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이슈] '주류는 가라' 여야, 당권 놓고 목소리 커진 '비주류'
  • 서민지 기자
  • 입력: 2016.04.17 14:53 / 수정: 2016.08.17 14:54

20대 국회의원 총선거가 마무리된 가운데 각 정당들이 원내대표, 전당대회 등을 앞두고 차기 당권을 향한 주류와 비주류의 주도권 싸움이 시작됐다./임영무 기자
20대 국회의원 총선거가 마무리된 가운데 각 정당들이 원내대표, 전당대회 등을 앞두고 차기 당권을 향한 주류와 비주류의 주도권 싸움이 시작됐다./임영무 기자

[더팩트 | 서민지 기자] 제20대 국회의원 총선거가 마무리된 가운데 각 정당들이 차기 당권을 향한 주류와 비주류의 주도권 싸움이 시작됐다. 정치 지형 변화가 급물살을 타는 모양새다.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에서 주류였던 '친박(친박근혜)계'와 '친노(친노무현)계'는 '총선 참패' 라는 책임을 안고 코너에 몰렸고, 이틈을 타 '비주류'들이 목소리를 높이기 시작했다. 총선은 '정치적 심판'이자 정계 개편의 '신호탄'이며 차기 대선의 '전초전'이란 말이 딱 맞는 셈이다.

새누리당은 사태 수습을 위한 비상대책위원회 구성부터 주류, 비주류간 치열한 경쟁이 시작됐다. 비박계는 과반 확보에 실패 한 친박계를 향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당초 총선이 끝나면 당 주도권이 친박계에 쏠릴 것이란 예상과 달리 당 쇄신 기운이 강해지자 비박계가 외연 넓히기에 나선 것이다.

총선 직후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를 비롯한 당 최고위원회는 원유철 원내대표를 비대위원장으로 추대한 뒤 일괄 사퇴했다. 하지만 연일 '비박계'들은 선거 패배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은 원 원내대표는 적합하지 않으며, 윤상현 새누리당의 복당도 국민 정서에 맞지않다고 주장하고 있다.

새누리당 김세연·오신환·이학재·황영철 의원은 17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새로운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을 해야 한다면서 원유철 원내대표의 비대위원장 내정에 대해 집단 반발했다./이학재 페이스북
새누리당 김세연·오신환·이학재·황영철 의원은 17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새로운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을 해야 한다"면서 원유철 원내대표의 비대위원장 내정에 대해 집단 반발했다./이학재 페이스북

17일 하루만 여러 명의 '비박계'들이 원 원내대표의 비대위 체제에 제동을 걸었다. 새누리당 김세연·오신환·이학재·황영철 의원 등은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새로운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을 해야 한다"면서 원 원내대표의 비대위원장 내정에 집단 반발했다. 이들은 "선거 패배를 책임지고 물러난 지도부는 당의 비대위원장을 추천할 명분도, 권한도 없다"면서 "당을 환골탈태시킬 비대위를 구성해야 한다"면서 새 원내대표를 최단기간 내에 선출할 것을 촉구했다.

이번 20대 총선에서 4선에 성공한 김재경 새누리당 의원도 "제20대 총선 책임을 지고 원 비대위원장은 물러나라"면서 "'나는 잘했는데 왜 이러지'라고 국민을 원망해선 안 된다. 이번 선거 결과는 정확하게 진단이 나온 것이다. 책임질 사람은 책임을 져야 한다. 필승지국을 유사 이래 최초 2당으로 만든 잘못을 얼버무리고 넘어갈 수는 없다"고 밝혔다.

심재철 의원도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원 원내대표를 비대위원장으로 앉혔는데 아무런 책임이 없다는 것이냐"면서 "공동책임이면서 아무런 책임이 없다고 국민한테 얼굴을 내미는 것은 정말 뻔뻔한 일"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더민주는 19대와 마찬가지로 당 주도권을 두고 범친노와 비주류의 맞대결이 계속되고 있다./이효균 기자
더민주는 19대와 마찬가지로 당 주도권을 두고 '범친노'와 '비주류'의 맞대결이 계속되고 있다./이효균 기자

더민주는 19대와 마찬가지로 당 주도권을 두고 '범친노'와 '비주류'의 맞대결이 계속되고 있다. 더민주의 최대 계파는 당내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친문(친문재인)을 비롯한 '범친노' 그룹이다. 이번 총선에서 영역을 확장한 손학규계와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 그룹은 비주류를 형성하고 있다.

주류의 영역이 종전보다 넓어지긴 했지만 이들을 규합할 수 있는 중심축이 될만한 인사는 6선의 정세균 의원 뿐이라는 점이 약점으로 작용할 에정이다. 문재인 전 대표와 최재성 의원은 불출마했고, '친노좌장' 이해찬 의원은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됐기 때문이다.

또한, 김 대표가 꾸린 비대위가 대부분 계파색이 옅거나 비주류 인사들로 채워지면서 이들을 중심으로 의사결정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김 대표는 17일 이춘석(전북 익산·3선), 김영춘(부산 진갑·3선) 전 의원을 비상대책위원으로 추가로 임명하면서 '9인 체제'를 완성했다.

김 대표는 17일 이춘석(전북 익산·3선), 김영춘(부산 진갑·3선) 전 의원을 비상대책위원으로 추가로 임명하면서 9인 체제를 완성했다./이효균 기자
김 대표는 17일 이춘석(전북 익산·3선), 김영춘(부산 진갑·3선) 전 의원을 비상대책위원으로 추가로 임명하면서 '9인 체제'를 완성했다./이효균 기자

구성원을 선수로 살펴보면, 4선 이종걸 원내대표, 3선 진영·양승조·이춘석·김영춘, 재선 정성호·김현미, 초선 이개호 의원이고 지역적으로는 수도권 4명, 호남 2명, 충청 1명, 영남 1명을 배치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더민주의 정체성은 국민 정체성과 맞게 바뀌어야 한다"면서 주류 세력 중심의 계파갈등과 운동권정당 문화 탈피를 강조해온 김 대표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당내 절반 이상이 '친노 범주류'인 만큼 여전히 주류의 반격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당권 경쟁의 전초전은 다음달 둘째주 원내대표 경선에서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더민주는 이번 총선에서 원내제1당으로 오른 만큼 원내대표 후보자들이 어느때보다 많이 거론되고 있다. 입에 오르내리는 비주류는 조정식, 양승조, 노웅래, 민병두, 이상민, 안민석 의원 등이 있으며 주류로는 우상호 의원을 필두로 우원식, 이인영, 설훈 의원 등이다.

mj7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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