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이 쫓는 거인, 스캔들은 없다"…월화극 2R, 재점검 ①
  • 서보현 기자
  • 입력: 2010.09.09 15:47 / 수정: 2010.09.09 15:47

[ 서보현기자] 지금까지 월화 드라마의 강자는 MBC-TV '동이'였다. 이병훈 PD를 내세운 '동이'는 평균 25%대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동시간대 시청률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하지만 승부를 단정짓기에는 아직 이르다. SBS-TV '자이언트'가 맹추격을 해오고 있다. 지난 7일에는 '동이'가 25.3%(이하 AGB 닐슨미디어 리서치), '자이언트'가 24.2%를 기록했다. 단 1.1% 차이밖에 나지 않았다. 또 KBS-2TV '성균관 스캔들'도 호평 속에서 7.5%의 시청률을 보이며 상승세를 타고 있는 중이다.

월화극 타이틀을 얻기 위한 3사 방송사의 혈전(?)이 시작됐다. '동이'는 이병훈 PD의 저력을 기대하고 있고 '자이언트'는 가파른 상승세에 희망을 걸고 있다. 그리고 '성균관 스캔들'은 젊은 시청자를 공략하는 틈새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지금, 각 드라마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SWOT'(Strength Weakness Opportunity Threat) 분석을 통해 월화 드라마의 위치를 분석했다.

◆ S (강점) : 아이돌 vs 빠른 속도 vs 스타 PD

성균관 스캔들 (KBS) : 화려한 출연진은 경쟁 드라마에 긴장을 줄 만 하다. 동방신기 믹키유천, 송중기, 유아인, 박민영 등 인기 스타가 총출동했다. 젊은 스타의 총출연으로 드라마 전체가 밝고 경쾌해졌다. 패기있는 에너지로 10~20대 시청자를 다시 월화 안방극장으로 불러 모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신선한 발상도 '성균관 스캔들'의 무기다. 드라마 중 처음으로 조선시대 성균관 속 로맨스를 집중 탐구한다. 처음 다뤄지는 소재인만큼 시청자의 호기심을 자극할 만 하다. 성균관의 전통을 알게 되는 재미 뿐 아니라 역사 드라마를 비교해가면서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자이언트 (SBS) : 빠른 속도가 가장 큰 힘이다. 속전속결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1회에 한 번의 복수가 끝나고 또 다른 복수가 시작될 정도. 월요일 방송을 보지 않았다면 화요일 내용이 의아할 수도 있는 수준이다. 빠른 속도는 '내일은 없다'는 모토로 임하는 제작진의 전략 중 하나. 스피드로 드라마 몰입도를 높여 고정 시청자를 확보하겠다는 의미다.

배우들의 호연도 강점이다. 그 중 정보석, 박상민의 연기는 일품이다 주인공을 압도하는 존개감을 보이며 극을 이끌고 있다. 회를 거듭할 수록 성숙해지고 있는 황정음의 연기도 볼거리다. 지금까지 보여왔던 '예쁜 연기'에서 한 단계 올라 선 감정 연기를 선보이며 중심 인물로 떠올랐다.

동이 (MBC) : 이병훈 PD의 스타성은 여전하다. 이병훈 PD가 연출을 한다는 사실만으로도 기본 시청자가 잡힐 정도. 출연진의 연기를 꼼꼼하게 체크하고 섬세하고 위트있는 연출로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사극이 됐다.

배우들의 탄탄한 연기는 안정적이다. 지진희, 한효주, 이소연, 박하선 등 주요 출연진은 물론 대부분의 출연진이 기본 이상의 연기력을 선보였다. 배우의 연기력이 드라마의 호감도를 결정한다면, '동이'는 절반은 먹고 들어간 셈이다.

◆ W (약점) : 대진운↓ vs 감정과잉 vs 자기복제

성균관 스캔들 : 대진운이 없다. 경쟁 드라마가 강하다. 과연 '동이'와 '자이언트'의 접전 속에 끼어들 수 있을지 의문. 작품성에 대한 호평이 이어지고 있지만, 시청률과는 별개의 일이다. 극소수만 즐겨보는 마니아 드라마로 남을 수도 있는 상황이다.

중장년층에게도 어필하기 위해서는 극 중 무게 중심이 필요하다. 잘금 4인방 중심의 스토리만 부각돼 중년층이 부각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 김갑수, 안내상 등 중년 연기자들의 역량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자이언트 : 강약 조절의 불균형은 아쉽다. 스토리와 캐릭터가 '강'에서 '강'으로 끝난다. 말랑한 내용은 없다. 전 출연진이 비극에 빠지고, 모두가 복수의 칼을 갈기 시작하면서부터는 더 심해졌다. 지나친 감정 과잉으로 시청자를 푸시할 뿐 당기지는 못했다.

