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가수 문희옥 '여후배 사기협박', 매니저는 '성추행' 공동 피소
입력: 2017.11.13 10:27 / 수정: 2017.11.13 10:27

가수 문희옥(48)이 같은 소속사 후배 가수를 사기·협박한 혐의로 피소돼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고소인은 문희옥이 소속사 대표의 성추행 사실을 알고, 이를 무마하기 위해 수차례 전화로 회유·협박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KBS 가요무대, 그래픽=정용무 기자
가수 문희옥(48)이 같은 소속사 후배 가수를 사기·협박한 혐의로 피소돼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고소인은 문희옥이 소속사 대표의 성추행 사실을 알고, 이를 무마하기 위해 수차례 전화로 회유·협박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KBS 가요무대, 그래픽=정용무 기자

[더팩트|강일홍 기자] 가수 문희옥(48)이 같은 소속사 후배 여가수 사기협박 혐의로 피소돼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 문희옥의 소속사(Y기획) 대표이자 매니저인 김모(64) 씨도 사기 혐의 외에 이 여가수를 성추행한 혐의로 함께 피소됐다.

신인 여가수 U(24)는 1일 오전 법률대리인(법률사무소 승민·조대진 변호사)을 통해 서울남부지방검찰청에 문희옥과 매니저를 각각 형사고소했다. 매니저 김 씨는 소속사 가수 U를 성추행한 혐의(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0조 위반 및 형법 제347조 사기죄)로, 이를 뒤늦게 알게 된 문희옥은 U에게 수차례 전화로 '이 사실을 외부에 발설하지 말 것'을 종용하면서 위압적으로 협박한 혐의(형법 제 283조 협박죄 및 형법 제347조 사기죄)를 받고 있다.

특히 문희옥은 후배 여가수를 위로하기는커녕 오히려 '성추행' 당사자로 지목된 소속사 대표의 편에서 신인 여가수에게 외부 발설을 하지 말도록 협박한 혐의로 피소돼 충격을 주고있다.

◆문희옥 소속사 대표, 소속 여가수 '성추행' 혐의 피소

<더팩트> 취재 결과 Y기획사 대표인 김 씨는 지난해 12월 자신의 소속사에 새로 영입한 신인 여가수 U를 지난 6월 24일 자신의 승용차 안에서 성추행했다. 당시 김 씨는 여러차례 U의 몸을 만지는 등 직접 추행한데 이어 "너를 갖고 싶다, 내 여자가 돼 주지 않으면 죽겠다, 모텔에 가자"는 등의 언어폭력을 저질렀다.

신인가수 U는 1일 오전 법률대리인을 통해 서울 남부지방검찰청에 문희옥과 소속사 대표인 김모씨를 사기협박 및 성추행 혐의로 고소했다. 사진은 고소장. /임세준 기자, 법률사무소 승민
신인가수 U는 1일 오전 법률대리인을 통해 서울 남부지방검찰청에 문희옥과 소속사 대표인 김모씨를 사기협박 및 성추행 혐의로 고소했다. 사진은 고소장. /임세준 기자, 법률사무소 승민

지난달 30일 밤 자신의 아버지와 함께 <더팩트> 취재진을 만난 U는 "처음엔 뭐가 뭔지도 모르고 '나이도 많은 저희 사장님이 왜 이러지?' 하면서 어떨결에 저항을 못하다가 정신을 차려보니 정말 무슨 일을 당할 것같은 생각이 들어 '이러시면 안된다, 저한테도 생각해볼 시간을 달라'며 위기를 모면했다"고 당시의 상황을 설명했다.

U는 노골적이고 치명적인 성추행의 충격으로 최근까지 두 달째 정신과 치료(서울 강남구 N정신건강의학과)를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달 26일 정밀검사(종합심리테스트)를 받은 U는 "시간이 갈수록 힘들고 고통스러워 심각한 수면장애를 겪고 있는데 부모님과 의사 외에 아무도 만나기 싫은 대인기피증까지 생겼다"고 말했다.

고소장에 따르면 문희옥과 소속사 대표 김 씨는 계약 체결 당시 U에게 "제작자 마인드로 잘 경영해 보겠다, 내가 5년 안에 회사를 문희옥에게 넘길 것이고 행사도 많이 뛰게 해주겠다"며 약속했으나 실제 계약상 의무이행으로 출연한 행사는 두 개 정도에 그칠 정도로 미미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연예 활동에 필요한 비용들을 과다하게 부풀려 청구함(①6개월간 홍보비 명목 금 6000만 원, ②보컬트레이닝 비용 금 400만 원, ③음반발매 비용 금 5800만 원, ④계약상 매니저 월급 금 3550만 원)으로써 막대한 피해를 준 것으로 밝혀졌다.

