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 | 오경희 기자] 4·13 총선을 앞두고 호남에 정치적 운명을 걸었던 문재인 더불어민주당의 향후 거취에 관심이 쏠린다. 더민주는 이번 총선에서 수도권에서 압승을 거뒀지만, 국민의당에 호남을 내줬다.
문 전 대표는 지난 8일 반문(반문재인) 정서에 맞서 호남행을 선택했고, 광주 시민께 드리는 글을 발표하며 "호남이 저에 대한 지지를 거두시겠다면 저는 미련없이 정치일선에서 물러나겠다"고 배수진을 쳤다. 다만 '호남의 지지 여부'를 판단할 구체적인 기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지난 12일 다시 호남을 찾은 그는 "저는 이번 총선에 제 모든 걸 걸었다. 사즉생 각오로 아뢴다. 다시는 정권을 빼앗기지 않겠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야권 유력 대권주자인 문 전 대표는 마지막 승부수를 띄웠지만 총선 결과는 '호남 참패'다. 국민의당은 제20대 총선 개표 결과 광주 8석, 전북 7석, 전남 8석 등 호남의 총 28석 가운데 23석을 차지했다.

당초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는 일각에선 문 전 대표의 호남 선거 지원을 반대했던 만큼 문 전 대표의 책임론이 제기될 가능성도 있다.
김 대표는 총선 당일 기자들과 만나 '문 전 대표의 방문이 광주 전패에 영향을 미쳤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영향이 전혀 없진 않았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더민주가 서울·수도권, 부산 지역에서 '압승'한 데 대해서 문 전 대표의 공을 높이 사는 분위기다. 부산은 문 전 대표의 정치적 출발선으로 이번 선거에서 더민주 후보 5명이 당선돼 차기 야권 대선 경쟁에서 영남이 중심 축으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한편 문 전 대표는 당분간 서울에 머물며 숙고의 시간을 보낼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