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라이女티가 떴다"…예능TV, 여성시대 열린 까닭?
  • 김지혜 기자
  • 입력: 2010.07.14 14:22 / 수정: 2010.07.14 14:22

[ 김지혜기자] "버라이어티? 버라이女티!"

방송은 유행이다. 특히 웃음을 주고 받는 예능 프로그램의 경우 트렌드에 민감하지 않을 수 없다. 그렇다면 요즘 방송가에 불고 있는 유행은

'우먼'이다. 여성에 의한, 여성을 위한, 여성의 프로그램이 경쟁적으로 쏟아지고 있다.

버라이어티에 여성시대가 열렸다. 남성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리얼 버라이어티를 중심으로 여성을 위한 기획이 시도되고 있다. 이는 남성 중심의 예능 프로그램에 신선한 활력소가 될 전망이다. 남자 예능에서는 볼 수 없는 섬세한 웃음이 기대되기 때문이다.

평일과 주말을 넘나들며 시심을 잡고 있는 버라이女티. 그들이 틈새를 공략하는 방법을 살펴봤다. 또한 여성 버라이어티가 가지고 있는 한계와 문제, 그리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과제를 알아봤다.

◆ "예능 성역 파괴…버라이女티가 떴다"

케이블과 공중파 할 것 없이 여성 버라이어티가 연이어 기획, 방송되고 있다. 단순히 게스트 차원의 출연이 아니다. 여성 연예인이 MC가 되고, 또 주요 멤버 역시 여성 스타로 채워져 있다. 소재와 구성에 있어 순수하게 여성 지향이다.

'버라이어女티'의 시초는 케이블 채널이다. 공중파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남성 버라이어티의 여성판을 제작하며 가능성을 타진한 것. '여성판 무한도전'으로 불리는 MBC 에브리원의 '무한걸스'와 '여성판 남자의 자격'으로 통하는 QTV '여자만세'가 대표적인 여성 버라이어티다.

케이블에서 가능성을 확인한 '버라이女티'는 공중파에서 꽃을 피우고 있다. KBS-2TV '청춘불패'는 여자 아이돌의 농촌 체험기를 그리고 있다. MBC-TV '원더우먼-여자가 세상을 바꾼다'는 예능과 교양을 접목한 인포테인먼트 버라이어티. SBS-TV는 12명의 여성스타를 내세운 '영웅호걸'을 준비중이다.

◆ "버라이女티의 매력…섬세한 재미가 있다"

여성 버라이어티의 출발은 다양성이다. 도전 버라이어티가 예능의 대세를 이루면서 남성 예능인들을 내세운 리얼 버라이어티들가 트렌드를 만들었고, 이 가운데 프로그램을 이끄는 주축을 남성에서 여성으로 옮겨보자는 발상의 전환도 이뤄어졌다.

'무한걸스'의 어랑경 PD는 "참신한 예능을 기획하면서 '여성'을 중심으로 한 버라이어티를 제작하게 됐다"면서 "방송 초기만 하더라도 특정 프로그램의 아류라는 오명에서 자유롭지 못했지만 회를 거듭하면서 여자 버라이어티만의 개성과 강점을 확보하게 됐다"고 전했다.

여성 버라이어티의 묘미는 여성 특유의 섬세함에 있다. 거친 에너지와 다소 정신없는 웃음이 넘치는 남성 버라이어티에 비해 여성 버라이어티는 소재와 웃음 포인트 등이 좀 더 세밀하다. '영웅호걸'의 박성훈 PD는 "뜻밖에 상황에 던져졌을 때 반응이 전형적이지 않아 신선한 웃음을 선사한다"고 말했다.

특정 타겟을 위한 공감대 형성에도 효과적인 힘을 발휘하고 있다. 어랑경 PD는 "생얼을 보여주기 싫어하는 여성 스타의 행동에 여성 시청자들은 진심으로 고개를 끄덕일 수 있다"면서 "게다가 이는 남성 시청자의 엿보기 심리까지 자극해 시청률 상승효과를 불러오고 있다"고 분석했다.

◆ "대박의 필요충분 조건…캐릭터와 팀워크"

그러나 여자 버라이어티가 예능국에서 하나의 킬러 컨텐츠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갖추어야 할 몇가지 요소들이 있다. 우선 아이템의 한계를 극복해야 한다. 그동안의 여성 버라이어티들이 패션, 뷰티, 미용 등 여성과 관련된 아이템에 치중해온 게 사실이다.

물론 여성 중심의 소재는 여성 버라이어티가 내세울 수 있는 강점이다. '청춘불패'의 위문공연과 '여자만세'의 자궁검사 등은 여자만이 할 수 있는 신선한 아이템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는 장점인 동시에 한계도 된다. 여성 중심의 소재는 그 만큼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캐릭터를 살리는 것 역시 관건이다. 웃음을 책임지는 캐릭터가 개그우먼에 한정돼 있는 건 문제다. 어랑경 PD는 "아무래도 여자 연예인들은 망가지는 것에 익숙치가 않다. 끝없이 망가지는 가운데 캐릭터가 탄생하기 마련인데 그런 점이 조금 아쉽다"고 전했다.

프로그램이 롱런하기 위해서는 조화로운 팀워크도 요구된다. 일부 프로그램에서는 멤버간 불화설과 교체설 등이 끊이지 않았던 게 사실이다. 박성훈 PD는 "멤버간의 호흡은 프로그램에서 시너지 효과를 낸다. 이는 안정감 넘치는 재미로 이어진다"면서 "다양한 개성을 가진 여성 스타들이 어떻게 조화를 이루느냐에 프로그램 성패가 달렸다"고 말했다.

ebada@tf.co.kr

<글=김지혜기자, 사진= 각 프로그램 스틸 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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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 기자들이 풀어 놓는 취재후기 = http://pres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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