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애플사의 야심작 MP3플레이어 아이팟터치가 해킹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아이팟터치는 지금까지의 아이팟과는 다르게 전면을 터치스크린으로 제작했다. 깔끔한 디자인과 터치를 통한 직관적인 조작방법, 애플의 전화기인 아이폰을 닮은 모습으로 발매 전부터 관심을 모았다. 국내에서는 10월 초부터 판매가 시작돼 전 쇼핑몰이 매진일 만큼 인기를 얻고 있다.
◇안되면 만들어서 쓴다.
하지만 아이팟터치가 발매된 후 사용자들은 아이팟터치 기능에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PDA(개인일정관리단말기)를 닮은 디자인이지만 애플은 앞서 발매된 아이폰과의 중복을 막기 위해서 아아팟터치에서 일정관리나 e메일, 지도 검색 같은 기능들을 빼버리고 발매했다. 하지만 해커들은 아이팟터치의 펌웨어(운영소프트웨어)를 해킹해 다양한 응용프로그램을 설치, 사용할 수 있게 만들고 있다. 현재 해킹을 통해 개조 한 아이팟터치에는 애플에서 공인하는 아이폰용 어플리케이션(응용프로그램)은 물론 아마추어들이 만든 해킹 어플리케이션도 설치 가능하다.
◇PDA로 변한 아이팟
해커들은 다양한 웹사이트(대표 사이트 www.slovix.com/touchfree)에서 아이팟터치의 해킹에 관한 정보와 방법을 지속적으로 업데이트 하고 있다. 초반에는 윈도운영 체제가 아닌 맥에서만 해킹이 가능했다. 그러나 지금은 윈도에서도 쉽게 해킹을 할 수 있는 '쉬운 버전'도 만들어져 유포되고 있다. 기본적인 컴퓨터 지식만 있으면 초보자도 쉽게 따라할 수 있는 수준이다.
이렇게 해킹된 아이팟 터치에서는 원래는 지원하지 않는 많은 기능을 사용할 수 있게 된다. PDA의 기본기능이라 할 수 있는 일정관리, 메모기능은 기본이며 아이팟터치의 인터넷 기능을 이용, MSN과 AIM등이 가능한 메신저를 설치할 수도 있다. 메일을 보내거나 세계 날씨, 구글 맵을 통해 전 세계의 지도를 확인할 수도 있다. 전자사전, e북과 RSS리더, 스도쿠나 음악퀴즈 같은 게임도 설치 가능하다.
일부 사용자들은 아이팟터치의 방향회전을 인식하는 센서를 이용해 만보계 기능을 넣는 등 아이팟터치가 기존 PDA를 훨씬 뛰어넘는 개인 단말기로 새롭게 탄생하고 있다.
◇PSP 해킹과 닮은꼴 이아팟 비디오 해킹도 진행 중
아이팟터치 해킹은 기기가 가진 기능을 최대한 활용하고자 하는 사용자의 요구에 의한 것이다. 또한 순수하게 소프트웨어를 해킹해 편리한 기능을 넣는 사용자 중심으로 해킹을 했다는 점에서 PSP 해킹과 닮은꼴이다.
물론 애플은 새로운 정식펌웨어로 아이팟의 해킹을 막겠지만 해커들은 새로운 펌웨어에 대한 해킹을 또다시 시도할 것이 분명하다. 앞으로도 많은 해커들과 프로그래머들이 해킹된 아이팟터치를 위한 프로그램을 개발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해커들은 지난 2005년 발매된 아이팟비디오에 아이팟터치와 함께 발매된 아이팟클래식 소프트를 설치하는 해킹을 시도중이다.
네티즌들은 "애플이 소비자가 원하는 기능을 빠르게 업데이트 하지 않으면 해킹이 아이팟의 기본이 될지도 모른다"며 "한글입력지원과 일정입력 같은 기능을 첨가해주길 바란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안진호 객원기자 binu1004@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