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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람에서 무덤까지’ 유업계, 청년·노년까지 책임진다…新시장 공략
입력: 2018.04.24 10:42 / 수정: 2018.04.24 10:42
영·유아 제품에 초점을 맞춰온 유업계가 카페·디저트는 물론 실버푸드 사업에도 뛰어들며 전 연령층을 아우르는 기업으로 거듭나고 있다. 사진은 1964 백미당 광화문 D타워 매장 전경. /백미당 공식 인스타그램 캡처
영·유아 제품에 초점을 맞춰온 유업계가 카페·디저트는 물론 실버푸드 사업에도 뛰어들며 전 연령층을 아우르는 기업으로 거듭나고 있다. 사진은 1964 백미당 광화문 D타워 매장 전경. /백미당 공식 인스타그램 캡처

[더팩트│황원영 기자] 그간 영·유아 제품에 초점을 맞춰온 유업계가 전 연령층을 아우르는 기업으로 거듭나고 있다. 저출산에 따른 우유소비량 감소로 고전을 면치 못하는 가운데 인구구조도 고령화하자 사업 다각화에 나선 것이다. 유업계는 청년층은 물론 중년층을 위한 카페·테마파크 사업에 힘을 쏟는 한편 노년층을 대상으로 한 실버푸드 사업에도 뛰어들었다. 영·유아에 집중했던 기존 뉴트리션 사업을 생애주기 전반으로 확장하겠다는 계획이다.

◆ 분유·우유는 기본…디저트로 ‘입맛’도 잡는다

매일유업은 일찍부터 사업 다각화에 나섰다. 우선, 2009년 9월 커피 사업 브랜드 ‘폴 바셋’을 론칭하고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신세계 강남점에 1호점을 낸 후 올해 2월 기준 전국에 95개의 직영매장을 운영 중이다. 지난 2016년 69개였던 매장은 2년 사이 26곳이나 늘어났다.

폴 바셋은 고품질 커피를 내세운 프리미엄 커피 브랜드다. 기존 커피전문점에서 찾아보기 힘든 아이스크림을 디저트 메뉴로 내세웠다. 특히 ‘상하목장 밀크 아이스크림’은 소비자를 사로잡으면서 입소문을 내는 데 일조했고 커피 프랜차이즈 업계에 아이스크림 열풍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최근에는 전북 고창에 ‘상하농원’이라는 농촌 체험 테마파크를 운영하며 가족 단위 고객들도 겨냥하고 있다. 상하농원은 매일유업이 농림축산식품부·고창군과 함께 370억 원을 투입해 개발한 곳으로 농업과 가공, 유통과 관광 서비스를 복합적으로 제공하는 공간이다. ‘짓다·놀다·먹다’를 콘셉트로 농장과 체험시설, 식당과 숙박 시설 등을 한 곳에 모았다. 지역경제에 도움을 줄 수 있도록 농장에서 기른 작물을 가공한 제품을 상하농원 홈페이지 내 ‘파머스 마켓’에서 판매하기도 한다.

이 외에도 매일유업은 유아동복을 운영하는 제로투세븐, 외식업 엠즈씨드 등 다양한 분야에서 계열사를 운영하고 있다.

서울우유도 디저트와 아이스크림 시장에 뛰어들었다. 서울우유는 국산 원유 소비 활성화 차원에서 서울 서초동에 유제품 디저트 카페 ‘밀크홀 1937’을 지난해 오픈했다. 밀크홀 1937 카페는 조합원이 생산하는 고품질 원유로 만든 병우유·발효유·자연치즈·아이스크림 등을 판매한다. 서울우유는 올해부터 밀크홀 1937 매장 수를 더욱 확대하고 원유 소비채널을 다각화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2020년까지 양주·용인공장을 통합한 양주 신공장을 완공하고 반려동물 전용우유 ‘아이펫밀크’를 출시하는 등 저출산에 따른 우유 판매량 감소를 극복한다는 방침을 내세웠다.

남양유업은 2014년부터 ‘1964백미당’을 운영하고 있다. 현재 75개 점포를 운영 중인데 지난해(50개 매장) 대비 25개나 늘었다. 올해 상반기까지 100호점을 돌파하겠다는 목표 아래 공격적인 출점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12월 홍콩 침사추이에도 팝업스토어를 열면서 해외 시장 진출 가능성을 보여줬다.

롯데푸드 파스퇴르도 ‘파스퇴르 밀크바’를 지난해 10월 열고 매장수를 8개까지 확대했다. 파스퇴르 밀크바는 고급 원유로 만든 소프트아이스크림, 요거트 등 19종의 밀크 디저트를 판매한다.

유업계는 앞으로 성장 가능성이 높은 시니어 뉴트리션 산업을 선도하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사진은 매일유업 MIC 연구소 건물 전경. /매일유업 제공
유업계는 앞으로 성장 가능성이 높은 시니어 뉴트리션 산업을 선도하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사진은 매일유업 MIC 연구소 건물 전경. /매일유업 제공

◆ 요람에서 무덤까지? 실버푸드 사업 뛰어 든다

유업계는 시니어 사업 진출을 통한 활로 모색에도 나서고 있다.

매일유업은 지난 20일 국내 식품업계 최초로 ‘사코페니아(Sarcopenia) 연구소’를 출범했다. 사코페니아는 골격근이 정상보다 크게 줄어드는 근감소증으로 노년층의 주요 질환 중 하나다.

사코페니아 연구소에서는 △사코페니아 질환 관련 학술연구 △제품 개발 △국내외 트렌드 리서치 등 전문적인 종합 연구가 이뤄질 예정이다.

매일유업 영양식연구센터에서 영유아식과 환자식 연구 및 제품 개발을 총괄하는 김용기 센터장이 연구소장을 맡았으며, 모유 연구 및 분유 개발을 전문으로 하는 매일아시아모유연구소의 정지아 소장도 합류했다. 시니어 사업은 향후 성장성이 큰 만큼 집중적으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매일유업은 사코페니아 연구소 출범을 계기로 소비자들이 건강한 노년을 보내는데 도움이 되는 다양한 제품들도 선보인다.

일동후디스 역시 노년층을 위한 분유 및 액상 유제품 등을 개발하며 실버 푸드 사업 진출을 검토하고 있다. 서울우유는 시장을 파악하고 내부적으로 제품 개발하는 작업을 펼친 것으로 알려졌다.

hmax875@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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