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서구 오곡동에 위치한 영구아트무비 2층 내부에 '유령도둑팀'이라는 부서명이 붙어 있다./문다영 기자 |
[ 문다영 기자] 심형래(53) 감독의 영구아트무비가 폐업설에 휘말렸다. 하지만 심형래 감독은 직원들의 임금체불과 함께 차기작 '유령도둑'의 제작에 힘쓰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이번 폐업설은 영구아트무비에서 일한 근로자 및 퇴직자 43명이 지난 1일 서울지방노동청 남부지청에 임금 및 퇴직금 체불과 관련한 진정서를 제출하면서 이같은 사실이 알려졌다. 심형래 감독은 이와 관련해 19일 조사를 받기도 했다. 현재 노동청은 심형래가 임금 및 퇴직금을 고의적으로 체불한 게 아니라 재무 상태가 어려워 주지 못한 것으로 파악하고 조사 중에 있다.
▲서울 강서구 오곡동에 위치한 영구아트무비.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건물 입구, 전면, 떼어진 경비시스템, 먼지가 수북히 쌓인 직원식당 전경/문다영 기자 |
그렇다면 심형래 감독이 준비 중에 있다는 '유령도둑'은 제작될 수 있을까. 심형래 감독은 한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쇼박스와 투자를 논의 중에 있으며 유명 배우의 출연도 도모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퇴사한 일부직원들과 함께 '유령도둑' 제작계약을 했다고도 했다.
하지만 현재 상황으로는 '유령도둑'은 말 그대로 유령영화가 될 공산이 크다. 영구아트무비 건물 뿐 아니라 심형래 감독 자택도 압류상태인 것으로 알려진 탓이다. 더욱이 폐업설이 흘러나왔고, 상당한 액수의 임금이 체불돼왔다는 사실이 알려진 마당에 배우 및 스태프들이 영화 제작에 참여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심형래 감독이 거론한 배우 측도 제의는 받았지만 결정된 바는 없다고 했다. 실제로 '유령도둑'과 관련해 아무것도 결정된 것은 없다.
회사도 마찬가지. 31일 오전 기자가 찾은 영구아트무비 건물 뒷편 2층 창 너머로 '유령도둑팀'이라는 부서명이 보였다. 이사실 옆에 위치한 '유령도둑팀' 명패는 꽤 신경을 쓴 듯 호러 분위기의 로고까지 갖춰져 붙어 있었지만 문은 굳게 닫혀 있었다. 오가는 사람도 없었다.
굳이 영구아트무비 건물에서만 '유령도둑'을 준비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심형래 감독이 일부 직원들과 계약을 했다고 하니 어디에선가 진행되고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새 영화를 준비한다고 해서 임금 문제가 해결될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용가리', '디워', '라스트갓파더'를 만들고 개봉했으면서도 직원들의 임금을 챙겨주지 못했던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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