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한 의미가 퇴색될까 염려스러워서." 나훈아는 가수협회에 3000만원의 후원금을 낸 뒤 '외부에 밝히지 말라'는 함구령을 내렸다. /예아라 제공 |
[더팩트|강일홍 기자] '가황' 나훈아가 대한가수협회(이하 가수협회)에 후원금을 몰래 전달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나훈아는 지난해 가을 새로 출범한 가수협회가 재정적 어려움을 겪는다는 소식을 전해듣고 최근 측근을 통해 3000만 원을 기탁한 뒤 주위에 함구령을 내린 것으로 확인됐다.
18일 오후 가요계의 한 원로는 <더팩트>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나훈아 씨는 예전부터 후배가수 이자연을 예뻐했다. 지난해 새롭게 출범한 가수협회가 어렵다는 얘기를 듣고 새 회장으로 임기를 시작한 이자연 회장에게 힘을 불어넣는 차원에서 최근 후원금 3000만 원을 기탁하게 됐다. 원래는 가수협회장이 된 뒤 식사를 하면서 조언을 해주려는 의도로 만났으며 후원금이나 격려금 얘기가 알려지면 의미를 퇴색시킨다고 생각해 알려지는 걸 원치 않았던 것 같다"고 기탁 배경을 설명했다.
나훈아는 당초 후원금을 낸 사실을 '일체 외부에 밝히지 말라'는 함구령을 내렸지만 나훈아와 이자연 회장이 17일 저녁 서울의 한 특급호텔에서 측근들과 식사를 한 직후, 이를 사전에 전해듣지 못한 가요계 한 지인이 외부에 귀띔을 하면서 밝혀졌다.
나훈아는 가수 이자연의 데뷔곡인 '당신의 의미'를 작사 작곡했고, 이후에도 '서울 나그네' '이별의 18번지' 등의 곡을 주면서 애정어린 유대관계를 유지해왔다. 사진은 17일 서울의 W호텔에서 측근들과 가진 식사 직후 나훈아(오른쪽)와 이자연. /가수협회 A 이사 제공 |
이에 대해 가수협회 이사 A씨는 18일 전화통화에서 "나훈아 선배의 격려금을 공식 후원금으로 전달 받은 건 사실"이라고 직접 확인해줬다. 그는 "가수협회는 동료가수들이 십시일반 내는 회비로 운영되는 비영리단체이다 보니 늘 살림이 빠듯할 수밖에 없다"면서 "다만 액수를 떠나 협회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보여주신 게 후배들한테는 너무 감사한 일"이라고 덧붙였다.
나훈아와 이자연의 인연은 각별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훈아가 이자연의 데뷔곡인 '당신의 의미'를 작사 작곡했고, 이후에도 '서울 나그네' '이별의 18번지' 등의 곡을 주면서 애정어린 유대관계를 유지해왔다.
가수협회에 대한 이자연의 애정도 남다르다. 그는 1대~5대까지 가수협회 이사 겸 부회장을 역임했고 남진(초대) 송대관(2대) 태진아(3, 4대) 김흥국(5대)에 이어 지난해 9월 임기 3년의 대한가수협회 6대 회장에 취임했다.
또한 6대 가수협회 이사로는 진미령, 김용임, 서지오, 박수정, 이대준, 김상식, 우연이, 조한국, 함원식, 조승구, 김진아, 옥희 등 선출직 12명과 임희숙, 김국환, 서수남 등 임명직 6명 등 총 18명의 이사가 선임됐다.
한편 가수협회는 이자연 신임 회장 출범 이후 내부 결속 및 기금마련을 위해 지난해 연말 첫 후원회를 갖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