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명구·배병철기자] KBS2 드라마 ‘도망자 플랜비’에 출연중인 배우 송시연(26)은 ‘고추냉이 녹차’ 여비서로 유명하다. 그녀가 극중 녹차에 고추냉이를 넣어 먹는 장면을 실제로 연기했기 때문이다.
그녀가 맡은 여비서는 원래 ‘도시적이고 섹시한’ 캐릭터였다고 한다. 하지만 그녀의 아기같은 목소리 때문에 극중 캐릭터도 바뀌었다. 기존의 섹시함을 포기하고 4차원 여비서로 재탄생한 것이다.
본인도 실제 모습은 극중 여비서와 닮았다고 한다. 섹시함보다 엉뚱함이 잘 어울리는 캐릭터 말이다. 또 미니스커트보다 청바지가 편하고, 화장한 얼굴보다 민낯이 자연스럽다고 말한다.
“성격이 남자처럼 털털해요. 또래 친구들은 옷이나 외모를 예쁘게 꾸미고 다니는데 저는 신경을 많이 안 쓰는 편이거든요. 가벼운 옷차림이 좋고 민낯을 선호하고…그래서 극중 배역이랑 잘 맞는 것 같아요.”

'그리스녀' 오해와 진실…"대박? 광고-작품 0건"
송시연은 2010 남아공월드컵에서 일약 '응원 스타'가 됐다. 한국과 그리스전 길거리 응원에 나섰다가 카메라에 잡혀 '그리스녀'로 검색어 1위까지 차지했다. 응원 다음날 그녀의 휴대폰으로 수 백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그 정도로 이슈가 될 지 몰랐어요. 지나친 관심 때문에 나중에는 좀 무서웠어요. 뭔가 일이 생기지 않을까 싶어서요."
우려는 현실로 나타났다. 미니홈피에는 각종 비방과 욕설이 난무했고, 관련 기사에는 '뜨고 싶어 안달이 났다'는 악성 댓글이 달렸다. "네바걸로 그 자리에 갔던거지, 개인적인 목적으로 응원한게 아니에요. 비방글이 계속 올라와 결국 다이어리에 글을 남겼어요. 연기 때문에 욕을 먹으면 겸허하게 받아들이지만 이런 일로 욕을 먹는 건 너무 억울하다는 내용이었어요."
주변에서는 송시연이 '그리스녀'로 뜬 이후 큰 이득을 봤을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녀는 "그 어떤 혜택도 받지 않았다"며 고개를 가로젓는다. 광고나 작품은 많이 들어왔지만 대부분 '섹시'에 초점이 맞춰져 정중하게 거절했다. "작품이나 광고도 대부분 섹시 코드였고…그리스녀 자체도 배우에게 큰 도움이 안 되는 것 같았어요. 결국 월드컵 이후 광고나 작품은 하나도 못했어요, 호호."

'나카무라 황' 엽기 여비서?…"실제 나와 닮았다"
녹차에 고추냉이를 넣어 마시는 엽기적인 여비서. 평범하지 않은 이 캐릭터는 실제로 송시연과 닮은 점이 많다고 한다. 그녀 또한 외모에서 풍기는 귀엽고, 예쁘고, 섹시한 분위기와 달리 내숭 모르는 털털한 성격의 소유자. "저는 밝고 명랑한 캐릭터에요. 예쁜 척? 도도한 척? 에이, 닭살 돋아요. 치마보다 청바지 사는걸 더 좋아하고 화장품보다 기계류 사는걸 더 좋아해요."
송시연은 장난기도 많은 편. 만우절 같은 날에는 어김없이 그녀의 '밉지 않은' 장난기가 발동한다. 올해는 수 십명의 지인들에게 전화를 걸어 약속을 잡은 뒤 모조리 펑크를 냈다며 크게 웃는다. "장난치는 건 순수하다는 증거에요(웃음). 친구들은 제가 없으면 너무 보고 싶은데 만나면 화난다고 말해요. 계륵같은 존재랄까? 호호."
본인도 스스로의 삶을 '반전의 연속'이라고 표현한다. 무용과 발레를 배웠지만 춤은 못 추고, 얼굴만 보면 귀여운 여동생 같은데 몸매는 서구형이란다. "인생 자체가 반전인 것 같아요. 뭘 하더라도 남들의 예상과는 전혀 반대로 가는 경우가 많거든요. 그런 제 실제 모습을 여비서를 통해서도 많이 보여드리고 싶어요."

하루 셀카 100장은 기본…"24시간 카메라 대동"
송시연은 사진에 관한 한, 연기 못지 않은 열정을 갖고 있다. 하루의 시작과 끝을 카메라와 함께 할 정도다. 눈을 뜨면 사진을 찍고, 자기 전에 사진을 찍는다. 그렇게 하루가 끝나면 보통 100장이 넘는 사진을 남긴다고 한다. "카메라가 없으면 불안해요. 인터뷰를 할 때는 코디 언니한테 카메라를 넘겨주고 찍어달라고 해요. 그 만큼 사진 찍는걸 좋아해요."
소장하고 있는 카메라도 5대라고 한다. 일명 '똑딱이' 사진기부터 DSLR 고성능 카메라까지 그 종류와 성능도 다양하다. 이같은 뜨거운 관심과 사랑을 발판삼아 그녀는 나중에 사진 작가도 해볼 생각이라고 한다. "사진 작가분들한테 소질이 있다는 얘기도 들었어요. 그래서 자신감도 있고 재미도 있을 것 같아서 꼭 사진 작가를 한 번 해보고 싶어요."
인터뷰 말미에 "자신을 피사체로 쓸 경우 어떤 라인이 가장 매력적일 것 같냐"고 물어봤다. 이윽고 그녀는 자신의 허리 쪽을 꾹 누르더니 "허리라인"이라고 자신있게 말했다. "허리가 가늘고 힙이 좀 큰 편이어서 라인이 잘 사는 편이에요. 그래서 이 부위가 가장 매력적으로 나오지 않을까 싶어요, 호호."


<사진=김용덕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