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와병' 신격호 병실, 신동주와 신영자 교대로 간호
  • 서민지 기자
  • 입력: 2015.11.09 10:54 / 수정: 2015.11.09 10:54
신동주(왼쪽) 회장이 3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 30분까지 아버지 곁을 지킨 가운데 오후 2시 30분 경 병원을 방문한 신동빈 회장(오른쪽)과 이야기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신영자 이사장은 이날 저녁 신동주 회장과 교대해 아버지 신 총괄회장 곁을 지켰다. /더팩트DB, 롯데 재단
신동주(왼쪽) 회장이 3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 30분까지 아버지 곁을 지킨 가운데 오후 2시 30분 경 병원을 방문한 신동빈 회장(오른쪽)과 이야기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신영자 이사장은 이날 저녁 신동주 회장과 교대해 아버지 신 총괄회장 곁을 지켰다. /더팩트DB, 롯데 재단

신영자, 신동주 이어 신 총괄회장 간병

[더팩트ㅣ서울대 병원=서민지 기자]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이 입원한 서울대 병원에 오너가 중심의 조용한 문병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장녀인 신영자 롯데삼동복지재단 이사장이 장남 신동주 SDJ 코퍼레이션 회장(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에 이어 신 총괄회장 곁을 3일 저녁 늦게까지 지킨 것으로 확인됐다.

신 이사장은 그룹 경영패권을 둘러싸고 이른바 '형제의 난'이 전개될 초기에 신동주 회장을 지지하는 모습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 이후 신 이사장은 형제의 난에서 한 발짝 물러났지만 이날 아버지 신격호 총괄회장을 신 회장과 교대로 간병한 것으로 드러나 '장남-장녀'의 유대관계가 다시 조명받을 것으로 보인다.

신동빈 롯데회장은 이날 오후 신 총괄회장 병실을 찾아 의료진 및 신동주 회장과 20여분 이야기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신격호 총괄회장은 지난 2일 오전 염증과 미열 등의 증상을 보여 서울대 병원에 입원했다. 신 총괄회장은 전립선비대증으로 입원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현재 균 배양 검사 등을 실시한 상태다.

정혜원 SDJ 코퍼레이션 상무가 더팩트 취재기자 수첩에 직접 그린 신격호 롯데 총괄회장 서울대 병원 특실 구조도. 신 총괄회장은 입구(A)를 통해 들어가서 왼쪽에 위치한 특별병실(B)에서 치료중이며 신동주 회장과 관리자 등은 거실(C)에서 머무르고 있다. /서민지 기자
정혜원 SDJ 코퍼레이션 상무가 더팩트 취재기자 수첩에 직접 그린 신격호 롯데 총괄회장 서울대 병원 특실 구조도. 신 총괄회장은 입구(A)를 통해 들어가서 왼쪽에 위치한 특별병실(B)에서 치료중이며 신동주 회장과 관리자 등은 거실(C)에서 머무르고 있다. /서민지 기자

3일 오후 <더팩트> 취재진이 찾은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12층 특실 병동 앞은 신 총괄회장의 건강 상태와 방문객 등을 취재하기 위해 많은 취재진들로 북적였다. 하지만 SDJ 코퍼레이션 홍보담당 정혜원 상무에 따르면 특실 병동 내부에는 출입구가 따로 마련돼 있어, 가족과 관계자 대부분이 뒷문으로 출입하고 있다.

정 상무는 병실 내부를 알지 못해 답답해하는 <더팩트> 취재진을 위해 종이에 병실 내부를 그려주며 설명했다. 특실 안은 입구(A)를 통해 가족과 외부인들이 머무는 거실(C)로 연결된다. 거실에 들어서서 미닫이문(D)을 열면 신 총괄회장이 머무는 병실(B)에 들어설 수 있으며, 신 총괄회장의 침대 바로 옆에 간병인들의 간이침대가 마련돼 있다.

간병인은 총 9명으로 2명씩 교대하고 있다. 화장실(F)은 입구와 연결된 외부인 화장실과 병실과 연결된 신 총괄회장 화장실로 나눠져 있으며, 입원 기간 동안 셰프가 부엌(E)에서 직접 음식을 준비하고 있다.

서울대 병원 특실 병동은 신 총괄회장 입원 이후 더욱 철저한 보안이 이뤄지고 있다.
서울대 병원 특실 병동은 신 총괄회장 입원 이후 더욱 철저한 보안이 이뤄지고 있다.

