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이슈] 노장의 품격! '불혹 넘긴' 미우라·이치로의 '무한도전'
입력: 2016.08.08 12:09 / 수정: 2016.08.17 12:14

미우라와 이치로! 미우라(왼쪽)와 이치로가 각각 8일, 9일에 J리그 최고령 득점, 메이저리그 3000안타를 달성했다. / 요코하마 FC, 마이애미 말린스 페이스북 캡처
미우라와 이치로! 미우라(왼쪽)와 이치로가 각각 8일, 9일에 J리그 최고령 득점, 메이저리그 3000안타를 달성했다. / 요코하마 FC, 마이애미 말린스 페이스북 캡처

미우라 지천명 앞두고 최고령 득점! 이치로, 43세에 ML 3000안타 달성

[더팩트ㅣ이성노 기자] 의학 발전과 삶의 질이 좋아지면서 인간 기대 수명 역시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트로트 가수 이애란의 '100세 인생'이란 노래가 한반도를 강타하기도 했다. 과거 30세만 넘어도 '노장', '퇴물'이란 이야기를 들었던 스포츠 선수들 역시 은퇴 시기가 점차 늦어지고 있다. 일본 축구와 야구를 대표하는 '베테랑' 미우라 가즈요시(50·요코하마 FC)와 스즈키 이치로(43·시애틀 매리너스)는 불혹을 넘긴 나이에 매 경기 '역사'를 새로 쓰며 '노장의 품격'을 보이고 있다.

미우라는 7일 긴조 스타디움에서 열린 일본 J2리그 27라운드 세레소 오사카와 원정 경기에 후반 교체 투입돼 일본 축구 최고령 득점 기록을 새로 썼다.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한 미우라는 팀이 0-2로 뒤지고 있던 후반 24분 투입돼 6분 뒤에 추격의 서막을 알리는 시즌 2호골을 터뜨렸다. 불혹을 넘어 지천명을 바라보는 나이에도 전성기 못지않은 간결한 몸놀림과 정확한 슈팅으로 자신이 보유하고 있던 J리그 최다 득점 기록을 49세 5개월 12일로 늘렸다. 한국 나이로 50세. 30대 중반이면 은퇴의 길을 걷고 코치, 감독을 할 나이에 20대 선수들과 몸을 겨누며 만든 대기록이다.

과거 1990년대 일본 축구는 J리그 출범(1999년)과 동시에 큰 발전을 보였다. 1998년엔 사상 처음으로 월드컵 무대를 밟으며 아시아 강국으로 떠올랐다. '브라질 유학파'란 수식어와 함께 등장했던 미우라는 센세이션을 일으키며 일본 축구 발전과 함께했다. 15살의 나이에 '축구의 나라' 브라질로 건너가 4년 뒤 '명문' 산토스와 프로 계약을 맺었고 이후 SE 파우메리아스, SE 마쓰바라, CRB, 코리치바 등을 거치며 5년 동안 '삼바 리듬'을 익혔다.

1990년 요미우리 FC(현 베르디 가와사키)로 이적하며 일본으로 복귀한 미우라는 화려한 개인기와 강력한 슈팅으로 '사무라이 재팬'의 고질적인 문제점 공격수 부재를 한방에 날려버렸다. 한국과 경기에서도 많은 득점을 올리며 일약 일본 최고 스타로 떠올랐다. 1996년과 1999년엔 각각 제노아(이탈리아), 디나모 자그레브(크로아티아)에서 유럽 축구를 경험하기도 했다. 일본 대표팀 유니폼을 입곤 55골(89경기)을 뽑아내며 역대 최다 득점자로 남아 있다

하루 뒤 메이저리그에선 또 하나의 대기록이 일본인 선수에게서 나왔다. '안타 제조기' 이치로는 9일(한국 시각)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의 쿠어스 필드에서 열린 콜로라도 로키스와 원정 경기에 6번 타자 중견수로 선발 출장해 메이저리그 통산 3000안타를 기록했다. 팀이 8-6으로 앞선 7회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상대 구원 투수 크리스 러신의 3구째 시속 86.1마일(약 139km) 커터를 받아쳐 오른쪽 담장을 강타하는 3루타를 터뜨렸다.

지난 2001년 시애틀 매리너스 유니폼을 입고 메이저리그 데뷔한 뒤 16년 만에 대기록을 달성한 순간이었다. 팀 동료들은 일제히 그라운드로 나와 축하를 건넸고, 이치로는 헬멧을 벗고 환호를 보낸 경기장을 찾은 팬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메이저리그 홈페이지와 소속팀 마이애미 말린스는 물론 상대팀 콜로라도 역시 구단 SNS에 이치로의 3000안타 장면을 소개했다.

14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메이저리그에서도 3000안타 이상을 기록한 타자는 이치로까지 단 30명에 불과하다. 이치로의 기록이 더욱 값진 이유는 바로 메이저리그 데뷔 나이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이치로는 1992년 오릭스 블루웨이스(현 오릭스 버팔로스)에서 프로에 입단해 8년간 일본프로야구에서 활약한 뒤 2001년 포스팅 시스템을 거쳐 메이저리그에 입성했다. 당시 나이는 28세. 아시아 타자에 대한 의심의 눈초리가 가득한 가운데 이치로는 242안타를 기록하며 아메리칸리그 신인왕과 MVP를 동시에 석권하며 화려하게 빅리그에 데뷔했다. 10년 동안 200안타-타율 3할 이상을 기록하며 전성기를 구가했다. 지난 2011년부터 하락세를 걸었으나 뉴욕 양키스를 거쳐 마이애미에서 불혹을 넘긴 나이에도 제 몫을 다하며 대기록을 달성했다.

미우라와 이치로. 한국을 상대로도 좋은 활약을 펼치며 5300만 국민들에겐 다소 과소 평가되어 있다. 하지만 국적을 떠나 객관적인 시선으로 보면 미우라와 이치로의 능력과 기록은 결코 가볍지 않다. 운동선수로서 환갑을 넘긴 나이. 어느새 검정보단 흰 머리카락이, 얼굴엔 주름이 가득하지만 꾸준한 자기 관리로 대기록을 달성하며 '노장의 품격'을 자랑하고 있다.

sungro51@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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