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이현경기자] "데뷔 16년 만에 비로소 배우가 됐습니다."
최근에 열린 백상예술대상에서 TV부문 최우수여자연기상을 수상한 김남주의 수상 소감이다. 김남주는 MBC-TV '내조의 여왕'에서 푼수끼 있는 아줌마로 분해 연기력을 인정받고 '김남주의 재발견'이라는 극찬을 이끌어 냈다.
김남주 뿐 만이 아니다. 최근 연기 변신으로 재발견된 스타가 여럿이다. 이들이 호평을 받은 이유 하나. 제 몸에 잘 맞는 캐릭터를 선택했기 때문이다. 덕분에 연기력도 인정받고 인기도 모으는 등 1석 2조의 효과를 누렸다.
과감한 변신을 시도한 것도 성공 요인이었다. 도도한 이미지의 여자 스타는 캐릭터를 위해 망가지는 것도 서슴지 않아 호감을 샀다. 남자 스타 역시 기존의 이미지와는 180도 다른 스타일을 보여 호기심을 불러 일으켰다.
최근 이미지 변신으로 재발견된 연기자들을 살펴보고 그들의 성공 포인트를 짚어봤다.

◆ 女 ★ - '푼수 역할이 성공 키워드?'
최근 전환기를 맞이한 여배우의 공통점은 이미지 변신이다. 도도하고 새침한 이미지가 강했던 여스타가 천방지축 코믹 연기를 선보이는 식이다. 의외의 변신에 시청자의 관심은 2배가 됐고 기대 이상의 연기에 호평이 줄을 이었다.
황정음은 연기 변신으로 최고의 전성기를 맞이했다. '지붕뚫고 하이킥' 속 엉뚱발랄 캐릭터를 110% 이상 소화해낸 덕분이었다. 이전 제 나이보다 성숙하고 무거운 캐릭터를 맡았을 때와는 전혀 다른 결과였다.
이시영은 KBS-2TV '부자의 탄생'에서 천방지축 안하무인 캐릭터를 맡아 호평을 받고 있다. 극에 활력을 불어 일으킨다는 평이다. 전작인 SBS-TV '천만번 사랑해'에서 어두운 성격의 불륜녀로 등장해 연기력 논란을 겪은 것과는 정반대 반응이다.
최정원 역시 억척 연기를 선보여 주목을 받았다. '별을 따다줘'에서 사고뭉치 캐릭터로 변신한 그는 이전의 새침한 이미지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몸을 사리지 않는 연기와 코믹 표정을 완벽히 소화하기도 했다. '소문난 칠공주'의 미칠이를 뛰어넘었다는 평을 받았다.

◆ 男 ★ - '코믹 벗고 진지 입다'
남자 배우들은 다양한 연기 시도로 재조명받았다. 최근에는 10년 이상 코믹 배우로 이름을 쌓아온 배우가 진지남으로 거듭난 경우가 많았다. 인기를 얻은 것은 물론 배우로서 연기의 스펙트럼을 넓혔다는 호평을 받았다.
성동일는 '추노'가 낳은 최고의 스타다. 악역 천지호를 완벽히 소화한 성동일은 연기파 배우라는 호칭과 함께 높은 인기를 얻었다. '빨간 양말' 성동일의 웃음기를 싹 뺀 연기는 신선했고 연기력도 다시 인정받을 수 있었다.
공형진 역시 코믹을 벗고 진지를 입었다. '추노'에서 노비 역을 맡은 그는 캐릭터에 온전히 몰입한 모습을 보여 명품 배우라는 평가를 받았다. 또한 코믹 연기는 기본, 멜로, 복수, 액션 등에 능하다는 인정을 받아 연기 인생 2막을 살 수 있게 됐다.
김수로는 '공부의 신'에서 카리스마 연기를 선보여 호응을 얻었다. 지금껏 영화와 예능에서 코믹한 모습을 보였던 것과는 180도 달랐다. 데뷔 12년 만에 드라마에 첫 출연한 김수로는 연기 변신으로 브라운관에 안착할 수 있었다.

◆ 반전 이미지, 성공 이유는?
배우에게 캐릭터는 날개다. 어떤 캐릭터를 맡느냐에 따라 연기는 물론 이미지도 달라진다. 일반적으로 자신의 몸에 잘 맞는 캐릭터를 선택하는 경우 재발견된 경우가 많다. 보다 자연스러운 연기가 나와 숨겨졌던 매력을 발산하게 되는 것이다.
의외의 선택을 할 경우 그 효과는 2배가 된다. 커리어우먼의 대명사였던 김남주가 억척 아줌마로 변한 것이나 새침하고 여성스러웠던 황정음이 코믹한 엉뚱녀로 분한 것만 봐도 그렇다. 변신을 시도한 것 자체가 뜨거운 반응을 일으키는 요인이었다.
물론 이는 배우의 숨은 노력이 있기에 가능했다. 캐릭터를 온전히 표현해내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았던 것. 예를 들어 김수로는 카리스마 연기를 위해 다이어트를 감행했고 최정원은 발랄 캐릭터를 위해 긴 머리를 짧게 잘랐다. 덕분에 캐릭터는 살았고 그들은 배우로 거듭날 수 있었다.
<글=이현경기자, 사진=각 영화, 드라마 공식 스틸컷 및 캡처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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