설상가상으로 비극 멜로가 시작되면서 분위기는 한 단계 더 어두워졌다. 35회부터는 황정음-주상욱이 울고 소리지르는 모습을 한없이 보게될 전망. 게다가 이제는 식상한 현대판 로미오와 줄리엣 콘셉트. 지루한 멜로 라인은 속도를 떨어뜨리고 올드한 느낌을 더한다.

동이 : 강점이 동시에 약점이 됐다. 이병훈 PD의 자기복제가 '동이'의 한계다. '동이'는 이 PD의 전작 '대장금', '이산' 등과 별다를 것이 없다. 갈등 구조, 캐릭터, 연출 기법까지 그의 대표작과 상당부분 겹친다. 지루하고 식상하다.

개성없는 캐릭터는 드라마를 보는 재미를 반감시켰다. 특히 타이틀롤 동이가 문제. 술에 술탄듯 물에 물탄듯 밋밋하다는 평이다. 덕분에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캐릭터는 장희빈. 결국 여주인공보다 악역이 더 사랑받는 기현상(?)을 낳았다.

◆ O (기회) : 재방의 제왕 vs 가파른 상승세 vs 아역 붐업

성균관 스캔들 : 재방송 효과를 누릴 만 하다. 본방보다 재방송 시청률이 높게 나온 것. 새 시청자 유입을 기대할 볼 만 하다. 본방 후 쉴새 없이 재방송이 이뤄져 초반 드라마 알리는데는 일정 부분 효과를 봤다.

의외의 연기력도 시청률 상승 요인으로 기대할 만 하다. 믹키유천은 데뷔작에서 비교적 안정된 연기를 보여 보였다. 또 전태수는 기대 이상의 악역 연기로 주인공 못지 않은 관심을 받고 있다. 비주얼 드라마라는 편견에서 벗어나는 건 시간문제다.

자이언트 : 한 번 타기 시작한 상승세가 무섭다. 점점 시청률이 상승하더니 어느새 월화 드라마 강자였던 '동이'와 접전을 펼치게 됐다. 전세대에 통하는 복수 코드가 부각되면서 보인 결과다. 시청률 상승은 재방송 전략도 한 몫 했다. SBS는 '동이'와의 주말 경쟁을 피해 숨은 시청자를 공략했다.

복수극은 호기심을 더한다. 박상민의 존재가 언제 발각될지, 3남매의 존재가 언제 드러날지 아슬아슬하다. 앞으로는 복수가 다각도에서 진행될 계획이라 치열한 두뇌 싸움을 보게 될 전망이다. 얽히고 설킨 캐릭터드의 갈등 관계와 복수 여부를 푸는 재미가 더해질 예정이다.

동이 : 그래도 아직은 월화 드라마 1위 드라마다. 다시 치고 올라갈 가능성이 충분하다. 최근 인형왕후의 죽음은 '동이'의 분위기 전환 카드였다. 동이와 장희빈의 갈등이 본격화화면서 흥미진진한 추리극을 다시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아역 배우에게 희망을 걸어 볼 만 하다. 어린 영조 역을 맡은 이형석 군의 등장이 드라마에 활기를 불어 넣었다. 시청자의 반응도 좋은 편. 어린 영조가 등장하면서 3~4% 시청률이 상승하는 효과를 보이고 있다.

◆ T (위기) : 어색한 남장 vs 경쟁작 공격 vs 무리한 연장

성균관 스캔들 : 어색한 남장 연기는 옥에 티다. 말투, 걸음걸이, 표정 등은 여자일 때와 전혀 달라진 것이 없어 몰입에 방해된다. 문근영, 윤은혜 등의 남장 연기와 차별화를 이룬 것은 분명하지만, 그들에 비해 공감은 가지 않는다. 박민영만의 남장 연기라 보기에도 개성이 부족하다.

자이언트 : 연장의 위험은 '자이언트' 역시 마찬가지다. 앞으로 '자이언트'는 근현대사들의 이야기를 확대할 예정. 하지만 뚜렷한 계획없는 연장은 득보다 실이 많다. 당초 계획했던 스토리가 늘어지면서 '자이언트'의 최대 강점인 스피드가 떨어질 위험이 있다.

더불어 '성균관 스캔들'의 맹공격도 주의할 점이다. '자이언트'가 놓치고 있는 10~20대를 공략하고 있기 때문. 젊은 시청자를 공략하기 위해서는 그에 걸맞는 감각으로 맞서는 것이 중요하다.

동이 : 동이의 시간은 거꾸로 가고 있다. 회를 거듭할 수록 이야기 전개가 더뎌지고 있기 때문. 하염없이 늘어지고 반복되는 전개로 시청자들은 지치고 드라마는 재미를 잃었다. '동이'의 10회 연장이 우려스러운 이유다. 무리한 연장으로 시간 떼우기용 에피소드가 삽입될 우려가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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