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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BS 2TV '개그콘서트'에서 많은 사랑을 받은 캐릭터들. 달인 김병만(위)과 '분장실의 강선생님' /사진= KBS 2TV '개그콘서트' 영상 캡처 |
[박소영 기자] 주말 저녁 안방극장에 웃음 폭탄을 안기고 있는 KBS 2TV '개그콘서트'(개콘)가 600회를 맞았다. 개콘은 지난 1999년 9월4일 첫 방송을 시작으로 12년간 한결같이 시청자들의 주말 활력소로 맹활약 했다. 그동안 개콘에는 높은 인기를 끈 화제의 코너와 캐릭터가 숱하게 생산됐다. 전 국민이 따라 한 유행어는 물론 사회적으로 이슈를 생산한 코너도 많았다. 개콘 600회 기념, 시청자들 배꼽 빠지게 만든 화제의 코너와 캐릭터를 모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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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톱개그맨을 탄생시킨 개콘의 과거 코너들. 변기수-이수근-류담의 '고음불가'(위) 강유미-유세윤의 '사랑의 카운셀러' /사진= KBS 2TV '개그콘서트' 영상 캡처 |
◆ 스타 탄생 알린 코너
'국민 일꾼' 이수근(36)은 리얼 예능 프로그램에서 활약하기 전 개콘 무대에서 남다른 개그감으로 눈길을 끌었다. 그는 지난 2006년 동료 개그맨 류담, 변기수와 함께 음악 개그 '고음불가'로 온·오프라인을 뜨겁게 달궜다. 류담과 변기수가 안정된 보컬을 선보인 반면 이수근은 고음 부분을 저음으로 처리해 반전 웃음을 선사했다. 세 사람은 이 코너로 2006 KBS 연예대상 최우수코너상을 수상했고 실제 음반도 내는 등 신드롬을 일으켰다.
개그맨 유세윤(32)은 단짝 개그우먼 강유미(27)와 커플로 등장해 열애설까지 났다. 찰떡 호흡으로 코믹한 커플 연기의 진수를 뽐냈기 때문이다. 두 사람은 2006년 '사랑의 카운셀러' 코너에서 엽기적인 커플로 등장해 '여자 대접 못 받는 여자' '불량 택시기사와 결혼한 여자' '열성팬과 결혼한 남자' 등 엉뚱한 캐릭터로 예측 불허의 웃음을 만들었다. 유세윤과 강유미는 이 코너를 통해 스타 탄생을 알렸고 많은 사랑을 받았다.
'미친 존재감' 정형돈(33) 역시 개콘을 통해 데뷔했다. 2002년, 동료 개그맨 김인석-이재훈과 나란히 서 무표정한 얼굴로 "아하 그렇구나. 웃거나 말거나~"라는 노래를 불러 웃음을 자아냈다. 여기에 일부 가사에 맞는 상황을 짜깁기해 폭소를 유발했다. 이 코너는 지난 2007년 개콘-400회 특집을 맞아 실시한 '다시 보고 싶은 코너' 설문조사에서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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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제의 유행어를 탄생시킨 개콘 코너들. 위부터 '봉숭아 학당'의 왕비호, 복학생 '분장실의 강선생님' /사진= KBS 2TV '개그콘서트' 영상 캡처 |
◆ 남녀노소 따라하는 대박 유행어
'봉숭아 학당'은 개콘 내 장수 코너 중 하나다. 1991년 5월 '한바탕 웃음으로'의 코너로 시작해 2011년 현재까지도 개콘의 마지막을 장식하고 있다. 역사가 화려한 만큼 거쳐 간 캐릭터도 많았고 화제의 유행어 역시 다양했다. 과거 '맹구' 캐릭터의 "선생님 하늘에서 눈이 와요" 같은 유행어를 시작으로 '수다맨' '그까이꺼 경비아저씨' '복학생' '세바스찬' '봉써니' 등 인기 캐릭터와 유행어가 배출됐다. 특히 윤형빈의 '왕비호' 캐릭터는 무려 2년 8개월 동안 '봉숭아 학당'의 수업 끝을 알렸다. "누가 수업 끝이래"라는 대사와 함께 등장, "국민요정 포에버"를 외치며 프로그램의 대미를 장식했다.