고소장에 따르면 문희옥은 앞으로 내게 아무말도 하지 마라 니가 이 얘기(성추행 사실)를 발설하지 않겠다는 말을 듣기 전에는 듣고 싶지 않다고 압박을 가했다. 문희옥이 U와 통화한 녹취록 일부. /신인가수 U 제공
고소장에 따르면 문희옥은 "앞으로 내게 아무말도 하지 마라 '니가 이 얘기(성추행 사실)를 발설하지 않겠다는 말을 듣기 전에는 듣고 싶지 않다"고 압박을 가했다. 문희옥이 U와 통화한 녹취록 일부. /신인가수 U 제공

◆문희옥, 김 씨 성추행 사실 침묵 강요 의혹

또 김 씨의 성추행 사실을 확인한 뒤 문희옥은 후배 가수를 위로하지는 못할망정 U에게 여러 차례 전화를 걸어 "언론은 물론 가족에게도 (이 사실을) 알리지 마라, 너의 엄마 아빠 할머니까지 힘들어진다, 너는 가수로 행세하기 힘들 것"이라고 말하고, "앞으로 내게 아무 말도 하지 마라 '니가 이 얘기를 발설하지 않겠다는 말을 듣기 전에는 듣고 싶지 않다"고 노골적인 압박을 가했다.

"난 모르겠고, 나는, 이제 나 더이상 얘기하지마. 네 입에서 '얘기 안 할게요' '입 다물게요' 이 얘기 듣지 않는 이상 난 너랑 할 얘기가 없어. 그럼 해봐 그러면 어디. 사장님한테 얘기해서 다 불어버리세요 다 죽어요 해봐 한 번. 사장님은 형 살고 나오면 되지만 너는 식구들 타격이 더 커. 너는 가수 이름 하나 못대. 너네 거기서 장사 되겠어? 여러가지로 너무나 일이 커. 현미 언니(선배가수 주현미를 가리킴)도 엄청 일이 커져. (네?) 너 도와주려고 했다가 현미언니도 크게 다친단 말이야. 나도 다치고. 너도 다치고 다 다쳐. 그게 좋아? 진실 하나 까발려서 너희 아버지 마음 아프게 하는 게 좋아? 너희 할머니 너희 선생님 네 친구들 너 손가락질 받는 거 좋냐고." (문희옥이 신인가수 U에게 회유하고 협박하는 전화통화 내용 중 일부)

이 부분에 대해 U는 "신인가수인 저한테 문희옥 씨는 말 그대로 '선생님'이라고 부를 만큼 하늘같은 존재"라면서 "가수로 막 출발한 저한테는 엄청난 압박으로 들렸고 실제로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 고민하다가 스트레스로 병원신세를 지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U는 문희옥을 갈등이 빚어진 이후는 물론 인터뷰 중에도 줄곧 선생님으로 깎듯이 호칭했다.

고소인은 문희옥이 소속사 대표인 김 씨의 성추행 사실을 확인한 뒤 U에게 여러차례 전화를 걸어 언론은 물론 가족에게도 (이 사실을) 알리지 마라, 너의 엄마 아빠 할머니까지 힘들어진다, 너는 가수로 행세하기 힘들 것이라고 압박한 것으로 밝혀졌다. /문희옥 팬카페 캡쳐
고소인은 문희옥이 소속사 대표인 김 씨의 성추행 사실을 확인한 뒤 U에게 여러차례 전화를 걸어 "언론은 물론 가족에게도 (이 사실을) 알리지 마라, 너의 엄마 아빠 할머니까지 힘들어진다, 너는 가수로 행세하기 힘들 것"이라고 압박한 것으로 밝혀졌다. /문희옥 팬카페 캡쳐

이와 관련된 내용은 U가 김 씨(U-매니저 김씨) 및 문희옥(U-문희옥)과 전화통화한 녹취록(고소장에 첨부)에 고스란히 담겨있다. 특히 문희옥이 김 씨에게 추행 사실을 따지는 대목에서 김 씨는 "죽을 죄를 졌다, 무서운 아이다, 그 아이한테 유혹당했다"고 설명하고, 이에 대해 문희옥은 "사장님은 사람도 아니다, 어떻게 그럴수 있느냐, 내가 6개월간 지켜본 그 아이는 그런 아이가 아니다, 거짓말도 할 줄 모르는 착한 아이다. 내가 당신을 모르느냐, 16년 전 방식 그대로 똑같이 그 어린아이한테 또 했다"고 반박하고 있다. 다만 이 녹음에는 16년 전 누가 누구에게 어떤 일을 했는지에 대해서는 구체적 언급이 없었다.

