이상이면 건축구조기술사가 구조 안전 확인)에 따라 건축구조기술사가 구조의 안전을 확인해야 한다. 하지만 리조트 건설 당시 건축구조기술사는 안전 확인도 없이 도장만 대여해줬다.

또 건축사는 임의로 설계도면, 앵커볼트 등 자재를 교체했다. 이후 건물 시공을 맡은 시공사는 설계도에 계획된 자재(SM490)보다 강도가 약한 자재(SS400, SPHC)를 사용했다. 사용된 자재는 자동차 철판용으로 설계 자재보다 흡수력이 절반 수준이다.

지난 4월 16일 오전 진도 앞바다에서 제주도로 향하던 청해진해운의 ‘세월호’가 침몰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안산 단원고등학교 학생 수백 명과 일반인 승객 등을 포함해 467명이 탑승해 있었다. 1일 현재 세월호 침몰로 293명이 사망했으며 여전히 11명은 실종 상태다. /임영무 기자
지난 4월 16일 오전 진도 앞바다에서 제주도로 향하던 청해진해운의 ‘세월호’가 침몰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안산 단원고등학교 학생 수백 명과 일반인 승객 등을 포함해 467명이 탑승해 있었다. 1일 현재 세월호 침몰로 293명이 사망했으며 여전히 11명은 실종 상태다. /임영무 기자

◆ 수백 명 생명 앗아간 세월호 참사…아직 11명 실종

경주 마우나오션리조트 붕괴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인 지난 4월 16일 오전 진도 앞바다에서 제주도로 향하던 청해진해운의 ‘세월호’가 침몰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안산 단원고등학교 학생 수백 명과 일반인 승객 등을 포함해 467명이 탑승해 있었다. 그러나 단원고 학생들의 제주도 수학여행은 삽시간에 무너지며 전 국민을 충격으로 몰아넣었다.

세월호가 진도 앞바다에 침몰했기 때문이다. 세월호 침몰로 수많은 사람이 배에서 바다로 뛰어들었지만 “기다리라”는 안내방송만 믿은 채 미처 빠져나오지 못한 승객 수백 명은 차가운 바다에서 생명을 잃었다.

1일 현재 세월호 침몰로 293명이 사망했으며 여전히 11명은 실종 상태다. 세월호 참사는 인재였다. 선원들은 승객을 버리고 살겠다며 빠져나왔고, 안내방송만 믿었던 수백 명의 단원고 학생들은 생명을 잃었다.

이후 세월호 실소유주가 과거 오대양 사건으로 논란을 빚었던 기독교복음침례회(일명 구원파)와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과 관련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검찰과 경찰은 유 전 회장과 일가를 체포하기 위해 나섰다. 검·경은 유 전 회장의 부인, 동생 등 가족과 최측근들을 잇달아 구속하고 구원파 본산인 경기도 안성 금수원에 대한 압수수색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유 전 회장과 장남 대균 씨의 행방을 찾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30일 범정부사고대책본부는 유가족들에게 그간의 수색결과와 7월 31일까지 한 달간 3, 4, 5층 객실 중 실종자가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구역을 중심으로 추가 수색 방침을 골자로 한 수색 계획을 전달했다.

그러나 유가족들은 "실종자가 남아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객실이 어디인지, 무슨 근거로 추정하는지도 없고 2층 화물칸 진입 통로 수색 여부, 잠수시간을 늘리기 위한 방안 등도 전혀 없다"며 보안을 요구했다.

세월호 참사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실종자 11명을 찾아야 하고 이후에는 인양과 함께 사고원인 조사, 유 전 회장 일가 체포 등 해결해야 할 일이 산적한 과제로 남아있다.

지난 5월 26일 오전 9시 10분쯤 고양시 시외버스 종합터미널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화재로 8명이 사망했고, 110명이 부상했다. 소방당국은 고양시외버스 종합터미널 화재 현장 감식 결과 불이 난 뒤 지하 1층 스프링클러와 에스컬레이터 주변 방화 셔터와 재연커튼 등 방화시설이 작동하지 않았다고 밝혔다./이새롬 기자
지난 5월 26일 오전 9시 10분쯤 고양시 시외버스 종합터미널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화재로 8명이 사망했고, 110명이 부상했다. 소방당국은 고양시외버스 종합터미널 화재 현장 감식 결과 "불이 난 뒤 지하 1층 스프링클러와 에스컬레이터 주변 방화 셔터와 재연커튼 등 방화시설이 작동하지 않았다"고 밝혔다./이새롬 기자

◆ 부실 또 부실…안전 불감증, 장성요양병원·고양시외버스 종합터미널 화재

세월호 참사로 전 국민이 슬퍼하고 있는 가운데 이틀 사이로 고양시외버스 종합터미널과 장성요양병원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그야말로 총체적 난국이라는 탄식이 곳곳에서 쏟아졌다. 한국엔 안전한 곳이 없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지난 5월 26일 오전 9시 10분쯤 고양시 시외버스 종합터미널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화재로 8명이 사망했고, 110명이 부상했다.

소방당국은 고양시외버스 종합터미널 화재 현장 감식 결과 "불이 난 뒤 지하 1층 스프링클러와 에스컬레이터 주변 방화 셔터와 재연커튼 등 방화시설이 작동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스프링클러는 자동소화설비로 불이 감지되면 바로 물이 터져 나오지만, 지하 1층은 인테리어 공사를 하면서 스프링클러 밸브를 잠가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 화재 역시 인재로 드러났다. 화재 원인으로 지목된 용접공사 때 안전수칙을 지키지 않았고 방화시설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것은 물론, 고양시는 불이 나기 며칠 전 터미널 전반에 걸쳐 안전점검을 했으나 시늉만 내는 점검이었기 때문이다.

