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페널티 없는' 국회의원 해외 출장, 2018년 총 126회 57억 사용
입력: 2019.02.28 14:35 / 수정: 2019.02.28 14:35

<더팩트>가 국회 사무처에 정보공개를 청구해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국회의원들은 지난해 총 126회 해외출장을 떠나, 57억 원의 세금을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9월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본회의를 마친 뒤 20대 여야 국회의원들이 단체촬영을 하던 당시. /더팩트DB
<더팩트>가 국회 사무처에 정보공개를 청구해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국회의원들은 지난해 총 126회 해외출장을 떠나, 57억 원의 세금을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9월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본회의를 마친 뒤 20대 여야 국회의원들이 단체촬영을 하던 당시. /더팩트DB

국회 정보공개 청구 자료 확인...이수혁 의원 최다 9회, 조응천 윤종필 의원은 7회 출장

[더팩트ㅣ허주열 기자] '외유성 출장', '해외 스트립바 방문' 등 국회의원들의 수상한(?) 해외출장과 관련한 논란이 되풀이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국회의원 해외출장은 총 126회로 집계됐으며 약 57억 원의 국민 세금을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더팩트>가 국회 사무처에 정보공개를 청구해 확보한 자료를 바탕으로 '2018년 국회의원들의 전체 해외출장'을 분석한 결과 6·13 지방선거와 남북 정상회담, 북미정상회담, 사법농단 파문, 선거제도 개편 이슈가 쏟아진 지난해에도 국회의원의 해외출장은 총 126회로 나타났으며 57억1576만 원의 예산이 사용돼 수행원 경비를 포함해 의원 1인당 약 1900만 원의 비용을 쓴 것으로 10일 집계됐다. 특히 의원 외교활동에는 반드시 제출키로 돼 있는 보고서 미제출이 상당하고 현지 일정 등에도 문제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말 외유성 출장 의혹이 제기된 국회 운영위원회 소속 한국당 의원 8명은 3박 4일 다낭 출장비로 2390만 원을 사용했다. 운영위 소속 민주당 의원 9명은 한국당 의원들의 출장과 겹치는 시기 2박 3일로 일본 오사카를 방문해 2631만 원의 세금을 사용했다. 텅텅 빈 본회의장. /이새롬 기자
지난해 말 외유성 출장 의혹이 제기된 국회 운영위원회 소속 한국당 의원 8명은 3박 4일 다낭 출장비로 2390만 원을 사용했다. 운영위 소속 민주당 의원 9명은 한국당 의원들의 출장과 겹치는 시기 2박 3일로 일본 오사카를 방문해 2631만 원의 세금을 사용했다. 텅텅 빈 본회의장. /이새롬 기자

◆유럽 8일 일정에 3억 3860만 원 최다 출장비...수행원만 17명

지난해 의원들은 해외로 나간 총 126회 출장 가운데 출장비가 가장 많았던 해외출장은 지난해 1월 15~22일 당시 정세균 국회의장과 신창현·박용진 민주당, 정우택 한국당, 이용호 국민의당, 윤소하 정의당 의원 등 6명이 함께한 영국·포르투갈 출장이다. 이 출장에는 3억3860만 원이 출장비로 쓰였다. 이 출장에는 국회의원 6명 이외에 의장 비서실, 국회 의전국 직원 등 17명의 수행원이 동행했다.

또 지난해 말 외유성 출장 의혹이 제기된 국회 운영위원회 소속 한국당 의원 8명은 3박 4일 다낭 출장비로 2390만 원을 사용했다. 운영위 소속 민주당 의원 9명은 한국당 의원들의 출장과 겹치는 시기 2박 3일로 일본 오사카를 방문해 2631만 원의 세금을 사용했다.

문제는 이들의 해외출장이 해당 상임위 등의 업무 연관성 일정은 극히 미미한 수준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운영위 소속 민주당 의원 9명은 한국당 의원들의 다낭 출장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자 온천 체험과 오사카성 관람 등 관광 일정을 부랴부랴 취소했다.

