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이슈] “서버 설치하고 세금을 내라”…구글의 지도 반출 논란 격화
입력: 2016.08.09 01:17 / 수정: 2016.08.17 08:08

구글이 국내 정밀 지도데이터의 반출을 요청한 가운데 업계의 논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지도 데이터 반출 허용 여부는 오는 12일 정부가 개최하는 ‘측량성과 국외반출 협의체 2차 회의’에서 결정될 예정이다. /더팩트DB
구글이 국내 정밀 지도데이터의 반출을 요청한 가운데 업계의 논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지도 데이터 반출 허용 여부는 오는 12일 정부가 개최하는 ‘측량성과 국외반출 협의체 2차 회의’에서 결정될 예정이다. /더팩트DB

[더팩트 ∣ 황원영 기자] 세계 1위 검색 엔진 구글이 국내 정밀 지도데이터의 반출을 요청한 가운데 업계의 논쟁이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

구글이 의례적으로 “한국 정부가 지도 반출을 불허할 경우 혁신에서 뒤쳐질 것”이라는 공식 입장을 내놓은 데 대해 국내 전문가들은 국내 산업계에 끼치는 부정적인 영향과 안보 문제 등으로 지도반출 반대 입장을 내놓고 있다. 허용 여부는 12일 결정될 전망이다.

지난 7일 권범준 구글 지도 프로덕트 매니저 겸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는 △구글이 지도 데이터 반출을 신청한 이유는 △한국에서는 왜 구글 지도가 제대로 서비스되지 않나 △반출시 국가 안보에 문제는 없나 △해외의 구글 위성 이미지에 민감한 부분이 나타나는데 안보 문제는 △한국에 서버를 만들면 되지 않나 등 그간 논쟁이 돼온 5개의 문제에 답하는 형식으로 자사 블로그에 입장을 올렸다.

권 엔지니어는 “구글은 전세계에서 제공하는 혁신적인 지도 서비스를 다른 나라에서 제공하듯이 한국에서도 제공하고 싶다. 해외 관광객이 한국으로 몰려고 있는데 구글 지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큰 불편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안보 문제에 대해서는 “구글이 반출 허가 요청을 한 지도 데이터는 현재 국내 지도서비스 업체들이 사용하는 것과 동일한 수준의 것으로 국가안보상 민감한 지역에 대한 정보가 포함되어 있지 않다. 국토지리정보원의 기본측량성과를 바탕으로 제작돼 지도간행심사를 완료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국내 서버문제에 대해서는 “구글은 클라우드에 해당 데이터를 분산, 저장하기 때문에 구글이 사용하는 데이터는 전세계 곳곳에 위치한 복수의 데이터 센터에 저장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같은 구글의 주장에 대해 국내 업계는 구글이 국내 서버를 두지 않는 것은 국내법 적용을 피하고 조세를 내지 않기 위한 ‘꼼수’라고 지적하고 있다.

8일 국회의원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공간정보 국외반출 정책토론회’에서 관계자 대부분은 “국내 공간정보 사업자와 제휴하거나 데이터 서버를 국내에 두는 등의 다양한 방법이 있음에도 지도 반출을 요구하면서 데이터 서버를 두지 않으려는 것은 꼼수”라고 지적했다.

박병욱 한경대 교수는 “구글이 이미 SK텔레콤의 지도데이터를 쓰고 있다. 국내 포털사들도 국토지리정보원에서 받은 정보에 부가정보를 결합해 잘 이용하고 있는데 왜 구글만 오류가 난다고 하나”고 비판했다.

또한 업계는 구글과 경쟁하고 있는 중소 업체가 타격을 받게 될 것을 우려했다. 특히, 국내 사업자에는 해외 유출을 금지하고 있으면서 구글만 허용하면 역차별이 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박병욱 한국측량학회장은 “구글에 지도 데이터 반출을 허용하면 자본력이 약한 국내 업체가 타격을 받을 것이다”고 말했다.

국가와 산업계가 비용을 들여 구축한 지도 데이터를 대가 없이 제공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도 설득력을 얻었다.

김인현 한국공간정보통신 대표는 “우리가 데이터를 주는 것은 쉽지만, 나중에는 돈을 주고 (구글로부터) 사야할 것”이라며 “구글을 통해 국내 IT 산업이 발전한다는 것은 식민사관이다”고 주장했다.

윤영찬 네이버 부사장 역시 “지도반출이 이뤄지면 국내 산업계의 성장이나 혁신을 기대하기 어렵고 이제 막 태동하고 있는 지도기반 신산업까지 구글에 대한 종속이 심화될 것이다. 구글이 진정 한국을 걱정한다면 국내에서 벌어들인 돈을 정당하게 세금으로 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구글은 “지도 반출과 데이터센터 설치, 세금관련 이슈는 별개 문제”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한편, 구글 지도 데이터 반출 허용 여부는 오는 12일 정부가 개최하는 ‘측량성과 국외반출 협의체 2차 회의’에서 결정될 예정이다.

hmax875@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이메일: jebo@tf.co.kr
▶뉴스 홈페이지: http://talk.tf.co.kr/bbs/report/write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AD
인기기사
실시간 TOP10
정치
경제
사회
연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