김 씨의 성추행 직후 상황에 대해 U는 "너무 수치스럽고 창피해서 죽고 싶었다"면서 "다음날 소속사 가수인 문희옥 선생님한테 얘기했고, 또 어렸을 때부터 저의 멘토였던 주현미 이모한테도 울면서 이 사실을 털어놨다"고 밝혔다.

가수 주현미와의 관계에 대해 U는 "초등학교 때부터 제가 워낙 트로트를 좋아해 엄마가 주현미 디너쇼에 데리고 갔다"면서 "어린 나이임에도 저는 주현미 팬클럽에 가입해 웬만한 공연이나 팬클럽 주최 행사에 다니게 됐고 이를 안 주현미 이모가 저를 예뻐해주셨다"고 말했다.

신인가수 U는 소속사 김모 대표의 성추행 충격으로 최근까지 두 달째 정신과 치료(서울 강남구 N정신건강의학과)를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강일홍 기자
신인가수 U는 소속사 김모 대표의 성추행 충격으로 최근까지 두 달째 정신과 치료(서울 강남구 N정신건강의학과)를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강일홍 기자

◆ 주현미, "고양이에게 생선 맡긴 꼴"

U를 10여년간 애정어린 눈으로 지켜본 주현미는 U가 대학 졸업후 "가수가 되고 싶다"는 뜻을 밝히자 적극적으로 후원했다. 주현미는 이후 U의 부모와도 막역한 사이가 됐고, U의 데뷔를 돕던 과정에서 친분이 돈독했던 문희옥이 자신의 소속사 대표인 김 씨를 소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주현미는 딸처럼 여기던 U를 통해 김 씨의 소행을 듣고 난 뒤 "가수가 다른 걱정없이 오로지 노래에만 전념할 수 있게 해준다는 (문)희옥이의 말을 철썩같이 믿었는데 결과적으로 못된 고양이한테 생선을 맡긴 꼴이 됐다"며 분개했다는 후문이다.

지난달 30일 밤 <더팩트> 취재진과 만난 U의 아버지는 "어려서부터 워낙 트로트를 좋아한 데다 대학졸업 후에도 꿈을 버리지 않고 가수를 하고 싶다고 하니 아버지로서 능력이 닿는 한도에서 최대한 후원을 한 것"이라면서 "문희옥 씨가 30년 가수활동을 한 유명 가수이고 주현미 씨가 소개한 소속사라 안심했는데 이런 추악한 일을 저지를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했다"고 말했다.

신인가수 아버지 U 씨는 자신의 딸을 성추행한 Y기획사 대표인 김 씨에게 그동안 건넨 돈의 행방에 대해서도 털어놨다. U의 아버지는 "딸을 키워주겠다며 받아간 돈도 상당액"이라고 말했다. 그는 "홍보비와 활동비 등 당초 약속한 돈 외에 의심스런 여러가지 명목의 돈을 요구해 할 수 없이 딸의 앞날을 위해 응했다"면서 "인면수심의 성추행만 아니었다면 이 부분은 묵인하려고 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신인가수 아버지 U씨는 지난달 30일 밤 서울 광화문 한 카페에서 기자와 만나 문희옥 씨가 30년 가수활동을 한 유명 가수이고 주현미씨가 소개한 소속사라 안심했는데 이런 추악한 일을 저지를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했다고 말했다. /강일홍 기자
신인가수 아버지 U씨는 지난달 30일 밤 서울 광화문 한 카페에서 기자와 만나 "문희옥 씨가 30년 가수활동을 한 유명 가수이고 주현미씨가 소개한 소속사라 안심했는데 이런 추악한 일을 저지를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했다"고 말했다. /강일홍 기자

◆신인가수 U씨 아버지 "소속사, 수시로 용처불명 돈 요구"

U 씨는 주현미를 통해 알게 된 문희옥의 주선으로 지난해 12월 초 김 씨를 처음 만났고, 12월 7일 자신이 참석한 가운데 직접 전속계약서를 썼다. 전속계약금은 없었고, 오히려 U씨가 소속사에 6개월마다 홍보비 6000만 원을 주는 조건이었다. 로드매니저 급여 3550만 원과 음반제작비 5800만 원도 지급했다. 딸을 케어해줄 차량(카니발) 지원과 보험료, 유류비, 식대, 의상비 등 이에 소요되는 모든 비용은 별도였다.