<더팩트>가 국회사무처에 정보공개를 청구해 입수한 2018년 국회의원 해외출장 내역 일부. /국회사무처
<더팩트>가 국회사무처에 정보공개를 청구해 입수한 '2018년 국회의원 해외출장' 내역 일부. /국회사무처


출장에 대한 보고서도 국회사무처 홈페이지에 공개되지 않았고, 취재진이 운영위에 수차례 요청한 끝에 별도로 받아본 결과 첫날은 오사카무역관 방문(1시간), 오사카 이쿠노 코리아타운 시찰(1시간), 지역 교민과의 만찬을 겸한 간담회(2시간) 등이다.

둘째날은 고베 인간과 방재 미래센터 시찰(1시간), 고베 지진 메모리얼 파크 방문(15분), 고베 차이나타운 시찰(1시간), 오사카역 및 우메키타 지역 시찰(1시간) 등 공무와 관광을 섞은 일정을 소화했다. 셋째날은 특별한 일정 없이 11시45분 비행기로 귀국했다.

◆이수혁 민주당 의원 최다 9회, 조응천 윤종필 의원은 7회로 '공동 2위'

정책적 업무보다 관광 등 일정이 많은 것은 여야를 막론했다. 또, 해외출장 횟수가 가장 많았던 의원은 이수혁 민주당 의원이다. 이 의원은 스페인·모로코(3월), 폴란드(5월), 싱가포르(9월) 등으로 9차례 출장을 다녀왔다. 이어 조응천 민주당, 윤종필 한국당 의원이 7회, 진영·박경미 민주당, 이은재 한국당 의원이 5회, 기동민·박용진 민주당, 김성태·정양석 한국당 의원 등이 4회로 뒤를 이었다.

의원들이 자주 가는 출장지는 일본(11회), 미국(9회), 베트남·호주(8회), 독일·뉴질랜드·러시아(7회), 스페인·스위스·프랑스(6회) 순으로 집계됐다.

◆페널티 없는 '해외 출장'...30일 이내 보고서 제출, 아직도 '작성 중'


지난해 말 개정된 '국회의원의 외교 활동 등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의원들은 의회외교 활동을 마친 후 30일 이내에 활동 결과 보고서를 국회의장에게 제출하고, 국회사무처는 홈페이지를 통해 이 보고서를 공개해야 한다.

하지만 ▲안규백·윤관석·김종민 민주당, 민경욱 한국당 의원의 아르헨티나 출장(10월30일~11월6일, 출장비 1억1917만 원) ▲이수혁 민주당, 백승주 한국당 의원의 캐나다 출장(11월14~19일, 출장비 4343만 원) ▲윤준호 민주당, 홍일표 한국당 의원의 폴란드 출장(12월6~12일, 3361만 원) ▲추미애·민병두·김병기 민주당, 김정훈·윤종필 한국당, 윤영일 민주평화당 의원의 러시아 출장(12월8~15일, 출장비 6191만 원) 등은 현재까지 출장 보고서가 공개되지 않았다.

국회는 입법부로서 해외출장 등과 관련한 보고서 제출 등의 규정을 제대로 지키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방미 대표단인 문희상 국회 의장과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10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에서 미국으로 출국하고 있다. /남윤호 기자
국회는 입법부로서 해외출장 등과 관련한 보고서 제출 등의 규정을 제대로 지키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방미 대표단인 문희상 국회 의장과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10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에서 미국으로 출국하고 있다. /남윤호 기자

지난해 연말 국회 운영위원회 소속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국회 본회의를 불참하고, 떠난 베트남 다낭 출장이 문제가 됐고, 지난달에는 한 한국당 의원의 미국 출장 중 스트립바 방문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질타를 받았다. 하지만 국회는 입법부로서 지켜야 할 최소한도 제대로 지키기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국회사무처 관계자는 "규정에 명시된 기한을 지키지 않는다고 특별한 페널티는 없다"며 "의원들의 출장을 수행한 실무자들이 보고서를 작성해 의원 검토를 거쳐 국회 사무처로 넘어오기까지 시간이 걸리는 경우가 많아 기한을 지키지 못하는 경우가 꽤 있다"고 말했다.

김삼수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정치사법팀 팀장은 "해외출장지에서 부적절한 행위가 발생하면 출장비 환수와 출장 제한 등의 페널티를 적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뿐만 아니라 보고서 미제출이나 부실인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페널티 적용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sense83@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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