경기 일산경찰서는 7월 첫째 주나 둘째 주 수사를 마무리하고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다.

고양시외버스 종합터미널 화재 이틀 후인 28일 오전 0시 27분경 장성에서는 요양병원 화재 소식이 들려왔다. 화재가 발생한 효실천사랑나눔요양병원(이하 병원) 별관 3층에서 화재가 발생했고 불은 6분 만에 진화됐다. 빠른 진화에도 불구하고 화재로 21명이 생명을 잃었다. 병원엔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이 대부분이었기 때문이다. 사망한 노인 대부분은 침대에서 벗어나지 못했고 순식간에 퍼진 유독가스에 노출돼 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불은 병원에 입원했던 80대 김모 씨의 방화 때문으로 밝혀졌다. 수사당국이 화재가 발생한 요양병원 별관 3층의 폐쇄회로(CC)TV 화면을 분석한 결과 김씨가 화재 발생 전 병원 별관 3층 3006호에 뭔가를 가지고 들어갔다가 나온 모습이 포착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화재 수사 과정에서 안전에 대한 병원 측의 안이한 대비가 도마에 올랐다. 병원 내 소화기는 무용지물이었고, 별관 2층 비상구 두 개 중 하나는 잠겨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또 별관 2층 병동에 야간 당직자를 1명만 배치하고 스프링클러·화재용 간이 호흡 기구·미끄럼대·피난 사다리·공기안전 매트 등 소방·피난 장비를 갖추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병실 사이의 벽은 벽돌이나 경량 거품 블럭(ALC)을 사용해야 함에도 설계를 무시한 채 샌드위치 패널로 시공해 유독가스의 차단을 어렵게 한 것으로 드러났다.

결국, 기준을 지키지 않은 결과로 6분 만에 진화된 불에 21명의 희생을 가져왔다.

지난 21일 오후 8시 15분쯤 강원 고성군 동부전선 22사단 GOP 부대에서 총기를 난사하고 병사가 탈영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장례는 28일 엄수됐고 희생 장병들은 국립현충원에 안장됐다./문병희 기자
지난 21일 오후 8시 15분쯤 강원 고성군 동부전선 22사단 GOP 부대에서 총기를 난사하고 병사가 탈영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장례는 28일 엄수됐고 희생 장병들은 국립현충원에 안장됐다./문병희 기자

◆ 동부전선 총기 난사 후 탈영 ‘충격’, 군 당국 잇단 거짓말 논란까지…

지난 21일 오후 8시 15분쯤 강원 고성군 동부전선 22사단 GOP 부대에서 총기를 난사하고 병사가 탈영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22일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브리핑을 갖고 "21일 오후 8시 15분께 동부전선 GOP 소초 총기 사고로 5명이 사망하고 7명이 부상하는 안타까운 일이 발생했다"며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다.

총기를 난사한 임모(22) 병장은 K-2 총기와 실탄 수십 발을 소지하고 탈영했다. 하지만 임 병장의 탈영은 43시간 만인 23일 오후 2시 55분쯤 군 당국에 생포되면서 종료됐다. 생포 당시 임 병장은 자신이 소지하고 있던 소총으로 왼쪽 심장과 어깨 사이에 총격을 가하며 자살을 시도했다. 그러나 결국 실패했고 군 당국에 의해 생포됐다.

이렇게 일단락될 것 같았던 사건은 군 당국이 병원으로 이송하는 과정에서 임 병장 대역을 쓰며 논란을 빚었다. 군 당국은 해당 병원에서 대역을 요구했다고 주장했지만, 병원 측은 요구한 사실이 없다고 반박했다. 논란은 이뿐만이 아니었다. 임 병장이 자살 전 적었다는 메모지 공개를 두고도 군은 유족 측의 요구로 비공개하기로 했다고 밝혔지만, 이 또한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그뿐만 아니라 김관진 국방부 장관(당시)이 국회에 출석해 사건이 마치 군대 내 집단 따돌림에 의해 발생한 미화하는 발언을 해 논란을 빚었다. 김 장관의 말을 들은 유족들은 27일로 예정됐던 장례일정을 취소하며 장관 면담을 요청하기도 했다. 면담 후 장례는 28일 엄수됐고 희생 장병들은 국립현충원에 안장됐다.

이후 지난달 30일 오후 육군은 'GOP 총기 난사 수사경과 및 방향'에 대해 브리핑했다.

육군 관계자는 “사건이 발생한 GOP 소초에선 (임 병장이 발사한) 25발의 탄피가 발견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임 병장은 수사진에 "도주 과정에서 사격한 적이 없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육군 관계자는 임 병장에 대한 조사에서 부대 내 '왕따'와 관련해 "그림에는 머리숱이 없고 왜소한 사람의 모습도 그려져 있었다"면서 "임 병장은 사건 당일 이 그림을 보고 화가 났다고 진술했다"면서 “집단 따돌림이나 간부의 구타 등은 일방적인 임 병장의 진술로 그 부분에 관해서는 확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건팀 cubs20@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이메일: jebo@tf.co.kr
▶뉴스 홈페이지: http://talk.tf.co.kr/bbs/report/write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AD
인기기사
실시간 TOP10
정치
경제
사회
연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