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보현·김가연기자] "밝고 긍정적이었던 1세대 vs 불편한 현실 담은 3세대"
20년. 강산이 2번 바뀐다는 그 시간동안 청소년 드라마가 세대 교체가 이뤄졌다. 1990년대부터 2010년에 이르기까지 청소년 드라마는 각 세대별로 뚜렷한 흐름을 유지하며 방송됐다.
1990년대 초반에 방송된 1세대는 도덕성에 초점을 맞춰 희망적인 분위기로 이끌었다. 2000년대에 접어들어서부터는 리얼리티를 넣어 사회 문제를 제기하기 시작했다. 청소년 드라마의 전성기였다.
그러던 중 2000년대 후반. 2.5세대 청소년 드라마는 판타지 로맨스로 변화를 꾀하기 시작했다. 기존 청소년 드라마와 확연히 다른 로맨스 학원물이었다. 마지막으로 최근에 재개한 청소년 드라마는 리얼리티에 100% 초점을 맞춰 현실을 그대로 담았다.
청소년 드라마의 20년 변천사를 살펴봤다.

◆ 1990년대 후반 | 희망적인 분위기 위주
청소년 드라마 1세대, 1990년 후반에 방송된 청소년 드라마는 밝고 희망적이었다. MBC-TV '사춘기'(1993~1996), SBS-TV '공룡선생'(1993~1995), KBS-1TV '신세대보고 어른들은 몰라요'(1995~1998) 등이 대표적인 예다.
1세대 드라마는 청소년들의 꿈과 희망에 초점을 맞췄다. 도덕성이 강조됐다. 에피소드는 학교와 가정에서 일어나는 소소한 일상으로 꾸려졌다. 캐릭터 역시 교과서에서 등장할 법한 전형적인 인물들로 구성됐다.
대중문화평론가 이문원 씨는 "1990년대 청소년 드라마는 당시 청소년들이 가진 의식을 그대로 반영해 진취적으로 그려졌다"며 "사회를 바라보는 눈은 희망적이었고 도전정신이 강했다. 극 전체가 발랄하며 활기찬 것이 특징이다"라고 밝혔다.

◆ 2000년대 초반 | 청소년 문제에 포인트
청소년 드라마는 2000년대에 접어들면서 급변했다. 사회문제로 시선을 옮겼다. 청소년들의 절대 지지에 힘입어 시즌제로 발전하는 계기를 마련하기도 했다. KBS-2TV '학교' 시리즈(1999~2002)와 '반올림'(2003~2007)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2세대 청소년 드라마는 주로 학교 내부 문제에 접근했다. 체벌, 왕따, 성추행 등이 다뤄지기 시작했다. 캐릭터들의 변화도 눈에 띄었다. 모범생부터 반항아까지 일상에서 볼 수 있는 인물들이 브라운관에서 그려졌다.
'정글피쉬2' 김정환 PD는 "2세대 청소년 드라마는 학교 문제를 다뤄 사회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며 "비판적인 눈으로 학교를 바라봐 현실을 꼬집었다. 청소년 드라마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원동력이다"라고 말했다.

◆ 2000년대 후반 | 로맨스 학원물로 포맷 변화
청소년 드라마의 인기가 식자 포맷 변화가 일어났다. 정통 청소년 드라마 대신 퓨전 학원물이 등장했다. 기존 청소년 드라마와의 공통점은 학생을 주인공으로 삼았다는 점 뿐. KBS-2TV '꽃보다 남자', '공부의 신', MBC-TV '궁' 등이 예다.
2.5세대에서는 판타지가 강조됐다. 비현실적인 스토리에 캐릭터들이 전면으로 나오기 시작했다. 볼거리에 초점을 맞췄기 때문이었다. 장르는 오락성이 강한 로맨틱 코미디 위주였다.
이문원 씨는 "'꽃보다 남자'와 공부의 신'을 계기로 학교 드라마에도 판타지 로맨스물이 활개를 치게 됐다"며 "도덕적인 요소를 배재한 채 엔터테인먼트적 요소를 곳곳에 담아 청소년의 눈과 귀를 사로 잡았다"고 설명했다.

◆ 2010년 | 리얼리티의 전형
정통 청소년 드라마가 3년 만에 부활했다. 오랜만에 등장한 청소년 드라마는 소재와 스토리에 변화를 꾀했다. 리얼리티가 강조돼 기존의 청소년 드라마에 비해 생동감이 돌았다. KBS-2TV '정글피쉬 2'가 대표적이다.
요즘 청소년 드라마는 다시 현실에 눈을 돌렸다. 원조교제, 자살 등 자극적인 요소도 서슴지 않았다. 요즘 10대 청소년들의 현실을 있는 그대로 담아냈다는 평을 받고 있는 중이다. 청소년들이 선호하는 SNS 등 매체를 적극적으로 이용하기도 했다.
'정글피쉬' 김정환 PD는 "리얼리티가 강조돼야 할 때다. 현실 문제에 최대한 접근해 캐릭터와 주제를 엮어 갔다"며 "진짜 청소년들이 당면한 문제를 그들의 삶 속에서 리얼하게 담아보고자 노력하려고 했다"고 귀띔했다.
<글= 김가연기자, 사진= 이호준기자, 드라마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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