"내 아(아이)를 낳아도(낳아줘)" "아따 거시기허요(사랑합니다)" 등 숱한 유행어를 낳은 코너는 '생활 사투리'였다. 지난 2004년 2월 막을 내린 이 코너는 개그맨 김시덕(30)이 경상도 대표로, 이재훈(36)이 전라도 대표로 등장해 색다른 시각으로 사투리를 재해석해 인기를 끌었다. 직설적이면서 많은 의미를 함축한 생활 사투리로 전국에 '사투리 신드롬'을 낳기도 했다.
미녀 개그우먼 4총사 강유미-안영미-정경미-김경아는 엽기 분장과 입에 착착 감기는 유행어로 방송 당시 매주 화제를 모았다. 신인 배우들이 분장실에서 선배들과 나누는 대화를 에피소드로 꾸민 '분장실의 강 선생님'에선 유행어가 대량 탄생했다. 안영미(28)가 내뱉는 "똑바로 해 이것들아" "사랑해요 선배님~"이란 대사와 강유미의 "니들이 고생이 많다" 등은 전 국민이 따라 할 정도로 높은 인기를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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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회적으로 이슈를 끌기도 한 개콘 코너들, 위부터 '나를 술푸게 하는 세상' '달인' '대화가 필요해' /사진= KBS 2TV '개그콘서트' 영상 캡처 |
◆세상을 들썩들썩…이슈 생산 하기도
개그맨 박성광(30)은 '나를 술푸게 하는 세상'을 통해 배꼽 잡는 만취 연기로 보는 이들을 폭소케 했다. 술에 취한 채 경찰서에서 주정을 부리는 캐릭터로 세상을 삐딱하게 보며 불만을 토로했다. "국가가 나한테 해준 게 뭐 있나" "1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 등 다소 격한 대사를 외쳐 시청자들에게 웃음은 물론 통쾌함을 선사했다. 하지만 지난해 4월 국회에서 한나라당 한선교 의원이 김인규 KBS 사장에게 "'1등만 알아주는 더러운 세상' 대사가 가장 찝찝하다"고 지적했고, 얼마 뒤 코너가 돌연 폐지돼 외압설에 휘말리기도 했다.
개그맨 김병만(36)은 개콘 내 최장수 코너 '달인'에서 이색 분야의 경지에 오른 인물을 표현해 관객들의 배꼽을 훔쳤다. '콧바람의 달인' '미각의 달인' '유연함의 달인' '추위를 못 느끼는 달인' 등 아무나 쉽게 소화할 수 없는 특기를 내세워 매주 화젯거리를 쏟아냈다. 시청자들은 매회 무대에서 최선을 다하는 김병만의 노력에 박수를 보내며 그의 프로정신에 감동했다. '달인'으로 많은 상을 받기도 한 그는 사라져 가는 코미디에 대한 애정을 당부하는 개념 수상소감으로 대중의 이목이 집중된 바 있다.
김대희-신봉선-장동민이 활약한 '대화가 필요해' 역시 세간을 들썩이게 한 개그 코너다. 바쁘고 삭막한 현대 시대에 대화가 부족한 가정의 현실을 꼬집은 형식으로 유쾌함을 전했다. 뿐만 아니라 지난 2007년 11월18일 방송분에는 김대희(37)가 무대 위에서 삭발을 해 보는 이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웃음을 위해 삭발 투혼을 보인 김대희를 향해 박수갈채는 끊이지 않았고 '대화가 필요해'는 2007년 KBS 연예대상 코미디부문 대상의 영광을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