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비 월드투어 관계자 "환치기로 자금마련…비에게 칩으로 전달"
  • 임근호 기자
  • 입력: 2010.11.04 11:05 / 수정: 2010.11.04 11:05

[이명구·임근호기자] "라스베가스에 간다고 다 도박을 하나->관광객 수준으로 했다. 도박의 기준을 모르겠다->도박을 할 시간도 겨를도 없다"

앤드류 김의 15만 달러 소송이 불거진 지난 10월 18일. '도박설'에 휘말린 비의 입장은 시시각각 변했다. 우선 비 측은 더팩트과의 맨 처음 통화에서 ① '도박은 사실무근'이라고 발뺌했다.

하지만 현지 취재 결과를 전해듣자 재빨리 입장을 뒤집었다. ② '관광객 수준으로 이용했다'고 말을 바꾼 것. 카지노를 갔다는 사실은 인정했다. 그러나 여론이 악화되자 ③ '도박할 시간도 없었다'며 전면 부인에 나섰다.

'한류스타' 비의 도박설은 사실일까, 무근일까. 실제로 '심각한 도박습관을 갖고 있다'는 앤드류 김의 주장과 'LA공연 실패의 책임을 돌리기 위한 음해'라는 비의 부인이 첨예하게 맞서고 있다.

더팩트은 '도박할 시간도 없다'와 '15만 달러를 빌려줬다'의 대립각 속에서 또 다른 증인을 만날 수 있었다. 비의 월드투어를 동행한 공연 관계자 A씨의 증언을 통해 라스베이거스에서 생긴 일을 자세히 들었다.

다음은 A씨와 나눈 일문일답이다.

▶ 비와 어떤 관계로 라스베이거스를 찾았나.

" 비의 월드투어에 공연 관계자 자격으로 해외공연에 동행했고, 라스베이거스도 함께 갔다."

▶ 앤드류 김을 아는가. 그의 소송을 신뢰할 수 있나.

"앤드류 김을 모를 수 있나. 그는 LA 공연 프로모터였다. 그에 대한 신뢰도는 말할 수 없다. 관점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이다. 그가 돈을 빌려줬다는 주장은 기사를 보고 알았다. 둘의 채무관계는 알 수 없지만 비가 도박을 한 건 사실이다."

▶ 비가 바카라를 하는 것을 본 적 있는가.

"2006년 12월 라스베이거스에서 공연을 했다. 당시 비는 공연을 주최한 핵심 인물로부터 칩을 받아 바카라를 했다. 벨라지오 호텔 VIP룸에서 바카라를 하는 것을 직접 목격했다. 테이블 위에 놓인 칩을 보면 그의 베팅을 알 수 있다."

▶ 비에 따르면 도박을 할 시간도 없다고 하던데.

"밤을 새며 바카라를 하기도 했다. 그만큼 좋아했다. 물론 2006년 12월만 해도 심각한 도박습관은 없었다. 앤드류 김이 말한 것 처럼 거액의 베팅을 하지는 않았던 걸로 기억한다."

▶ 누구의 돈으로 바카라를 한건가?

"공연을 기획한 핵심 관계자 B의 돈이었다. 게임을 하다가 돈을 다 잃고 나면 B가 또 자금을 대주는 방식이었다. 꽤 많은 돈을 칩으로 바꿔서 줬다. 한번에 준건 아니고 잃으면 주고, 잃으면 주는 식이었다."

▶ B씨는 왜 바카라 자금을 준 것인가?

"B는 월드투어를 기획했다. 아티스트가 좋아하는 게 카지노고 바카라라면 칩을 주는 것 만큼 좋은 선물이 어디있는가. 또한 비는 당시 JYP에서의 독립을 꿈꾸고 있었다. 비를 잡기 위한 쟁탈전이 치열했다."

▶ B씨는 어디서 자금을 충당했는가.

"라스베이거스에서 거액을 빌리고, 환치기를 통해 한국에서 송금을 받았다. 외환관리법상 2만 달러 이상을 들고 나갈 수 없다. 이에 현지 환전상을 통해 환치기를 한다. B씨는 그 돈을 칩으로 바꿨고, 비가 필요할 때 전달했다."

▶ 그렇다면 외환관리법 위반 아닌가.

"B씨는 외환관리법 위반으로 벌금형을 받았다. 지난해 서울중앙지검에서 환치기 혐의로 조사를 받았고, 약식기소됐다. 2006년 12월 라스베이거스 카지노에서 쓴 돈이 문제가 된 것이다."

▶ B씨가 환치기로 받은 돈이 비에게 건네졌나?

"칩으로 바꿔서 주는 걸 수차례 목격했다. 비가 돈만 떨어지면 B씨를 찾았고, B는 바꾼 칩을 비에게 줬다. 물론 비가 그 돈을 혼자서 다 쓴 건 아니다. 전 기획사 관계자, 스태프 등도 일부 나눠 쓴 걸로 알고 있다."

▶ LA 공연 전 라스베이거스에서 생일파티를 했다던데.

"LA에서 베이거스까지 앤드류 김의 SUV 차량을 타고 갔다. LA에서 베이거스까지 가는데 걸리는 시간이 6시간이다. 물론 생일이 그쯤인 건 맞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공연을 앞두고 생일파티를 하기 위해서 6시간을 달려 간다고? 글쎄다."

▶ 그렇다면 라스베이거스에 간 목적은?

"당시 비는 좀 쉬고 오겠다며 4~5일 일정으로 라스베이거스를 갔다. 그를 만나기 위해 공연 관계자들이 어쩔 수 없이 라스베이거스를 찾을 정도였다. 당시 B의 말을 떠올리면 비는 바카라를 하고 있었다. B씨는 이 때도 칩을 주고 왔다고 들었다."

▶ 정리하면 비가 카지노를 좋아하는 건 사실인가.

"내가 눈으로 목격한 것만 해도 몇 차례다. 늘 VIP룸을 이용한다. VIP룸은 미니멈 베팅이 이미 게임 수준을 넘어선다. 또한 벨라지오에 앤드류 김을 담당하는 한국인 호스트도 있었다. 비가 그의 손님으로 VIP룸을 이용하기도 했다. 아마 그들도 비의 베팅 정도를 알고 있을 것이다."

▶ 또 다른 목격자가 있는가.

"사실 당시 비와 동행했던 공연 관계자들은 대부분 알고 있지 않을까. 그들은 비가 바카라를 하는 장면은 목격했을 것이다. 가장 확실한 증인은 비에게 직접 칩을 준 B씨 아니겠는가. 그가 환치기 자금의 내역을 공개하면 도박설이 어느 정도 증명될 것 같다."

<글=이명구·임근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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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독] "비, 억대도박 사실이다"…공연 관계자, 외환법 위반 벌금형 (종합)


<더팩트 기자들이 풀어 놓는 취재후기 = http://pres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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