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겐 치명적으로 민감한 사안, 절대 용서할 수 없다". 남진은 자신의 이름을 내걸고 호남 지역감정을 조장하는 글이 SNS를 중심으로 번지자 27일 오전 분당경찰서 사이버 수사대에 수사를 의뢰했다. /더팩트 DB |
'오메 미쳐 불것네!! 아니, 우리 전라도 사람들 요새 어째 그란다우? *** 그 놈한테 그렇게 당해 놓고 아직도 정신 못차린 것 같응께 말이어라우. 그놈이 언제 우리 전라도 사람 생각합디요? 노무현이 대통령 나올때 우리 전라도 사람들이 똘똘 뭉쳐 당선시켜농께 그 싸가지 없는 ***이가 전라도** 도둑**이라고 얼매나 괄시했는디 벌써 다 잊어부럿당가?(중략) 홍일(김대중 전 대통령 장남)이가 나한테 '형님 형님' 하는 사이지만 요새는 안만난당께요. 우리 전라도가 머 그집 홍어*이오? 목포에서 크게 정미소하던 우리 아부지가 그 양반 국회의원선거 나올때 돈도 마이 도와주셨다든데 그때 이미 싹수가 노랗다고 낭중에사 말씀 하십디다.(중략)'
[더팩트|강일홍 기자] 가수 남진의 이름을 내걸고 호남 지역감정을 조장하는 글이 SNS를 중심으로 급속히 번져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이 글은 '목포 출신 가수 남진이 왜 분통 터졌을까요?'라는 제목으로 SNS상에 유포되고 있다.
호남을 대표하는 목포 출신 가수인 남진은 27일 오후 <더팩트>에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를 '디스'하는 글이 마치 내가 쓴 것처럼 포장돼 나돌고 있다"면서 "워낙 민감한 사안이라 법적 대응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밝혔다.
남진을 사칭한 글은 최근 탄핵정국과 조기 대선 판국을 틈타 음모론적 유언비어가 난무하고 있는 가운데 등장한 '가짜 뉴스'여서 더욱 민감한 반응을 끌어내고 있다. 더구나 이런 가짜뉴스는 온라인뿐만 아니라 오프라인까지 무차별적으로 쏟아지고 있고, 속내를 들여다보면 황당하지만 겉으로는 진짜처럼 그럴싸하게 포장돼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가수 남진 이름으로. 호남 지역감정 조장 및 특정 대권 후보 음해 글이 SNS상에 급속히 번지고 있어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SNS 캡쳐 |
남진은 이날 오전 일찍 자신의 거주지인 경기 성남시 분당경찰서 사이버수사대를 직접 찾아가 수사를 의뢰했다. 지역감정을 조장해 누군가 반사이익을 얻으려는 세력을 엄벌해달라는 내용이다.
그는 "지난 22일 후배 가수 이수미가 처음 이 내용을 내게 보내 알게 됐는데 처음엔 장난인 줄 알고 무시했다가 하루 이틀 지나면서 수십 수백 명의 지인들이 연락해 심각성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A4용지 10여 장 분량의 이 글은 '호남사람들이 똘똘 뭉쳐 노무현 대통령을 당선시켜놨더니 문재인이 괄시하고 홀대했다'는 내용으로 시작해 특검과 고영태, 촛불시위 등을 싸잡아 비난하는 듯한 내용을 담고 있다.
이에 대해 남진은 "제가 평소 쓰는 사투리를 그대로 차용하고, 가수로 활동한 이력이나 가족을 인용해 얼핏 그럴듯하게 포장했다"면서 "그러나 꼼꼼히 뜯어보면 한마디도 나와 맞는 게 없다"고 말했다.
"동서 화합의 주역이라면 몰라도". 남진은 자신의 아내가 오리지널 부산 출신인데다 정치에 관심이 없어 "애초 지역감정과는 거리가 멀다"고 강조했다. /더팩트 DB |
그는 "글 속에 딸이 넷이라고 등장하는데 나는 딸이 셋이고 아들이 하나다. 또 6개월간 해병대로 월남에 파병됐다고 했는데 69년부터 71년까지 25개월간 근무했다"면서 "언급한 내용 상당 부분은 결정적으로 팩트부터 어긋났다"고 말했다.
남진은 또 "나는 원래 정치 쪽에는 큰 관심이 없어 이런 글을 쓸 하등의 이유가 없다"면서 "내 아버지가 국회의원을 지냈고 나 또한 수차례 정치권에서 손짓을 받았지만 예나 지금이나 나는 가수에 만족한다"고 불필요한 오해가 없기를 당부했다.
남진은 지역감정 부분에 대해서도 강한 어조로 반박했다. 그는 "내 아내는 부산 사람이고 지금도 부산 동래에는 처남들이 살고 있다. 내 첫 히트곡 '울려고 내가 왔나'는 바로 부산서부터 바람몰이를 했던 노래다. 다른 사람은 몰라도 나는 지역감정과는 거리가 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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