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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강서구 오곡동에 위치한 영구아트무비/문다영 기자 |
[ 문다영 기자] 황량했다. 서울의 끝자락, 강서구 오곡동에 위치한 영구아트무비는 허허벌판에 서 있었고, 건물도 그 안의 물건들도 덩그러니 방치돼 있었다.
개그맨 출신 영화감독 심형래(53)의 꿈과 열정이 담긴 영구아트무비는 최근 임금체불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영구아트무비에서 일한 근로자 및 퇴직자 43명이 지난 1일 서울지방노동청 남부지청에 임금 및 퇴직금 체불과 관련한 진정서를 제출하면서 이같은 사실이 알려졌다. 심형래는 이와 관련해 19일 조사를 받기도 했다. 다만 노동청은 심형래가 임금 및 퇴직금을 고의적으로 체불한 게 아니라 재무 상태가 어려워 주지 못한 것으로 파악하고 조사 중에 있다.
현재 이와 관련해 다양한 설들이 난무 중이다. 그래서 직접 찾아가봤다. 영구아트무비는 서울 강서구와 경기도 부천, 인천 계양구 사이에 위치해 있었다. 31일 오전, 기자가 이 곳을 찾았을 때 황량함 만이 감돌았다.
몇 백 평대의 부지 위에 세워진 영구아트무비는 본사를 비롯해 스튜디오 건물, 모형 비행기, 직원식당, 비품실 등이 갖춰져 있었지만 사람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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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강서구 오곡동에 위치한 영구아트무비.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건물 입구, 전면, 떼어진 경비시스템, 먼지가 수북히 쌓인 직원식당 전경/문다영 기자 |
▲ 직원 출근중? 서버 가동 소리만…아무도 없었다
폐업설이 알려진 뒤 일부 매체에서는 직원들이 영구아트무비 건물로 출근 중이라고 보도했다. 하지만 이는 사실과 달랐다. 차는 두 대 세워져 있었지만 사람은 없었고, 앞 뒤 문도 굳게 잠겨 있었다. 직원식당은 폐쇄된 지 오래인 듯 먼지가 수북했다. 다만 에어컨 실외기로 보이는 기기가 두어 대 돌아가는 소리가 들렸다. 혹시 싶어 한시간 여 기다려봤지만 오가는 사람도 인기척도 전혀 없었다.
그러던 중 세워진 차에서 전화번호를 발견할 수 있었다. 해당 번호로 전화해보니 이미 퇴사한 직원이었다. 이름도, 언제 퇴사했는지도 밝히고 싶지 않다는 이 직원은 "회사에 다닐 당시 회사차에 내 번호를 붙여둔 것이지 내 차는 아니다"며 "임금체불로 퇴사했다. 다른 직원들도 거의 퇴사했고, 아직 그 곳으로 출근하는 직원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영구아트무비가 다른 곳에 지사를 낸 것도 아니었다. 이 직원은 "강서구 오곡동 말고 다른 곳에는 없다"고 밝혔다.
또 건물 내 기기가 가동되고 있다는 것에 대해서는 "서버 유지 때문에 24시간 돌아가는 것이지 기기가 가동되고 있다고 해서 사람이 있다고는 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 직원은 "나 역시 세간에 알려진 것과 같은 이유로 퇴사했다. 현재는 다른 곳에서 근무 중에 있다"면서도 "언제 퇴사했고, 얼마를 못 받았는지는 말하고 싶지 않다. 회사 사정도 윗분들이 더 잘 알 것이다"라고 자세한 얘기를 하기는 꺼려했다.
심형래 감독은 한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차기작인 '유령도둑'을 준비 중에 있다. 상황이 정리될 때까지 조금만 기다려달라"고 폐업이 아님을 분명히 했다. 영구아트무비 임금체불을 담당하고 있는 서울지방노동청 남부지청 관계자 역시 직원들이 고발이 아닌 진정서를 제출한 상태이므로 유·무죄 여부는 조사를 해봐야 알 수 있다고 밝혔다.
유명 개그맨에서 영화감독으로 전업, 영화 '용가리' '디워' '라스트 갓파더'를 만들었으며 1999년 신지식인 1호에 선정되기도 했던 심형래 감독이 위기를 헤쳐 나갈 수 있을지에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