◆'철통 보안' 속 병문안도 조용히

특실 병동은 의료진과 해당 병실 입원 환자 및 관련인 등만 출입할 수 있고, 신 총괄회장의 입원 이후 더욱 철저한 보안이 이뤄지고 있다. 여러 병실로 이뤄진 특실 병동은 출입자들이 직접 버튼을 누르거나 관리자에 의해 자동문을 열고 들어가야 했다. 취재진의 접근은 병원 관계자에 의해 제한되고 있으며, 롯데와 SDJ 측 관계자의 방문도 철저하게 확인하는 등 민감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신 총괄회장 옆 병실을 이용하고 있는 환자에 따르면 신 총괄회장 병실 앞은 경호원 2, 3명이 지키고 있으며, 병실 문 앞에 '면회 사절'이라는 문구가 적혀 있어 철저한 보안이 유지되고 있다. 그는 신 총괄회장 입원 후 특별히 달라진 점은 없으며, 조용한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특실 병동 외부 역시 롯데 측 비서실 관계자들이 상주하며 외부인들의 동태를 파악하고 있다. 신 총괄회장 병문안을 온 신동주·신동빈 회장과 신영자 이사장 모두 취재진을 피해 특실 안에 있는 별도 출입구를 통해 조심스럽게 이동했다.

신 총괄회장 가족과 관계자 대부분은 병실 앞 취재진들을 피해 특실 내부에 있는 문으로 출입하고 있다.
신 총괄회장 가족과 관계자 대부분은 병실 앞 취재진들을 피해 특실 내부에 있는 문으로 출입하고 있다.

◆신 총괄회장 곁, 신동주 이어 신영자가 지켜

오랜 시간 신 총괄회장의 곁을 지킨 신동주 회장은 이날 방문한 신동빈 회장과 신영자 이사장과 이야기를 나눴다. 특히 신영자 이사장은 신동빈 회장과 달리 신동주 회장과 교류하는 모습을 보였다. 신동빈 회장보다는 신동주 회장과 더 교감하는 모습을 여러 차례 보이고 있다.

2일 신 총괄회장 입원 후 오후 10시까지 간호했던 신동주 회장은 3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 30분까지 아버지 곁을 떠나지 않았다. 신동빈 회장은 이날 오후 1시 30분쯤 서울대 병원을 방문해 의료진과 10분 정도 상담한 뒤 병실을 찾아 신동주 회장과 이야기를 나눴다.

신동주·신동빈 회장이 이야기를 나눌 당시 신 총괄회장은 숙면 중이었으며, 신동주 회장의 아내 조은주 씨와 오병희 서울대병원 원장, 롯데그룹 측 상주 의사, 간병인 2명 등이 함께 자리에 있었다는 게 SDJ측 설명이다.

세 부자가 함께 만난 것은 지난 8월 3일 일본에서 귀국한 신동빈 회장이 신 총괄회장의 집무실을 찾아 이른바 '5분 회동'이 성사된 뒤 3개월 만에 처음이다.

병실에서 만난 신동주·신동빈 회장은 20여 분 동안 신 총괄회장의 병세와 일본에 계신 어머니의 입국여부에 대해 논의했다. 최근 불거진 경영권 다툼에 대해서는 일절 언급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오후 6시 20분쯤 신영자 이사장 역시 뒷문을 통해 병실을 방문했으며, 10분간 신동주 회장과 이야기를 나눈 뒤 교대해 아버지 곁을 지켰다. SDJ 코퍼레이션 관계자는 신영자 이사장이 신 총괄회장의 평소 취침시간인 밤12시 전후까지 기다린 뒤 취침 후 자리에서 일어날 것이라 예상했다.

SDJ 코퍼레이션 관계자가 신영자 이사장의 동태를 파악하고 있는 점, 신동주 회장과 신영자 이사장이 병실에서 친근하게 대화를 나눈 점 등을 미뤄 봤을 때 신영자 이사장이 신동주 회장과 더 가까운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신 총괄회장의 건강 상태는 세간의 우려와 달리 정정하며, SDJ 관계자에 따르면 빠른 시일내에 퇴원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신 총괄회장의 건강 상태는 세간의 우려와 달리 정정하며, SDJ 관계자에 따르면 빠른 시일내에 퇴원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신격호 총괄회장, 현재 건강 상태는?

신 총괄회장은 세간의 소문과 달리 정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혜원 상무는 "신 총괄회장은 증세가 호전돼 해열됐으며, 틈 나는 대로 책과 신문을 읽으며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전했다. 신 총괄회장의 엑스레이, 초음파 등 검사는 포터블 의료기기를 통해 병실에서 진행됐다.

정 상무는 "정확한 건강 상태는 결과가 나와봐야 알 수 있지만, 매우 호전된 상태다. 병원 측에서도 퇴원이 늦어지지 않을 거라 말했다"며 "신 총괄회장이 환경 변화에 예민하고, 퇴원을 원하고 있어 항생제 처방이 왕진으로 가능하면 이른 시일내에 퇴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정 상무는 "2일 진행한 소변검사의 균을 배양하는 검사를 토대로 정확한 항생제 처방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며 "외부의 걱정과 달리 상당히 건강한 상태다"라고 다시 한 번 강조했다.

jisseo@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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