문제는 계약서에 없던 모 케이블 방송 출연명목의 1800만 원이었다. 김씨가 방송 출연을 위해 필요하다며 1800만 원(300*6회)을 요구했고, U씨는 "부담스러우니 5회로 줄여달라"고 말한 뒤 1500만 원을 지급했다. U씨는 "나중에 다른 가수들한테 확인해보니 90% 이상 실제와 다르게 부풀려져 의심스러웠다"고 말하기도 했다.

U씨는 "건네진 돈의 용처에 많은 의심이 가지만 어차피 딸을 위해 썼다고 생각해 굳이 되돌려 받고 싶은 생각은 없지만, 손녀같은 아이에게 벌인 더럽고 추악한 짓은 반드시 법으로 응징했으면 한다"면서 "합의나 용서는 절대 없을 것"이라고 단호한 입장을 밝혔다.

문희옥에 대해서도 아버지 U씨는 "문희옥 씨는 김 씨와 같은 소속사 대표와 가수로 20년 가까이 지내왔고, 두 사람은 가수와 매니저 사이를 떠나 '매우 특별한 관계'인 것으로 안다"면서 "그런 입장이라면 문희옥 씨는 김씨가 벌인 짓에 대해 단호히 문제를 삼고 나섰어야함에도 거꾸로 딸을 다독이거나 위로하기는커녕 협박과 공갈을 일삼아 더 힘들게 했다"고 분개했다.

신인가수 U와 아버지 U씨는 음반 제작 및 발매비 5800만 원을 비롯해 홍보비, 보컬트레이닝비, 매니저 급여, 방송출연 협찬비 등의 명목으로 총 2억여 원을 건넨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U가 소속사 대표 김씨에게 송금한 일부다. /신인가수 U 제공
신인가수 U와 아버지 U씨는 음반 제작 및 발매비 5800만 원을 비롯해 홍보비, 보컬트레이닝비, 매니저 급여, 방송출연 협찬비 등의 명목으로 총 2억여 원을 건넨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U가 소속사 대표 김씨에게 송금한 일부다. /신인가수 U 제공

가수 문희옥은 1일 오전 <더팩트>와 통화에서 "(고소했다는 얘기에) 솔직히 너무 당황스럽다. 우리 신인가수와 그런 일이 있었다는 얘기는 들었다. 저는 이 상황에서 어떤 말을 해야할지 아직 혼란스러운데 우리 소속사 사장님과 (그 부분에 대해) 얘기 해보길 바란다"면서 "추후 다시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문희옥의 매니저 겸 Y기획사 대표인 김씨는 이날 오전까지 전화를 받지 않았다.

강원도 태백 출신의 문희옥은 서울 은광여자고등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이던 1986년에 학교 장기자랑에서 주현미의 '비내리는 영동교'를 불러 갈채를 받았고, 실력을 인정받아 작곡가 안치행이 운영하던 소속사 안타프로덕션에서 1여년간 트레이닝을 받았다.

이듬해 전라도, 경상도, 함경도 등 지방 사투리 창작곡들을 담은 '8도 디스코 사투리 메들리'를 발표하며 가수로 데뷔했다. 데뷔 당시 여고 3학년 재학 중임에도 '천방지축' '전라도 사투리' '삼수갑산 비둘기' '함경도 사투리' 등 각 지방 사투리 노랫말로 구성된 창작곡들을 감칠맛나게 불러 일주일 만에 360만장의 음반판매량을 기록했다.

1990년 '강남 멋쟁이'로 인기가도를 달리고 있을 당시 KBS 가요대상을 수상한 선배가수 현철과 혼성듀엣으로 '잘했군 잘했어 메들리'를 발표해 화제를 모았다. 2006년 '사랑이 남아있을 때' 이후 정통 트로트를 고수해왔고, SBS 오락프로그램'도전 1000곡'에서 여러차례 우승을 거머쥐었으며, 2011년 방송한 tvN 오락프로그램 '오페라스타 2011'에 출연하며 다시 한번 실력파 가수임을 입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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