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 육상·수영 선수권'이 특별한 까닭은?
  • 이현경 기자
  • 입력: 2011.02.07 08:07 / 수정: 2011.02.07 08:07

[ 이현경기자] MBC-TV '아이돌 육상·수영 선수권'이 설특집 종결자로 등극했다. 지난 5일 방송된 1부 18.7%, 2부 17.6%라는 기록으로 수많은 설특집 중 최고 시청률을 올렸다.

시청률 만큼이나 호평도 이어지고 있다. 식상한 명절 특집에서 벗어나 새로운 예능의 패러다임을 제시했다는 것. 똑같은 아이돌 그룹을 데리고 180도 다른 재미를 만들어냈다는 것 역시 극찬을 받고 있다.

특히 세가지 장점이 빛났다. 우선 10대 위주가 아닌 세대를 초월한 시청층을 만족시켰고, 선정성이나 자극적인 장면없이 순수한 승부욕만으로 재미있는 장면을 만들어냈다. 또 주인공인 아이돌 역시 경기를 즐겼다는 것에 의의가 있었다.

'아이돌 육상·수영 선수권'의 선전이 특별한 이유를 살펴봤다.

◆ "중년도 빠졌다…세대 초월 인기"

아이돌이 출연하는 프로그램에 대한 시각은 극과 극이다. 10-20대 젊은층은 선호하지만 나이 지긋한 어른들은 '정신없다'는 평이 많은 것. 특히 걸그룹들이 민망하기 그지없는 섹시댄스라도 출 때면 채널을 돌리기 일쑤인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아이돌 육상·수영 선수권'은 그러한 고정관념을 탈피했다. 스포츠라는 세대를 초월한 콘텐츠로 다양한 시청자 층을 흡수한 것. 현란한 댄스와 노래 위주인 아이돌 예능의 틀을 벗어난 전략이 남녀노소를 뛰어넘은 인기의 원동력이었다.

수원에 사는 57세 이현성씨는 "평소 아이돌 그룹들이 나오는 방송은 잘 보지 않았는데 '아이돌 육상·수영 선수권'은 오랜만에 가족들과 함께 재미있게 봤다"면서 "어린 가수들이 열심히 하는 모습이 기특하기도 하고 흥미진진했다"고 시청 소감을 밝혔다.

◆ "꾸밈없는 리얼한 승부욕"

아이돌 멤버들의 순수하고 꾸밈없는 모습도 볼거리였다. 순도 100%의 승부욕과 경쟁심으로 젊은 혈기와 건강한 아름다움을 과시한 것. 갖은 치장으로 화려하게 꾸민 무대 위 모습보다도 생기넘치는 매력이 돋보였다.

영락없는 10대-20대 다운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승리를 기뻐하면 환호하는 순간에는 올림픽 금메달이 부럽지 않은 표정이었다. 또 몇 초 차이로 뒤져 메달을 놓쳤을 때는 가요 프로그램 1위를 하지 못한 것보다 아쉬움이 가득한 모습이었다.

하지만 서로를 응원하며 격려하는 훈훈한 모습도 자주 볼 수 있었다. 승자는 패자를 위로했고, 패자는 승자에게 아낌없는 축하를 보냈다. 진정한 스포츠맨쉽이 빛나는 순간이었다. 단순한 경쟁자가 아닌 함께 발전해나가는 동료애가 엿보였다.

시청자 게시판에는 "서로를 격려하고, 넘어졌을 때 일으켜 세워주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며 "앞으로 활동을 하면서도 서로 끌어주고 밀어주면서 발전하는 관계를 이어갔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 "혹사 없는 진정한 아이돌 축제"

'아이돌 육상·수영 선수권'은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아이돌 가수들에게도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아이돌 가수들은 명절만 되면 혹사 아닌 혹사를 당해왔다. 각종 특집 프로그램에서 선보일 춤과 노래를 연습하느라 밤을 지새운 것.

하지만 '아이돌 선수권'은 달랐다. 자신이 갖고 있는 신체적 기량을 뽐내는 자리이기에 승부욕과 즐기는 마음가짐만이 필요했다. 개인적 성취감를 위한 사전 연습 과정은 스스로의 선택이었다.

친목 도모의 장도 됐다. 특히 이번 경기에는 1세대 아이돌인 김동완, 황보 등도 참가해 후배들과 뜻깊은 시간을 가졌다. 또 평소 한 자리에 모이기 힘든 아이돌이 총출동한 만큼 서로 인사를 나누고 친분을 쌓기도 했다.

한 아이돌 소속사 관계자는 "멤버들이 방송이라는 생각보다는 학창시절로 돌아간 것 처럼 진심으로 대회를 즐긴 것 같다"면서 "바쁜 스케줄 속에서 오랫만에 즐거운 시간을 갖게 되었다는 반응이 많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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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 기자들이 풀어 놓는 취재후기 = http://pres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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