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측 예술단의 평양 공연 당시 북한 김정은 위원장의 신청곡으로 알려진 '뒤늦은 후회'가 가수 최진희 특유의 애잔한 목소리에 담겨 제작중인 것으로 <더팩트> 취재결과 확인됐다. /평양공연 사진공동취재단 |
최진희, 방북 예술단 공연서 부른 김정일 생전 애창곡
[더팩트|강일홍 기자]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전 애창곡이었던 가수 고 장덕의 노래 '뒤늦은 후회'가 33년만에 리메이크 발매된다. 이 노래는 현재 가수 최진희 특유의 애잔한 목소리에 담겨 제작중인 것으로 <더팩트> 취재 결과 확인됐다.
최진희의 소속사 소풍엔터테인먼트 정연성 대표는 4일 오후 <더팩트>에 "방북 직전인 지난달 31일 이미 작업에 들어갔고, 이번주 녹음과 마스터링까지 마무리하면 다음 주엔 최진희씨 목소리로 빛을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뒤늦은 후회'는 현이와 덕이(장현, 장덕)가 1985년 발매한 2집 '너나 좋아해 나너 좋아해'에 수록된 곡으로, 지난 1일과 3일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요청에 따라 가수 최진희가 남측 예술단의 '남북평화 협력기원 남측 예술단 평양공연-봄이 온다'에서 두 차례 불러 남과 북 양쪽에서 동시에 관심을 불러모은 노래다.
장현 작사 장덕 작곡의 '뒤늦은 후회'는 슬로 고고 톤의 서정적 발라드 곡으로, 최진희 리메이크 버전에서 식스틴 비트 리듬의 다소 빠른 톤으로 새롭게 편곡돼 변화를 준다.
"제 목소리에 담길 '뒤늦은 후회'는 훨씬 풍성해지는 느낌을 받을 것". 최진희 리메이크 버전에서 식스틴 비트 리듬의 다소 빠른 톤으로 새롭게 편곡돼 변화를 준다. /소풍엔터테인먼트 제공 |
이에 대해 가수 최진희는 "식스틴 비트는 슬로 곡을 잘게 부수는 건데, 예를 들면 박자 하나를 4개로 쪼개 조금 빠르면서도 전체적으로는 훨씬 풍성해지는 느낌을 받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평양공연을 마치고 4일 새벽 서울로 돌아온 최진희는 이날 오후 <더팩트>와 만난 자리에서 "생전 (장)덕이의 노래는 많이 들어봤지만 이 노래는 이번 방북 전까지 들어본 적이 없을 만큼 매우 생소했다"면서 "부를수록 감칠맛이 나고 제 느낌에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다"고 리메이크 하게 된 배경을 소개했다.
최진희는 이번 평양방문 남측 예술단 공연에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선곡한 것으로 알려진 '뒤늦은 후회'와 함께 자신의 히트곡 '사랑의 미로' 등 두 곡을 불렀다. 두 곡 모두 김정일의 애창곡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김정은 위원장은 공연이 끝난 뒤 최진희에게 직접 악수를 청하면서 "그 노래를 불러줘서 고맙다"고 답례를 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사부곡(思父曲) 비하인드'와 함께 또 한번 화제가 됐다.
"환갑 넘어 또 한번 가수로서 짜릿한 경험 맛봤어요". 가수 최진희가 4일 오후 서울 마포구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더팩트와의 인터뷰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을 하고 있다. /배정한 기자 |
이 부분에 대해 최진희는 "나는 그 노래가 뭔지도 모르고 왜 내 노래도 아닌 걸 불러야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는데 김 위원장의 얘기를 듣고서야 이해가 됐다"고 말했다.
최진희는 이번 공연에 참가한 11팀의 남측 가수 중 북한에서 공연을 가장 많이 한 가수다. 1999년과 2002년, 2005년에 이어 이번이 4번째 방북 공연이다. 2000년대 남북가수들의 합동으로 펼쳐진 사할린 공연에서도 노래를 불렀다. 그만큼 북한 사회에서도 유명한 남측 가수로 불린다.
최진희에 의해 재탄생하는 '뒤늦은 후회'는 '창밖에 내리는 빗물소리에/ 마음이 외로워져요/ 지금 내 곁에는 아무도 아무도 없으니까요'란 가사로 시작해 '순간에 잊혀져갈 사랑이라면/ 생각하지 않겠어요/ 이렇게 살아온/ 나에게도 잘못이 있으니까요'란 노랫말이 후렴구에 담겼다.
한편 방북 공연을 무사히 끝내고 귀환한 남측 예술단의 윤상 수석대표는 "그 노래('뒤늦은 후회') 나올 때 분위기가 너무 좋았다. 남측 곡 중에서 (북에서) 인기가 너무 많은 곡이라고 들었다. 아주 옛날 곡임에도 불구하고 좋아하니까 다른 가수들보다 (처음부터) 최진희 선배가 부르는 게 좋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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