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오세희 인턴기자] "캐릭터 없으면 예능스타 아니죠?"
예능 프로그램이 다패널 시대가 되면서 캐릭터 전쟁이 시작됐다. 어떤 이미지를 갖느냐에 따라 시청자에 '호감' 또는 '비호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일까. 자신의 스타들은 단점도 장점으로 승화시키는 캐릭터를 만들기 위해 애를 쓰고 있다.
그 중 예능에 꼭 등장하는 단골 캐릭터가 있다. 대표적인 것이 '백치·병풍·싼티·밉상·소심' 캐릭터다. 한 번만 봐도 기억에 남을 수 있는 독특한 설정과 내 주변에도 있을 법한 친근한 면이 특징이다. 때론 모자라고 안타까워 팬들에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재미있는 프로그램을 더 재미있게 만드는 예능 속 '5대 캐릭터'를 살펴봤다.

◆ 백치 캐릭터 - "황당 발언 재미있죠?"
요즘 가장 '핫'한 예능 속 캐릭터는 백치 캐릭터다. 외모는 아름답고, 멋진 스타지만 입만 열면 무식함이 줄줄 샌다. 상상하지 못했던 황당 발언도 서슴치 않는다. 반전이 있다는 점에서 의외의 매력을 보인다.
홍수아는 KBS-2TV '스타골든벨 1학년 1반'에서 백치 캐릭터를 선보였다. 오바마가 어느 나라 대통령이냐 묻는 질문에 '태국'이라고 답하는 등 엉뚱한 매력을 선사했다. 덕분에 예능 섭외 1순위로 꼽히고 있다.
걸그룹 '시크릿' 선화 또한 KBS-2TV '청춘불패'에서 백치 캐릭터로 인기몰이 중이다. 특히 구구단 게임을 할 때면 어김없이 실수를 연발한다. 결국 선화는 '제 2의 김종민'으로 불리며 예능 강자로 우뚝섰다.
쥬얼리 김은정도 백치 캐릭터로 사랑받고 있다. 김은정은 SBS-TV '육감대결'에 출연해 똑부러지는 이미지와 달리 엉성한 면을 보였다. 혼자 6문제를 틀린 것. 덕분에 프로그램 분위기는 폭소로 이어졌다.

◆ 병풍 캐릭터 _ "예능감 없는 것도 전략"
병풍 캐릭터는 예능 속에서 이렇다할 활약없는 스타에게 붙여진다. 예능감이 없는 존재라는 것. 하지만 이 역시 캐릭터로 승화시키면 재미를 유발할 수 있다. 같은 프로그램의 다른 스타에 묻어가는 게 전략이다.
'티아라' 효민은 '청춘불패'에서 '써병'으로 통한다. '써병'은 써니 병풍의 준말이다. 방송 내내 말도 없이 서있는 효민의 독특한 모습은 그녀를 독보적인 병풍 캐릭터로 만들었고, 그 모습 자체에서 재미가 묻어났다.
김종민은 입대 전 어리바리 캐릭터로 인기를 모았다. 하지만 제대 후 다시 나선 '1박 2일'에선 이렇다할 특징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대신 강호동이나 은지원 등 예능감있는 스타에 붙어있는 모습이 '병풍'캐릭터로 인정받고 있다.
MBC-TV '무릎팍 도사' 올밴 우승민은 대표적인 '병풍' 캐릭터다. 우승민은 방송내내 한 두마디를 건네는게 전부다. 단지 자리를 지키는 것이 그의 임무. 하지만 툭툭 뱉는 말이 웃겨 핵심이 있는 '병풍'으로 인식되고 있다.

◆ 싼티 캐릭터 - "편안해서 더 웃기죠?"
싼티 캐릭터로 친숙한 이미지를 구축한 스타들도 있다. 가식없이 솔직한 것이 특징. 조금은 민망해 보이는 행동과 거침없는 말에서 적극성과 자신감이 엿보인다. 자신을 한없이 낮추기 때문에 웃음이 유발된다.
김나영은 데뷔 초부터 하이톤의 목소리와 저질발언으로 싼티 연예인으로 꼽혔다. 남자 스타에게 거침없이 대시하고, 망가지는 모습을 보여줬다. 하지만 노력하는 모습 덕에 '싼티' 캐릭터로 사랑받을 수 있었다.
정가은도 '싼티 캐릭터' 중 하나다. 송혜교를 닮았지만 하는 짓은 정반대. 이런 엉뚱한 매력이 그녀의 매력. 정가은 역시 최근 한 인터뷰에서 "싼티는 단점이 아닌 강점"으로 작용한다며 캐릭터에 자신감을 드러냈다.
붐은 싼티 캐릭터의 대표주자라고 할 수 있다. 리포터로 데뷔한 그는 싼티 댄스와 약간의 경솔한(?) 발언들로 화제를 모았다. 이런 이미지는 그를 싼티붐으로 불리게 했고, 예능의 감초 역할로 자리잡게 만들었다.

◆ 밉상 캐릭터 _ "얄미워서 톡톡튀네"
밉상 캐릭터의 활약도 두드러진다. 이들은 예능 속에서 다른 출연자들에게 막말을 하거나 피해를 주는 행동을 서슴치 않는다. 밉지만 어딘가 한구석이 모자라보여 동정심을 유발한다. 더불어 막나가는 행동이 웃음도 유발한다.
탤런트 김정민은 똑부러지는 말투와 거침없는 말로 밉상 캐릭터를 만들었다. 그녀는 케이블 TV '순위 정하는 여자'에 출연해 막내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언니들을 지적하는 대범함을 보인다. 독특한 모습이 인상적인 활약으로 이어졌다.
정준하 MBC-TV '무한도전'에서 밉상 캐릭터로 등장한다. 다른 출연자에게 짜증을 내기도 하고, 울먹거리기도 하며 캐릭터를 만들었다. 지난해 '식객 특집'에서는 무례하다는 비판도 받았지만, 그게 캐릭터도 여겨져 잘 극복했다.

◆ 소심 캐릭터 - "약한 모습, 귀엽네"
예능 속에서 소심한 캐릭터도 흔히 볼 수 있다. 스타들의 평소 모습이 가장 잘 반영된 캐릭터로 약한 모습에서 동정심이 묻어나온다. 평소 건장한 체격과 멋진 모습을 보였다면 '소심한 캐릭터'가 더 인상깊게 다가온다.
김승우는 자신이 진행하는 토크쇼 KBS-2TV '승승장구'에서 그동안 감춰졌던 소심한 캐릭터를 선보였다. "나는 A형의 소심한 남자"라고 외친 그는 작은 일에도 삐치며 귀여운 인상을 줬다. 덕분에 무난한 진행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았다.
윤상현은 드라마 속 멋진 이미지와는 180도 다른 소심남 캐릭터를 선보였다. SBS-TV '패밀리가 떳다2' 첫 회에서는 소심함 때문에 눈물까지 흘릴 정도다. 배우로서의 이미지와 예능 이미지가 달라 더욱 시청자들의 관심을 모았다.
윤형빈은 KBS-2TV '남자의 자격'에서 왕비호 이미지를 벗고 소심남 캐릭터를 얻었다. 강연특집에서는 자신의 강연시간에 학생들이 나가자 무릎을 꿇는 등 유독 소심한 모습. 대선배들 사이에서 살아남는 나름의 전략이었다.
<글= 오세희 인턴기자, 사진= 방송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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